[2021 공시대상기업집단]삼성, 이재용 집권 후 계열사 수 대폭 감소6년간 저성과 계열사 과감히 정리…뉴삼성 '선택과 집중' 방점
원충희 기자공개 2021-05-04 08:12:28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3일 09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은 2005년 공정거래위원회 선정 자산규모 1위 그룹에 오른 뒤 17년 연속 왕좌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계열사 수는 꾸준히 줄어들었다. 특히 고 이건희 회장이 와병에 들어선 2014년 이후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서 나서면서 계열사 감소가 급진전된 양상을 보였다.공정위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삼성그룹의 계열사 수는 59개로 전년과 변동이 없다. SK가 148개, LG가 70개, 롯데가 86개인데 비춰보면 국내 1위 재벌그룹임에도 계열사 수가 많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10년 전으로 시계바늘을 되돌려보면 얘기가 다르다. 그때만 해도 삼성 계열사는 70~80개를 웃돌았다.
고 이 회장이 경영 축을 잡고 있던 2011년 삼성의 계열사 수는 78개, 이듬해인 2012년에는 81개로 늘었다. 서해워터, 서해파워, 삼성엘이디, 메디슨헬스케어 등 10개 계열사가 합병, 청산, 매각 등으로 빠졌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디스플레이 등 13개 계열사가 신설 및 인수 등으로 신규 편입됐다.
2013년 들어 76개, 2014년에는 74개로 소폭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삼성-소니 합작사였던 에스엘시디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의 합병되는 등 14개 계열사가 그룹에서 빠졌다.

이 같은 감소세가 본격화 된 시기는 2015년부터다. 2014년 5월 이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던 시점이다. 공정위가 지정한 총수(동일인)는 여전히 고 이 회장이었지만 이 부회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74개였던 계열사는 67개로 급감했다.
제일모직이 삼성물산과, 삼성석유화학은 삼성종합화학과 합병하면서 제외됐다. 신라스테이와 삼우설계건축사사무소가 계열사로 편입된 것도 이때다. 2016년에도 큰 변화가 이어졌다. 삼성SDI 케미칼사업부문(S케미칼) 지분과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등을 롯데에 팔고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등을 한화에 넘겼다. 시내면세사업 허가를 얻으면서 설립된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이 그룹에 편입됐지만 계열사 수는 59개로 현저히 줄었다.
삼성 관계자는 "그 당시 이 부회장은 '그룹 내에서 잘 크지 못하는 계열사를 굳이 안고 있을 필요 없이 더 잘할 수 있는 곳에 주는 게 낫다'는 뜻을 밝히며 계열사 구조조정이 본격화 됐다"고 회상했다.
2017년에는 계열사 수가 62개로 소폭 늘었다. 삼성자산운용이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삼성헤지자산운용 3사로 분할되면서 수만 늘어났을 뿐이다. 삼성전자가 80억 달러(약 9조원)를 들여 해외전장업체 하만을 인수, 자회사로 편입했으나 공정위 분류에선 제외됐다. 공정위의 기업집단 통계는 국내 계열사에만 한하기 때문이다.
그 후로는 별다른 변동이 없다가 2020년 59개로 다시 줄었다. 생보부동산신탁 지분을 매각하고 내추럴나인 등 비주류 계열사의 청산으로 3개사가 빠졌다. 고 이 회장이 병석에 누운 지 6년여 동안 그룹사의 5분의 1가량이 합병, 매각, 청산 등으로 사라진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그룹 경영일선에 나선 이후 보여준 궤도는 '선택과 집중'으로 귀결된다"며 "성과가 크지 않거나 민원이 많은 부문은 과감하게 쳐내고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주력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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