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강한기업]시그넷이브이, SK㈜로 대주주 변경으로 제2도약 시발점될까현금 2100억 유입, 코스닥 이전상장 기회
김슬기 기자공개 2021-05-27 08:19:19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5일 11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깜짝 발표였다. 지난 4월 15일 SK㈜는 국내 전기자동차 충전기 업체인 시그넷이브이의 대주주가 된다고 밝혔다. SK㈜는 전기차 시장 확대에 발맞춰 충전기 시장을 미리 선점하겠다는 의지로 시그넷이브이를 인수했다. 특히 북미시장 점유율이 50%를 넘는다는 점은 큰 매력으로 작용했다.현재 시그넷이브이의 연간 매출 규모는 수백억원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탄탄한 기술력에 힘입어 두 번의 기회를 잡았다. 2016년말 기업분할 뒤 자금사정이 어려웠을 때 리오인베스트먼트의 투자로 전기자동차 충전 설비 및 공장 등을 확보했고 올해에는 SK㈜ 투자로 사업 확장 기회를 잡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시그넷이브이는 7월 SK㈜로 대주주 변경을 앞두고 있다. SK㈜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144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지주회사다. 종속회사는 총 399개다. SK그룹의 핵심사업은 크게 반도체 및 배터리, 바이오, 에너지, 디지털 등으로 나뉜다. SK는 시그넷이브이 인수를 통해 배터리 등의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시그넷이브이의 기존 최대주주는 '리오제일호사모투자합자회사'다. 이는 리오인베스트먼트가 2018년 12월 설립한 합자회사로 당시 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전환우선주 262만여주를 확보했다. 주당 1만1450원, 총 300억원을 투입했다.

시그넷이브이의 2017년 연간 매출은 317억원, 영업이익은 14억원, 당기순손실 규모는 12억원에 달했다. 부채비율도 412%를 기록하는 등 재무부담이 상당했다. 2016년 설립된 신생 PEF가 선택하기에 적합한 투자처는 아니었지만 향후 시장 성장성을 높게 평가,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시그넷이브이는 유증 자금으로 관계사인 시그넷시스템의 지분 49.99%를 130억원에 가져왔다. 이로써 2016년 인적분할시 발생했던 연대입보변제책임을 완전해소했다. 여기에 ㈜이에스티가 가지고 있던 산업용 충전기 부지 및 공장 등을 인수했다. 현재 시그넷이브이가 보유하고 있는 일산테크노타운 공장과 영광공장 모두 이때 인수한 것이다. 양수금액은 71억원이었다.
당시 리오인베스트먼트의 결단이 없었다면 지금의 시그넷이브이가 계속기업으로 존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그 때의 선택은 틀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주주 변경 2년4개월만에 다시 손바뀜이 일어나면서 리오인베스트먼트는 큰 수익을 냈다. 이번 거래는 SK㈜의 적극적인 러브콜이 없었다면 성사되지 않았을 딜이었다.
지난 4월 SK㈜는 기존 대주주가 보유한 지분 162만여주를 SK가 주당 5만원에 사들이고, 시그넷이브이가 새롭게 발행하는 전환우선주 592만주를 매입한다고 밝혔다. 신주는 주당 3만5850원에 발행된다. 이로써 SK㈜는 시그넷이브이의 지분 55.5%를 확보, 최대주주로 오른다. 총 2930억원을 베팅한 것이다. 납입일은 오는 7월 15일이다. 납입을 마치면 이제 시그넷이브이는 SK그룹에 최종적으로 편입된다.

리오인베스트먼트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337%, 625억원의 수익을 냈다. 남은 100만주의 지분가치도 오르고 있다. 지난 24일 종가는 6만2500원으로 리오인베스트가 보유한 지분가치는 625억원으로 집계됐다. SK㈜가 투입하는 자금 중 기존 대주주 몫인 810억원을 제외한 2122억원은 시그넷이브이의 내실을 다지는 데 쓸 예정이다. 500억원은 시설자금, 1622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쓸 계획이다.
유증 후 지분 100% 기준으로 보면 SK㈜가 본 기업가치는 5282억원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시그넷이브이의 시가총액은 1800억원(전환우선주 포함)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한 것이다. 다만 시그넷이브이는 임원들의 주식매수선택권 및 전환사채 주식전환 등으로 정확한 기업가치를 따지기 어렵다. 꾸준히 발행주식수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하지만 시그넷이브이가 가진 기술력과 향후 성장가능성을 감안하면 나쁘지않은 베팅이었다는 분석이다. 시그넷이브이는 350kW 초급속 충전기를 개발, 2018년 세계 최초로 미국에서 인증받은 바 있다. 또한 초급속 충전기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SK㈜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충전기 시장은 2021년 33억달러(약3조7000억원)에서 2030년 220억달러(약 24조7000억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의 성장성과 SK그룹 편입 등을 고려하면 시그넷이브이는 현재 상장된 코넥스가 아닌 이전상장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 이전 상장시 기존 주주인 PEF의 엑시트(Exit)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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