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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新포트폴리오 전략]'리딩뱅크 수성' KB금융, 비은행 키우기 '올인'⑤'은증카생손' 빅5 중심 순이익 확대 전략, M&A 통한 보강 구상

손현지 기자공개 2021-06-07 07:41:28

[편집자주]

금융지주들이 너도나도 'M&A'를 외치며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에 분주하다.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알짜 신사업 수익원 발굴에 용이한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특히 과거와 달리 본연의 금융업을 떠나 다양한 사업군을 겨냥 중이다. 빅테크에 대항할 수 있는 플랫폼 기업까지 눈여겨보는 추세다. 최근 들어 달라진 금융지주들의 포트폴리오 보강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3일 10: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의 포트폴리오 전략은 비은행 경쟁력 제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동안 양적 성장에 집중해오면서 자산 대비 순익 창출 능력이 저조하다는 평가가 이어지자 비은행 포트폴리오 효율화를 통해 이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쳐 '엔진'이 좋은 계열사 위주로 경쟁력 확보에 나설 생각이다.

그 일환으로 손해보험과 저축은행 등 덩치에 비해 순익 효율성이 낮은 편인 비은행 계열사들의 보강도 구상 중이다. 관련 업권의 중소형 M&A 매물이 나오기만 한다면 인수를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업계 빅4였던 KB손해보험의 실적이 급감해 이를 회복시키는 게 급선무로 거론되고 있다.

◇증권·은행 이외에 신한에 뒤쳐진 순이익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2014년 취임할 당시 KB금융의 실적은 처참했다. 은행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힘겨루기 갈등이 지속된 영향이 컸다. 외풍과 내홍에 휩싸이며 순이익이 1조4000억원대로 급감했다. 2011년 실적(2조4000억원)과 비교해보면 3년 새 1조원 가량 순익이 줄었다.

KB사태 해결사로 영입된 윤 회장은 실적 돌파구로 M&A 카드를 꺼내들었다. 비은행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내비쳤다. 저금리와 맞물려 은행의 예대마진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의 한계를 직시했던 것이다. LIG손보(현 KB손해보험)와 현대증권(현 KB증권), 푸르덴셜생명 등 빅딜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몸집을 불렸다.

M&A 효과는 탁월했다. 비은행 자산을 크게 끌어올린 덕분에 2017년 순이익 3조원을 돌파했다. 당시 KB-신한 두 그룹 간 순이익 격차는 4000억원이었다. 리딩금융그룹 타이틀을 압도적 수준의 차이로 쟁취한 셈이다. 은행과 비은행 비율을 '6:4'로 하겠다는 포트폴리오 계획안을 제시한 윤 회장의 신념이 마침내 빛을 낸 순간이었다.


다만 최근 들어 양상이 조금 달라졌다. KB금융은 올해도 리딩금융그룹 타이틀을 지켰지만 2위인 신한금융그룹과의 순이익 격차가 그리 크지 않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KB금융은 지난 1분기 총 1조2701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신한금융지주(1조1919억원)와의 순이익 격차는 782억원에 불과하다.

문제는 KB금융의 자산 규모 등 덩치가 상대적으로 훨씬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예나 지금이나 수익 효율성이 높다고 말하긴 어렵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현재 총자산(AUM 포함)은 KB금융이 974조8000억원으로 가장 많다. 신한금융이 851조9000억으로 뒤를 쫓고 있으며 하나금융 615조3000억원, 우리금융 547조698억원 순이다.

특히 계열사별로 뜯어보면 KB국민은행과 KB증권 외에는 업권별 리딩 지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올 1분기 순이익은 KB국민카드가 1415억원, 신한카드가 1681억원이다. 생명보험(KB생명보험+푸르덴셜생명) 순이익은 1106억원으로 신한생명 순이익 1805억원 보다 낮았다. 이 기간 KB캐피탈 순이익은 539억원으로 금융지주 계열 캐피탈사 중에서는 순이익 3위를 기록했다.

물론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총합만 놓고 봤을 때는 KB금융이 6200억원으로 신한금융5929억원에 비해 더 많았다. KB증권의 힘이 컸다. 은행과 비은행 균형도 KB(64.77%, 35.23%)와 신한(63.1%, 36.9%) 모두 6대 4 수준으로 비슷한 상황이라 결국 경쟁력 향상에 주력할 시기라는 평가다.


◇KB손보 최대 과제 그룹내 위상 되돌리기

KB금융은 이에 따라 현 보유 중인 비은행 계열사의 효율화를 통한 순이익을 늘리겠다는 게 올해 가장 기본적인 포트폴리오 전략이다. 푸르덴셜을 끌어안으며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비은행(증권, 손보, 생보, 카드) 전 계열사를 보유하게 됐다는 점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전략을 펼치겠다는 방침 하에 당장 해결과제로 보고 있는 계열사 KB손해보험의 수익성 확대다. 덩치는 그룹 내 3위이지만 순이익 기여도는 680억원에 그쳐 그룹 내 5위로 밀려났다.

과거에는 활약상이 대단했다. 손해보험업계 빅4로서 은행과 카드 다음으로 든든한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출범 반년 만에 1600억원 상당의 순이익을 냈고 그룹내 순이익 기준 2위 계열사였다. 이후 2018년 들어 KB국민카드에 밀렸고 2019년부터는 KB증권에도 따라잡혔다. 올해 1분기 순이익 기준으로는 작년 편입한 푸르덴셜생명 뒤를 잇는 5위가 됐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안은 M&A란 게 안팎의 진단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KB손보 외에 타 보험사들은 1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달성했다"며 "KB금융도 내부적으로 중소형 손해보험사를 인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B금융 관계자도 "포트폴리오 추가 계획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그룹 시너지 차원에서 적당한 매물이 나오면 언제든지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 약점 생보, 푸르덴셜 M&A로 살린 기회

과거만 해도 KB금융 포트폴리오의 최대 약점은 손보보다도 생보였다. KB생명보험은 덩치에 비해 손익 효율이 좋지 않았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규모는 10조원이 넘는데 232억원대 순손실을 냈다. 이 기간 그룹 내 순익 기여도 순위는 꼴찌다. 윤 회장이 서둘러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 배경이다.

푸르덴셜생명 인수 효과는 상당히 양호한 편이다. 푸르덴셜생명은 올 1분기 당기순이익 1121억원을 기록하며 비은행을 탄탄하게 떠받치는 축으로 부상했다. KB국민은행(6886억원), KB증권(2211억원), KB국민카드(1415억원)에 이어 네번째로 높은 실적이다.

KB금융은 푸르덴셜-KB생명 각자 체제를 유지한다는 방침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통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푸르덴셜생명은 대면 설계사 조직 비중이 크고, KB생명은 방카슈랑스·법인보험대리점(GA) 중심 채널로 운영되고 있어 사업 분야가 상이해 당장 합병 이슈는 크지 않다. 다만 양측 조직을 별도로 운영하는 탓에 발생할 수 있는 비용적 비효율성도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다.

아울러 올해는 확실한 강점을 지닌 빅 5계열사를 보다 강화하는 쪽으로 비은행 순익을 확실히 견인하는 포트폴리오 전략을 세워뒀다. 올 1분기 순이익은 KB국민은행과 KB증권, KB국민카드 3인방이 견인했다.

KB국민카드의 그룹 내 입지는 견고하다. 순이익 기여도는 2017년 3위에서 2018년 2위로 올라섰다. 작년 KB증권에게 2위 자리를 내어주긴 했으나 종합지급결제업, 마이데이터 사업에 힘입어 그룹 신사업 다각화의 중추 역할로 부상했다.

KB증권 위상 또한 급상승했다. 작년 투자자예수증권이 늘어난 영향으로 자산(AUM)도 그룹 내 2위로 껑충 뛰었다. 순이익 규모도 2211억원으로 그룹 전체의 17.4%나 차지한다. 앞서 2016년 통합 KB증권(현대증권, KB투자증권)으로 출범할 때도 합병시너지를 톡톡히 내며 그룹 내 4위를 기록했으며 작년에는 브로커리지수익에 힘입어 2위로 안착했다.

이외에 계열사로 보면 KB자산운용이 '알짜'로 주목된다. 덩치는 작은 편이지만 6~7위의 중위권 순이익을 창출한다. KB캐피탈과 KB부동산신탁은 큰 변동폭 없이 꾸준히 순익에 기여하고 있다. KB인베스트먼트는 2017년까지만 해도 적자를 기록했지만 2018년에는 KB데이타시스템 순익을 넘긴 상태다. KB금융은 올해 기회가 된다면 M&A 등을 통해 이들 계열사 포트폴리오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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