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모니터/삼성전자]노조허용·준법위 운영, 글로벌 S(사회)점수 상승②세계적인 ESG기관 LGIM, '반부패·결사자유' 호의적 평가
원충희 기자공개 2021-07-02 07:16:29
이 기사는 2021년 06월 30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는 최근 몇 년간 불거진 노동조합 와해공작과 이재용 부회장 구속 등을 계기로 무노조 경영을 폐기하고 준법감시위원회를 설립했다. 일각에서는 총수의 사법리스크 등을 의식한 보여주기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기관의 시선은 호의적이다.영국계 ESG 평가기관 LGIM(Legal & General Investment Management)은 지난 3월 말 삼성전자 ESG 점수를 업데이트 했다. LGIM은 연 2회씩 주요 글로벌 기업들의 ESG 점수를 평가한다. 이 회사는 운용자산(AUM) 규모로 세계 10위, 유럽에선 블랙록 다음으로 큰 기관투자가이며 자체 ESG 점수에 따라 투자종목을 선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환경(E) 항목은 100점 만점에 41점, 사회(S) 항목은 25점, 지배구조(G) 항목은 46점으로 평가됐다. 전년(46점, 18점, 43점) 대비 E 항목 점수는 낮아졌으나 S 항목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아직 환경과 지배구조에 비해 낮은 점수지만 비교기업군(피어그룹) 평균이 30점대라는 걸 감안하면 상당히 개선된 수준이다.
세부적으로는 뇌물 및 부패정책(Bribery and corruption policy)과 결사의 자유(Freedom of association policy) 부분의 점수가 높아졌다. 준법경영을 위한 회사의 시스템과 노조결성 및 단체교섭 정책의 질적 요소를 평가하는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여기서 글로벌 최소 기준을 웃돌고 있다.
이는 준법감시위원회 설립과 운영,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체계 정비, 무노조 정책 폐기 등이 점수에 반영된 덕분이다. 삼성은 7개 주요 계열사(전자·물산·SDI·전기·SDS·생명·화재)의 준법경영 강화를 위해 7명의 위원(외부 6명+내부 1명)으로 구성된 준법감시위원회를 지난해 2월 출범했다. 대외후원금과 내부거래를 사전 검토하고 사내 위법행위를 제보할 수 있는 내부고발 체계를 운영하는 게 주 업무다.
또 지난해 법무실 산하의 컴플라이언스팀을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으로 격상시키고 준법지원인의 독립성과 권한을 강화했다. 준법지원인에게 이사회 출석, 의견 진술권과 소집 요청권을 주고 모든 이사회 및 경영위원회에 참석토록 했다.
아울러 2020년 '글로벌 반부패 및 뇌물방지 정책'을 개정했다. 1000만원 이상 후원 건은 이사회 산하 감사위원회에 보고하고 10억원 이상은 이사회 승인을 받도록 했다. 더 나아가 심의대상을 해외법인으로 확대하고 준법감시위원회에도 심의결과를 통지해 점검받도록 제도적 장치를 보완했다.
무노조 정책 폐기는 결사의 자유와 연계가 있다. 삼성전자는 그간 "노조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식으로 무노조 경영을 추구했지만 최근 몇 년 전부터 기류가 바뀌었다. 계기는 2018년 불거진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공작이다.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옛 미래전략실을 비롯해 경영진 주도 하에 진행된 노조 결성 방해공작이 드러나면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전직 임원들은 물론 이상훈 전 이사회 의장까지 구속되는 등 재판에 넘겨진 혐의자만 32명에 달한다.
기업지배구조 한 전문가는 "일부에선 요식행위다, 보여주기다는 식의 비판이 나오긴 하나 LGIM은 삼성전자의 개선 노력을 긍정적으로 본 모양"이라며 "다만 삼성디스플레이 노조의 파업 여파가 삼성전자에 영향을 미칠지 등은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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