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코스닥 CB 프리즘]쎄미시스코 FI, 액면가 리픽싱 확보…이유있는 공격 베팅티지투자, '400억+800억' 투자 진행…주가 하락 시 최저한도 전환 가능

박창현 기자공개 2021-08-23 09:20:27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1일 13: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쎄미시스코가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자동차 인수 선봉장 역할을 맡게 되면서 자금 조달 움직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쎄미시스코는 연내에 2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투자 전문기업 '티지투자'가 전환사채(CB) 취득 방식으로 가장 많은 1200억원을 책임진다. '액면가 리픽싱'이라는 최고의 당근책을 제시하면서 투자자의 과감한 베팅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국내 전기버스 제조업체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를 인수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꾸리고 자금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상장 계열사 쎄미시스코에 종잣돈을 모은 후, 이를 밑천 삼아 재무적투자자(FI) 자금을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실제 쎄미시스코는 연말까지 유상증자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CB 발행 등을 통해 2000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같은 다채로운 거래 구조 중에 단연 눈에 띄는 것은 CB다. 발행 규모가 가장 크고 투자자에게 유리하게 거래 조건이 세팅됐기 때문이다. 주가 급등으로 투자 마지노선이 높아진 상황에서 원활한 투자 유치를 위해 제시할 수 있는 최상의 당근책을 내놨다는 평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연말까지 6차례에 걸쳐 CB를 발행해 1200억원을 모을 방침이다. 지난달에 주식회사 한앤김을 대상으로 1회차 CB를 발행했고, 다음달에 2회차 CB를 찍을 예정이다. 투자자는 모네타 에디슨글로벌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이다. 이어 올해 10월부터 12월까지 3~6회차 CB를 연달아 발행한다. 200억원씩 800억원 어치 물량을 티지투자 한 곳이 받아간다.

투자자 이름만 다를 뿐 모든 CB 거래를 티지투자가 주관하고 있다. 정관 한도와 기업 설립 일정 때문에 일부 조합형태로 투자를 했을 뿐 기획부터 투자자 모집까지 모두 티지투자의 작품이다.

다만 1·2회차와 3~6회차 CB는 거래 조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먼저 투자 매력도를 가늠하는 전환가액의 격차가 5배에 달한다. 지난 5월 발행이 결정된 1·2회차 전환가액은 7139원이다. 이로부터 두 달 뒤에 이사회 결의가 떨어진 3~6회차 전환가액은 무려 3만8056원에 달한다. 전기차 신사업 진출로 쎄미시스코 주가가 급등한 결과다.

쎄미시스코는 후발 CB의 가격 부담을 상쇄할 수 있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액면가 리픽싱' 조건이 바로 그것이다. 3~6회차 CB는 모두 최저 전환가액 한도를 액면가(500원)로 정했다.

액면가 리픽싱 조건은 CB 투자자에게 최고의 안전판이다. 주가가 내려가는 만큼 전환가액도 낮아지기 때문에 원금 손실 위험이 현저히 낮다. 거래 구조상 전환권 행사기간 중 주가가 액면가 밑으로 떨어지지만 않으면 손실을 피할 수 있다. 당장 현재 3만6000원 선에 형성돼 있는 쎄미시스코 주가가 70분의 1토막이 나더라도 손실 방어가 가능하다.

주가 하락으로 전환가액이 조정됐다가 반등에 성공하면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전환가액은 주가와 연동돼 떨어지기만 할 뿐 이후 주가가 다시 오른다고 해서 상향 조정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액면가로 전환가격이 조정된 이후 주가가 회복되면 더 큰 이익을 낼 수 있다.

이자율 역시 3~6회차(2%)가 1·2회차(1%)보다 더 높다. 여기에 조기상환청구권(Put Option)도 붙어있다. 사채권자는 발행일로부터 1년이 되는 날부터 채권 전액 또는 일부에 대해 만기 전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사용 가능한 모든 안전장치를 손에 쥐었다는 분석이다.

티지투자 관계자는 "정관상 발행 한도 때문에 CB 투자를 나눠서 진행했다"며 "선행 투자와 후행 투자 간 전환가액 차이가 컸는데 리픽싱 조건을 넣어 일정 부분 리스크를 상쇄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 보호를 위해 다양한 안전장치를 넣었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