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에 올인한 SK에코플랜트 에쿼티 스토리, 건설 '본업'은 [상장전략 다시 쓴 SK에코플랜트]④대형사 집중하는 주택 매출 30% 수준…사명 변경 후 도시정비 수주 '치열' 우려도
이정완 기자공개 2021-08-19 07:43:26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7일 13: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에코플랜트의 상장 전략은 친환경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폐기물·수처리·연료전지 같은 사업은 회사가 강점을 지닌 플랜트 사업 역량과도 관련이 있어 이런 전략에 더욱 힘이 실렸다.하지만 SK에코플랜트가 다른 대형 건설사처럼 주택 사업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창출하지 못하는 점은 상장시 가치평가 차원에서 아쉬운 요소다. SK에코플랜트가 상장 목표 시점으로 삼는 2023년에도 실적 절반은 여전히 건설업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23년까지 에비타(EBITDA) 8500억원 중 50%를 친환경 사업에서 벌어들인 후 기업가치 10조원을 목표로 상장에 나설 예정이다. 수처리·폐기물·연료전지 등의 사업에서 에비타의 절반을 벌지만 나머지 절반은 주력 사업이던 건설업에서 벌어야 하는 셈이다.
SK에코플랜트는 국토교통부 선정 시공능력평가 기준 10대 건설사에 속하지만 사업 구조는 여느 대형 건설사와 다르다. 국내 대형 건설사는 2010년대 초반 중동 플랜트 사업에서 적자를 기록하면서 이 사업을 축소한 뒤 주택에서 대부분의 이익을 창출한다. 2010년대 후반 들어 반등에 성공한 주택 분양 시장이 줄곧 호황세를 이어간 덕이다.
SK에코플랜트는 SK그룹 내에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 등 대규모 제조업 계열사를 보유한 덕에 플랜트 사업을 아직 핵심으로 삼고 있다. 1분기 회사 매출의 60%가 플랜트 사업에서 발생할 정도다. 통상 대형 건설사 매출의 60%가 주택 사업에서 나오는데 SK에코플랜트의 경우 건축주택 매출 비중은 1분기 26%였다.
사업 구조가 달라도 수익성이 양호하면 그만이지만 플랜트 사업 이익률은 주택 사업에 비해 높지 않다. 올해 1분기 플랜트 매출은 1조539억원, 매출총이익은 853억원으로 매출총이익률은 8%였다. 건축주택 매출총이익률은 이와 상반되게 15%에 달했다. 건축주택 매출은 4634억원으로 플랜트 매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매출총이익은 710억원으로 플랜트 사업과 유사했다.
지난 1분기 SK에코플랜트의 매출은 1조7641억원, 영업이익은 821억원이었으니 영업이익률은 5% 수준이었다. 주택 사업을 주축으로 하는 건설사가 10%에 육박하거나 이를 뛰어넘는 영업이익률을 보이는 것을 고려하면 SK에코플랜트는 주택 사업에서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마련하지 못한 모습이다.
SK에코플랜트가 지난 5월 SK건설에서 지금의 이름으로 사명까지 바꾼 탓에 주택 사업 핵심으로 떠오른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전보다 더욱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수도권 도시정비사업 수주는 대규모 택지 개발 시대가 저물고 있는 시대에서 주택 사업지 확보를 위한 중요한 수단이다.
1분기 말 기준 SK에코플랜트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잔고는 1조3000억원으로 주택 사업 실적 상승 의지가 있다면 수주 증가가 필요하다. 지난해 9개 건설사가 한 해에 도시정비사업 수주 1조원 이상을 기록할 정도였으니 SK에코플랜트 수주잔고는 이와 비교해 부족한 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재개발·재건축 수주는 건설사와 아파트 브랜드가 중요하게 고려되는데 사명에서 '건설'이 빠진 후 시공사를 선정하는 조합에서 SK에코플랜트의 주택 사업 경쟁력을 실제와 다르게 평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와 반대로 상장을 추진하며 업황이 양호한 주택 사업을 키운 건설사도 있다. SK에코플랜트보다 먼저 IPO(기업공개)에 나선 현대엔지니어링이다. 5월 주관사를 선정한 현대엔지니어링은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앞두고 있다.
회사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본래 플랜트 설계와 시공 등을 맡던 현대엔지니어링은 2014년 현대엠코와 합병 후 주택 분야를 키웠다. 1분기 매출의 41% 를 주택 사업에서 벌었다. 플랜트·인프라 매출 비중인 47%와 유사한 수준이다.
SK에코플랜트는 환경기업을 지향점으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 현대엔지니어링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같은 건설사 상장 사례라는 점에서 참고할 만 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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