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가 달라졌다]허태수 회장의 M&A,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①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이어 휴젤 인수...소프트웨어 쪽으로 인수 늘릴 듯
조은아 기자공개 2021-09-06 07:15:54
[편집자주]
GS그룹이 오랜 침묵을 깼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와 ‘휴젤’을 잇달아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두 인수전에서 눈여겨봐야 할 건 거래의 ‘규모’보다는 ‘방향’이다. 이번 승전보를 시작으로 GS그룹의 전반적 체질을 바꾸는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GS그룹은 얼마나,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6일 16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그룹이 오랜만에 인수전에서 축포를 쏘아올렸다. GS리테일이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를 인수한 데 이어 ㈜GS도 휴젤을 인수했다. GS그룹이 휴젤 인수전에 참가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에도 업계는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인수전에 발만 담갔다 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그러나 GS그룹이 달라졌다. 이런 변화가 허창수 전 GS그룹 회장과 허태수 현 GS그룹 회장, 두 명의 리더십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주목해야 할 건 두 인수전에 GS그룹이 투입한 금액의 ‘규모’가 아닌 인수한 기업의 ‘성질’이다. 과거 ‘하드웨어’ 중심의 투자가 이뤄졌다면 이제 ‘소프트웨어’ 쪽으로 투자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GS그룹의 변화, 리더십의 변화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지만 이번 휴젤 인수에 ㈜GS가 직접 투입하는 돈은 그리 많지 않다. ㈜GS는 베인캐피털이 보유한 휴젤 지분 46.9%를 인수하는 ‘CBC컨소시엄’에 참여해 1억5000만달러(약 1750억원)를 투자했다. 실질적으로 확보하는 지분율도 7% 수준에 그친다.
요기요의 경우 GS리테일이 재무적투자자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퍼미라와 공동으로 구성한 컨소시엄을 통해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지분 100%를 인수한다. GS리테일은 3000억원을 투자해 전략적투자자로서 지위를 얻었다.

두 거래를 더해 4750억원 수준으로 조 단위 거래와는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GS그룹이 그동안 워낙 인수합병에서 소극적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그룹 출범 직후부터 꾸준히 대형 인수전에 참여해왔지만 스스로 인수전에서 물러나거나 소극적 베팅으로 고배를 마셔왔다. 그룹 내부에서도 자신들의 주요 인수합병 사례를 꼽으면 7년도 더 된 2014년 초의 STX에너지를 꼽을 정도다.
이는 허창수 전 회장의 진중한 성향과 무관치 않다는게 재계의 시선이다. 이런 성향이 당연히 M&A 등 경영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이다. 재무에 밝은 허 전 회장은 적정가치 산정을 중시해 무리한 베팅을 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물론 성공한 인수합병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9년 ㈜쌍용(현 GS글로벌)을 1200억원에 인수했고, 2014년 STX에너지(현 GS E&R)를 5600억원에 인수했다. 다만 그룹 경영의 방향성을 바꿀 만한 상징적인 거래라고 보기에는 다소 아쉬운 규모라는게 업계 공감대다.
◇'하드웨어' 투자에서 '소프트웨어' 투자로
허태수 회장 이후 GS그룹의 변화는 단순히 인수전에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재계는 인수합병과 관련한 가장 큰 변화로 매물을 고르는 기준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GS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눈에 보이는 것들, 예를 들면 공장이나 설비를 인수하고 이게 당장 실적이나 그룹 규모에 보탬이 돼서 자산규모가 커지고 재계 순위가 오르는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보이지 않는 것들, 기술력이나 잠재력, 인력 그리고 인수한 뒤 얼마만큼 키워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실제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나 휴젤 모두 이런 사례로 볼 수 있다. 두 회사 모두 인프라를 갖춘 정통 중후장대 산업과는 한참 동떨어져 있다. 휴젤은 기술력에, 요기는 플랫폼에 경쟁력을 갖춘 곳이다.
과거 GS그룹이 인수전에 참가했거나 인수전 참여를 저울질했던 기업을 살펴보면 이런 변화가 더욱 뚜렷하게 보인다. 인천정유, 현대오일뱅크, 대우조선해양, 대한통운, 하이마트, KT렌탈, 아시아나항공, 웅진코웨이,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 등이다.
대부분이 대규모 인프라를 갖춘 기업으로 내로라하는 그룹들이 운영하는 곳들이다. 이번 휴젤 인수전에 GS그룹이 참여했다는 사실에 업계가 의외라는 반응을 보인 것도 그동안 관심을 보였던 기업들과 워낙 결이 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점 역시 허태수 회장의 성향과 맞닿아 있다. 허태수 회장은 과거 GS홈쇼핑 대표 시절부터 벤처투자에 힘써왔다. 허 회장 시절 GS홈쇼핑의 펀드 투자금액은 3300억 원 규모, 투자한 회사는 580여 곳에 이른다. 전자상거래는 물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검색, 마케팅, SNS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방면에 걸쳐 스타트업을 발굴했다.
이런 기조는 회장 취임 이후에도 이어졌다. GS칼텍스는 모회사 GS에너지와 함께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에 300억원을 투자했다. GS리테일도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외에도 반려동물 플랫폼 ‘펫프렌즈’를 인수했다.
GS그룹은 지난해 5월과 7월 미국 실리콘밸리를 기반으로 하는 투자회사 GS비욘드와 GS퓨처스도 각각 설립했다. 유망 기업을 발굴해 기술 도입을 우선 검토하고 가능하다면 인수합병(M&A)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두 곳 모두 벤처기업 및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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