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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사의 부품사' LG이노텍, '원스톱' 체제로 승부수 [LG 테크3사 밸류 점검]④반도체쇼티지로 수주 감소세, 신규 고객확보 주력…차량용 카메라모듈 광학솔루션 이관

손현지 기자공개 2022-02-22 14:14:31

[편집자주]

최근 유가증권시장에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LG그룹의 전자계열사 3사가 주목받고 있다. 자율주행, OLED, 메타버스 등 미래 신성장동력 확장 수혜주로 엮이며 주가 상승폭을 키웠다. 더벨은 LG '전자 3인방'의 밸류 판단에 크게 영향을 미쳤던 각사 미래신사업 추진 성과와 향후 방향성, 그룹 내 입지 변화 등을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7일 10: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은 한 지붕아래 전장부품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가 여럿 존재한다. LG전자, LG마그나, LG이노텍 등 '전장 3인방'은 높은 기대와 달리 협업할 수 있는 부분은 그리 많지 않다. 사업포지션, 타깃 고객층 등 전부 제각각이라 각사마다 '3사 3색'의 생존 전략을 마련하는데 집중해왔을 뿐이다.

그 중에서도 LG이노텍 행보가 눈길을 끈다. '원스탑 쇼핑' 서비스란 독특한 솔루션을 앞세워 차량 부품업계 고객몰이에 나서는 중이다. 신규 수주 확대가 정체되는 추세와 맞물려있다. LG이노텍은 LG전자와 달리 완성차 업체와 다이렉트로 거래하지 않는다. 밸류체인 하단에 있기 때문에 반도체 수급 불안정으로 인한 완성차 수요감소 타격이 센 편이다.

◇30년 업력 노하우, 그룹 '전장 네트워크' 형성 기여

LG이노텍의 주가는 작년 한해 가파르게 상승해 지난달 14일 39만8500원으로 최고점을 경신했다. 주가 모멘텀엔 전장부품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어느정도 반영돼있다. LG이노텍은 LG전자를 주축으로 한 'LG모터스' 이미지에 힘입어 전장 테마주로 묶인지 오래다.

LG전자, LG이노텍 양사 모두 전장부품 조직을 거느리고 있지만 사업적 측면에서 각각 어떠한 차별점과 연관성을 지니는지에 대해선 부각이 덜 됐다.

차이점은 명확하다. LG이노텍은 한마디로 차량 '부품사들의 부품사'다. LG전자와 LG마그나가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1차 협력사(Tier-1)라고 한다면, LG이노텍은 1차 협력사에 전장부품을 공급하는 2차 협력사(Tier-2)에 해당한다.


LG이노텍의 30년 전장부품 노하우는 LG그룹 전장 로드맵의 토대가 돼왔다. LG이노텍의 전신인 금성알프스전자를 거쳐 2009년 LG마이크론(LG전자 PCB사업인수)와 합병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 까지 30년 넘게 BLDC 모터와 정밀구동 메커니즘에 대한 고출력·소형화 설계역량을 다져왔다. 자율주행차 트렌드에 맞춰 꾸준히 신제품도 출시 중이다.

생산라인도 국내외로 포진돼 있다. 모터/센서의 경우 평택, 광주, 중국 연태, 멕시코, 폴란드 등에 사업소가 소재하며, 광주 사업소에서는 차량통신 부품을 생산한다. 안정적인 물량공급으로 글로벌 10대 티어1(Tier-1) 중 8곳에 전장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진입장벽이 높은 전장부품 업계에서 1, 2차 협력사 등 두루 입지를 다졌다는 점은 분명 강점이다. 전장부품업계는 원천기술 보유 업체가 시장지배력을 확대한다. 막대한 설비투자비용이 드는 산업인 만큼 최근 부품업체간의 제휴와 합병이 증가하는 이유다.

◇반도체 쇼티지, '밸류체인 하단' 2차 협력사 치명타

LG그룹 전체로 놓고보면 전장부품계의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1차, 2차 협력사 각각 고객군이 겹치지 않는다. 각사마다 쌓아놓은 고객 네트워크를 합치기만 해도 시너지가 상당하다. 차량부품 상하단 밸류체인을 고루 확보했기에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장에 뛰어들려는 애플 등 빅테크들에게 매력적인 공급사로 비춰질 수 밖에 없다.

예컨대 LG이노텍은 인포테인먼트 부품(텔래메틱스)을 만들고 있는 LG전자 VS사업본부에 차량용 통신모듈을 납품한다. 텔레매틱스는 무선이나 음성 데이터통신과 GPS를 기반으로 각종 컨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게 하는 단말기 장치로 '통신모듈'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이외에도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중앙정보디스플레이(CID)의 '통신 센서'를 납품한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전환 과도기에 있는 현대·기아차에도 모터센서 부품을 제공한다.

다만 2차 협력사의 경우 사업 수주의 불안요소를 더 크게 안고 있다. 특히나 최근의 반도체쇼티지 시기에선 완성차의 재고감축으로 수요 감소 체감폭이 더 크다. 신규수주를 비롯해 수주 잔고도 2018년을 기점으로 위축된 상태다.

LG이노텍은 '원스탑 쇼핑' 서비스란 독특한 솔루션을 구축했다. 주요제품인 차량용 모터센서, 통신모듈, EV파워, LED 등 다양한 부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고객사 입장에선 생산과 발주계획을 세우기 쉽고 일관성있는 품질을 확보하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전장부품업계는 공급망이 정예화돼 있다. 제품 수명주기가 길기 때문에 장기계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부품사들은 안정성을 담보할 신뢰성 보증 프로세스 보완 노력이 필요하다. LG이노텍은 국제표준단체인 '오토사'로부터 품질관리 역량을 인정받아 스트래티직 파트너 자격을 획득했다. 이를 취득한 부품사는 전세계에서 LG이노텍와 일본 덴소 뿐이다.

◇차량용 LED사업 안고, 카메라모듈 사업 이관…효율적 재편

LG이노텍 전장부품사업부는 효율성을 위해 업무분장을 새로했다. 기존 차량용 카메라모듈 사업을 올해부터 광학솔루션(스마트폰 카메라모듈)쪽으로 모두 이관시켜 효율성을 극대화시켰다. 앞서 사업을 접은 LED사업부의 역량을 그대로 흡수해 차량용 LED조명 모듈사업은 지속 중이다. LG전자가 인수한 ZKW(조명장치)과 일부 협업을 도모 중이다.

LG이노텍은 고효율, 고신뢰성 제품을 바탕으로 전기차,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전장부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5G 이동통신과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새로운 서비스와 패러다임 변화를 새로운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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