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업 리포트]카카오엔터, IPO 전략 차질…'단기차입' 어쩌나③CP 잔량만 6600억…픽코마는 일본 상장 '준비 중'
김슬기 기자공개 2022-02-17 13:30:31
[편집자주]
최근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에서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이 흥행 연타석을 치면서 국내 콘텐츠 업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웹툰·웹소설 등의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제작까지 영역을 넓히는 곳이 늘고 있다. 여러 제작사를 보유, 다작의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곳도 있다. 주목받는 국내 콘텐츠 업체의 사업구조와 강점, 향후 사업전략 등을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5일 13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 공동체는 꾸준한 신사업 발굴과 분사, 외부 투자유치, 사업 성장, 기업공개(IPO) 등의 수순을 밟아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역시 다르지 않다. 오히려 카카오엔터는 IPO를 위해 여러 계열사를 합치면서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사로 성장했다. 또 성장을 위한 방법으로 인수합병(M&A)를 택했다. 카카오엔터 산하의 계열사가 50여개가 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성장에는 필연적으로 자금이 필요하다. 지난해 카카오엔터는 글로벌 지식재산권(IP) 확보를 위해 북미 웹툰 플랫폼인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인 래디쉬 등을 인수하면서 막대한 돈을 썼다. 여기에 다수의 기획사와 영상 제작 등과 관련된 기업들도 인수했다. 지난해 카카오엔터는 해당 자금을 만기 1년 이내의 기업어음(CP) 등으로 조달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올 하반기 IPO로 자금이 유입되면 차입을 모두 해소할 수 있는 구조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카카오엔터가 공동체 내에서도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외부 투자 유치가 아니더라도 자체 현금창출력을 통해 이자비용 등을 감당하고 CP 연장 등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 IP 확보에 사활 건 카카오엔터, M&A에만 '9000억+α' 썼다
카카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카카오엔터는 총 9200억원을 M&A에 썼다. 타파스와 래디쉬 인수에만 각각 4730억원, 3789억원을 썼다. 이 중 주식이 아닌 현금으로 지급한 부분은 각각 2987억원, 3049억원이다. 두 기업을 인수하는데만 총 6036억원의 현금을 썼다.
또 동영상 저작권 스트리밍 업체인 아이앤아이소프트(260억원), 유튜브 예능제작사 쓰리와이코퍼레이션(180억원), 기획사 안테나(139억원), 스튜디오 하바나(30억원), 예원북스(30억원), 클로브클럽(20억원), 크래들스튜디오(15억원), 키위미디어(7억원) 등도 인수하며 총 680억원을 썼다.

지난해 4분기 이후에도 활발한 M&A가 이뤄졌다. 북미 웹소설 플랫폼인 우시아월드(450억원)과 광고 콘텐츠 기업인 돌고래유괴단, 스튜디오좋 등을 인수했다. 추가 인수한 기업들의 인수가액 등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난해 M&A에만 1조원 가량, 현금으로는 7000억원 이상을 썼을 것으로 보인다.
자금 상황이 넉넉하진 않다.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3월 카카오M 합병으로 1600억원의 현금이 늘어났고, 9월 멜론 합병으로 600억원대의 현금성자산이 들어왔다. 결과적으로 22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지만 차입금(2020년 카카오페이지 992억원+카카오M 282억원)을 감안하면 순현금 수준은 1100억원대였다.
카카오엔터는 모자라는 자금을 CP를 통해 충당했다. 15일 기준으로 카카오엔터의 CP 잔량은 총 6600억원이다. 타파스와 래디쉬 인수를 결정하면서 시장성 조달을 시작했다. 지난해 7월 두 차례에 걸쳐 만기 1년짜리 CP를 각각 2300억원, 1500억원 규모로 발행했고, 만기 3개월 CP로도 자금을 조달했다. 올해 1월 만기도래했던 CP 2800억원을 상환하지 않고 롤오버(차환)했다.

카카오엔터는 올 하반기 상장을 염두에 두고 외부 투자 유치보다는 단기 차입금 조달 구조를 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공동체 내에서 상장한 카카오뱅크나 카카오페이는 상장을 통해 2조1788억원, 1조5300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끌어왔다. 기업가치는 각각 18조5000억원, 18조원대로 책정한 결과였다. 현재 카카오엔터 기업가치는 10조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 카카오엔터·픽코마, 시장 따라 갈린 IPO 일정
카카오엔터의 IPO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지 시절인 2019년에도 상장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상장을 준비했지만 다른 계열사에 밀렸다. 지난해 카카오페이지, 카카오M, 멜론 사업부 등을 합치는 등 IPO를 위한 사전 준비를 마쳤지만 올해 상장 일정도 불투명하다.
배재현 카카오 수석부사장은 지난 4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공동체 상장과 관련,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 증권거래소 상장 준비를 시작한 픽코마를 제외한 나머지 공동체들은 구체적인 IPO 타임라인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올해 상장이 거론됐던 곳은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 카카오픽코마(옛 카카오재팬) 등이었다. 픽코마는 일본을 거점으로 둔 스토리 플랫폼이다.

카카오엔터의 현금 창출력은 여타 공동체에 비해 여유가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2021년까지 적자였고 올해 흑자 전환 가시권에 들어왔다. 하지만 카카오엔터는 2021년 흑자가 확실시된다. 또 합산 매출 1조5000억원에 육박한다. 국내 음원 유통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멜론을 흡수했기 때문에 매월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시장에서는 카카오엔터가 연간 1000억원대의 현금을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오는 7월 돌아오는 CP를 상환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금리인상 추이에 따라 조달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 7월만해도 1%대였던 CP 금리는 현재 2%대까지 올라왔다. 자금이 빠듯하기 때문에 올해는 지난해와 같이 공격적인 M&A도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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