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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빈그룹 대규모 적자, SK·한화 투자 '경고등' 전자·스마트폰 철수, 현금 흐름 악화에 우려 확산

조세훈 기자공개 2022-02-22 08:36:44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1일 11: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인 빈그룹(Vingroup)이 창사이래 첫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근심이 늘어나고 있다. 베트남 시장의 높은 성장성을 믿고 SK그룹이 3년 전 재무적투자자(FI)와 함께 빈그룹에 투자하면서 3대 주주로 올라섰다. 그에 앞서 한화자산운용도 대규모를 투자를 단행했다. 그러나 빈그룹은 신사업 실패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실적이 악화됐다. 자칫 베트남 투자가 부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빈그룹은 지난해 약 4000억원(7.5조 동)의 적자를 기록했다. 2001년 설립된 이래 첫 적자다. 우크라이나의 식품 사업을 기반으로 2001년 베트남에 설립된 빈그룹은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기업이다. 부동산·유통·호텔레저·의료·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1위를 선점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동차와 스마트폰 제조업으로 확장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베트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자 빈그룹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한화자산운용은 2018년 빈그룹에 4억 달러를 전환우선주(CPS)로 투자했다. 발행가격은 주당 11만976동이다. 이듬해에는 SK그룹이 1조2000억원 규모의 빈그룹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3대 주주로 올라섰다. 발행 가격은 주당 10만동이다.

SK는 투자 규모를 고려해 FI와 공동 투자를 했다. IMM인베스트먼트와 이큐파트너스(현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가 공동운용사(GP)로 3000억원을 조성했으며 SK증권PE-스톤브릿지캐피탈, 국민연금공단 등도 FI로 참여했다.

그러나 빈그룹은 대규모 투자 유치 이후 실적 악화에 직면했다. 신규 사업이 연달아 실패한 탓이다. 유통·부동산이 주력인 빈그룹은 2017년 자동차 제조업체 빈패스트를 시작으로 스마트폰 제조업체 빈스마트 등을 설립하며 신성장 산업에 뛰어들었다. 야심차게 신규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전자와 스마트폰 분야는 부진을 면치 못하다가 결국 철수를 결정했다.

자동차 부문도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 판매 부진으로 자동차 부문에서만 10억50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자동차 산업을 위해 연 25만대를 생산하는 최신 생산설비를 구축했지만 판매는 3만대에 그쳤다. 빈그룹은 최근 가솔린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고 100% 전기차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빈에너지솔루션을 설립하고 독자적으로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건설 중이다. 미국 시장에 진출 계획도 가지고 있어 한동안 막대한 투자가 불가피하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생산설비 투자로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실적 악화로 빈그룹의 주당 가격은 8만2200동으로 한화, SK가 투자할 당시보다 20% 넘게 하락했다. 대규모 적자로 현금 흐름이 악화된데다 재무 여력도 취약해 전기차 사업 성과에 따라 리스크 요인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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