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후폭풍]'90일 유예'에 기업들 일단 안도, 정부 협상 성과에 쏠린 눈트럼프, 조선업 재건 행정명령 서명…국내 조선사 협력 주목
정명섭 기자공개 2025-04-11 17:02:32
[편집자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상호관세가 국내 산업계를 강타했다. 한국의 자동차와 철강, 배터리, 반도체 등 전략산업들이 줄줄이 사면초가 위기에 몰렸다. 국내 주요 수출품의 미국 내 가격 경쟁력이 저하되면서 실적 전망도 어두워졌다. 이번 상호관세 확정은 글로벌 무역질서를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국들은 보복조치로 무역장벽을 더 높일 것으로 보인다. 더벨은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의 상호관세 영향을 짚어보고 대응전략 등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0일 13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밝히면서 국내 주요 수출기업들은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 산업계는 관세 유예기간에 정부가 대미 관세 협상에서 성과를 내주길 기대하고 있다.◇미국에 보복관세 매긴 중국만 관세 적용...나머지 국가 90일 유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본인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중국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4%에서 125%로 올리고 한국을 포함한 70여개 국가에는 상호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 보복관세로 대응한 중국에만 관세를 즉시 적용하겠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미국의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는 90일간 10%만 적용된다. 다만 철강과 자동차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 25%는 유지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를 시작한 지 13시간여 만에 이를 유예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산업계는 일단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북미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관세 대응을 위해 사업전략을 수정해왔다. 삼성전자는 국가별 관세와 인건비, 물류비 등을 검토해 가전, 스마트폰 생산지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5% 관세를 적용받는 현대차그룹은 미국 공장 가동률 확대를 포함한 글로벌 공장별 생산모델 재조정, 비용 절감 방안 등을 논의 중이다. LG전자 또한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는 냉장고, 오븐 등을 미국 테네시 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 생산기지가 없는 제조사들은 마땅한 대응책이 없는 상황이었다. 중국, 베트남에 생산해 미국 등으로 수출하는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일례로 석유화학 기업의 경우 대미 투자 결정을 하더라도 설비의 상업가동까지 최소 3~4년이 걸려 당장 생산시설을 이전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국내 배터리 기업도 상호관세에 따른 수익성 저하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주요 기업들은 미국에 여러 생산공장을 두고 있어 현지에서 배터리를 생산할 경우 관세가 '제로(0)'다. 그러나 핵심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 분리막 등을 대부분 한국에서 들여와야 해 원가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iM증권 분석에 따르면 이 3개 품목은 미국 내 공급망이 구축되지 않아 미국의 25% 상호관세가 부과될 경우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생산원가는 15%가량 오른다. 배터리 가격 상승분을 완성차 업체에 전가하지 못하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완성차와의 합의로 배터리 가격 상승을 전기차 가격에 반영해도 문제다. 전기차 가격 상승이 수요 둔화를 불러올 수 있어서다.
◇정부, 미국과 관세 협상중...조선업 협력 성과 기대감
산업계는 상호관세 90일 유예기간에 정부가 대미 관세 협상에서 성과를 내 업계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관세를 낮추기 위해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조선업 분야 협력,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 논의, 미국산 LNG 수입 확대 등을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진전된 내용은 없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8일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을 미국에 급파해 미 상무부, 무역대표부(USTR) 주요 인사와 통상 현안에 대해 협의했다.
현시점에서 조선업 분야에서 가장 먼저 협력 성과가 나올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는 전날 첫 통화에서 한미 간 협력 분야로 조선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를 부과 유예를 결정한 날 미국 조선업 재건을 도모하고 중국 해양패권을 저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조선 분야에 많은 돈을 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행정명령에는 미국의 선박 건조 지원, 미 해군의 군사활동을 지원하는 상선 보유, 중국 조선·해양 부문에 대한 불공정 표적화 조사 조치 등의 내용이 담겼다.
조선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은 미국 조선업 재건 파트너로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미국은 함정 보수·수리·정비(MRO) 사업 부문에서 한국 조선사들과 협력을 추진해왔다. HD현대중공업은 작년 7월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국내 최초로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해 향후 5년간 미국 해상 수송사령부 소속의 지원함과 미 해군 전투함에 대한 MRO 사업 입찰 참여 자격을 확보했다.
한화오션은 작년 하반기에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미국 해군과 MRO 계약을 체결했고 현재 거제사업장에서 미국 군수지원함에 대한 창정비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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