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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테크3사 밸류 점검]'제2의 LCD사태' 막아라…기술유출 해법 어떻게 푸나⑧OLED 지식재산권 지속 개발, 베트남 등 생산기지 분산…추가 대규모 투자 불가피

손현지 기자공개 2022-03-03 07:29:01

[편집자주]

최근 유가증권시장에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LG그룹의 전자계열사 3사가 주목받고 있다. 자율주행, OLED, 메타버스 등 미래 신성장동력 확장 수혜주로 엮이며 주가 상승폭을 키웠다. 더벨은 LG '전자 3인방'의 밸류 판단에 크게 영향을 미쳤던 각사 미래신사업 추진 성과와 향후 방향성, 그룹 내 입지 변화 등을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5일 13: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디스플레이의 밸류는 세계 1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경쟁력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격차 OLED 기술을 얼마나 잘 지키느냐에 명운이 달려 있다. LG디스플레이가 기술보안에 얼마나 신경을 쓰는지, 생산능력 격차를 벌리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과거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한 축이었던 '액정표시장치(LCD) 사태'의 충격이 컸다. 중국업체들이 국내 디스플레이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추격을 넘어 '장악'하리란 건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었던 만큼, OLED도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크다.

◇설마 OLED도?…中 잦아지는 인력유출 시도

불과 3개월 전에도 LG디스플레이의 핵심 기술인 대형 OLED 패널기술이 중국에 유출될 뻔 한 사건이 있었다. LG디스플레이 직원이 회사 내부망에 접속해 공정설계도나 기밀자료를 무더기로 열람해 중국업체에 넘기려다가 적발됐던 것이다.

OLED는 LCD에 비해 난이도가 높고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한 기술이다. 옥사이드 하판, 증착, 인캡, 회로 등 선진기술을 복합적으로 활용한다. 똑같은 장비나 재료를 사용해 따라하더라도 LG디스플레이가 수년간 축적한 노하우는 따라가기 어렵다는게 업계 정설이었다. 중국업체들이 중국 정부 자본력을 등에 업더라도 한동안 상당한 기술격차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됐던 이유다.

하지만 위의 사건은 OLED기술 또한 후발주자의 추격 위험에 노출돼 있긴 마찬가지라는 점을 시사한다. 제조업은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초격차 기술도 언젠가는 따라잡히기 마련이다. 디스플레이업계 한 관계자는 "기술자들은 돌고 돈다"며 "아무리 보안을 철저히 해도 언젠가는 중국이 쫓아올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광저우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8.5세대 OLED 패널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8.5세대 OLED 패널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국내 디스플레이업체들은 1990년대부터 LCD 시장을 주름잡았지만, 2010년부턴 중국 업체들에게 추월당했다.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사들은 현대전자 등 LCD를 생산하던 국내 제조사의 인력을 대거 흡수하며 기술을 추격한게 컸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LCD 대신 OLED기술 개발로 새로운 기회를 도모해온 이유다.

그로부터 10년 뒤, 데자뷔처럼 중국업체들의 OLED 핵심 인력 빼가기 행보는 심화되고 있다.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개인에게 접촉하는 수준을 넘어 공개채용을 일삼기도 한다. OLED패널 분야에서 10년 이상 연구개발 경험을 쌓은 경력자를 대상으로 억대연봉을 제시하는 추세다. 중국의 대표 디스플레이업체인 BOE엔 삼성과 LG, SK하이닉스 출신 한국 직원만 1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 사용되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선 벌써 3~4년 전부터 인력유출 등 움직임이 시작됐다. 전세계적으로 폴더블폰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플렉시블 기술을 포함한 OLED 공정 기술 모방은 상당 수준 진행됐다.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중국업체들의 점유율은 2018년 3% 수준에서 작년 9월 말 16%로 대폭 확대됐다.

◇공장 다각화, 베트남 등 생산기지 다변화 필요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경계령 강화를 위한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비상장사로 크게 부각되고 있진 않지만 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OLED 실적에 따라 움직인다. 예컨대 LG디스플레이 주가는 2018년 적자전환과 함께 10년만에 2만원 선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톱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을까. 내부 한 관계자는 "해외 현지 공장에서도 기술보안을 위해 핵심공정 기술은 본사 직원이 관리하고 있다"며 "철저한 보안 방침을 통해 기술이 유출된 사례도 없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16년부터 중국 광저우에 이어 베트남 하이퐁을 새로운 생산기지로 점찍었다. 기술유지를 위해 OLED 생산기지를 중국 한 지역으로 집중시키지 않기 위함이다. 과거 중국에서 집중적으로 액정표시장치(LCD)를 양산한 탓에 기술력을 추격당했던 점을 반면교사 삼았다.

하지만 한동안 중국위주의 투자를 감행할 수 밖에 없었다. 하이퐁 사업장이 수익창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적자가 지속된 탓이다. 향후 총 14억달러(1조6400억원)를 투자해 OLED 설비를 증설할 계획을 갖고 있지만 구체적인 시기는 밝히지 않은 상태다.

디스플레이 산업 특성상 대규모 투자 사이클이 존재한다. OLED 수요가 증가하면서 LG디스플레이도 수율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한데,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이 시기는 대략 1~2년 후쯤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 베트남 뿐 아니라 더 다양한 지역으로 생산기지를 분산해나갈 필요가 있다. 현재로선 OLED 생산기지는 국내 '파주공장'과 중국 '광저우공장'에 집중돼 있다. BOE와 CSOT등 중화권 디스플레이업체들 역시 최근 대형 OLED 양산을 확대하기 위해 수조원의 투자금을 쏟아부으며 추격세를 높이고 있다.

인력유출 방지책 고도화도 절실하다. 대규모투자, 중국 등 서플라인 체인에 끼어드는 것 만큼 중요한 게 핵심기술 유지다. 지난 2017년 LG디스플레이가 처음 해외인 중국 광저우에 8세대 OLED 생산기지를 확대하려 했을 때 정부가 현지 보안 강화 등을 주문했던 이유다. 당시 LG디스플레이는 "국내 장비·재료 업체가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사업기회를 만들어 서로 윈-윈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투자와 연구개발 병행으로 지적재산권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LG디스플레이는 AR에 특화된 OLED 패널을 비롯해 투명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베트남 하이퐁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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