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모터스' 이름값 덕 본 전자·이노텍 [LG 테크3사 밸류 점검]③구동장치 등 핵심부품 인프라 완비 매력 부각…반도체쇼티지 리스크에도 주가 급등
손현지 기자공개 2022-02-22 07:16:23
[편집자주]
최근 유가증권시장에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LG그룹의 전자계열사 3사가 주목받고 있다. 자율주행, OLED, 메타버스 등 미래 신성장동력 확장 수혜주로 엮이며 주가 상승폭을 키웠다. 더벨은 LG '전자 3인방'의 밸류 판단에 크게 영향을 미쳤던 각사 미래신사업 추진 성과와 향후 방향성, 그룹 내 입지 변화 등을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6일 13: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이 최근 'LG모터스'라는 별칭을 갖게 됐다. 그 중심엔 LG전자(LG마그나, VS본부)와 LG이노텍 두 회사가 서 있다. 이들은 인포테인먼트(LG전자), 구동장치(LG마그나), 모터센서·통신·카메라모듈(LG이노텍) 등 전기차·자율주행차에 탑재되는 주요 부품들의 자체 생산역량을 두루 갖추고 있다. 굳이 완성차를 만들고 있지 않더라도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러브콜이 쇄도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다만 수익성 개선은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 반도체 수급 리스크로 완성차 업체마다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어 이에 따른 비용적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전장주로 묶인 LG전자·이노텍, 4년새 주가 27%·151% ↑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18년 취임 후 미래먹거리 키워드로 자동차 전장(전기장비부품)사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을 콕 찝었다. 그중에서도 미래 전기차 전장사업에 대한 개발, 공급역량을 선구적으로 키워왔다.
IHS마켓 조사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은 작년 약 1000만대 규모에서 2026년 5000만대 수준으로 5배 증가할 전망이다. 애플 등 빅테크 기업들까지도 전기차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력이 2~3년으로 짧은 빅테크들이 테슬라 등과 경쟁구도를 고려했을 때 LG와 같은 전기차 파트너가 필요하다는게 구 회장의 선구안이다.
구 회장 전장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추가 되는 회사는 LG전자다. 2018년 취임 첫해부터 오스트리아 차량용 헤드램프 제조사 ZKW를 인수했으며, 이듬해 2019년에는 차량용 램프 사업을 아예 ZKW로 이관해 통합시켰다. 작년 7월에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마그나와 함께 합작법인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출범시키며 동력전달장치(파워트레인) 포트폴리오까지 확보했다
그의 비즈니스 행보에 맞춰 LG전자의 밸류도 매번 재평가되곤 했다. 주가는 2017년에만 해도 6~7만원에 불과했지만 2018년 8월 ZKW 인수절차를 마무리지은 뒤 11만원까지 올랐다. 2020년 말에도 글로벌 마그나와의 합작법인(JV)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작년 7~8월에는 애플과 전기차 협력가능설이 퍼지며 주가는 14~18만원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전장이슈는 박스권에 있던 LG전자의 주가를 끌어올린 강력한 트리거로 작용했다. 주가는 지난 2018년 2월 14일 9만7200원에서 지난 2월 14일 12만3000원으로 27% 가량 상승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LG전자가 전기차 생산에 뛰어든 적은 없다는 점이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을 만들고 이로써 전기차 완성차를 '자체적'으로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점만으로도 밸류가 높아졌다. 현재 차량용 인포테인먼트(LG전자 VS사업본부), 조명시스템(ZKW), 구동장치(LG마그나) 로 이뤄진 균형잡힌 '삼각편대'를 갖추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자체 전기차생산도 가능한 인프라를 갖춘 셈이다.
이는 글로벌 완성차업계와의 협력 기대감도 높였다. 지난해 8월에도 애플 실무진이 애플카 프로젝트와 관련해 LG, SK 등과 미팅을 가졌다는 소문이 돌 때 가장 유력한 공급사 후보로 지명되기도 했다. LG전자는 최근 벤츠EQS에 인포시스템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카카오모빌리티에 1000억원(지분 2%)을 투입해 기술 협업 네트워크를 형성하기도 했다.
LG전자의 전장사업에 대한 기대감은 자회사 LG이노텍에까지 번졌다.LG이노텍 역시 15개 이상 자동차 업체에 전장용 카메라, 자율주행 부품을 선제적으로 공급하고 있는데서 비롯된다. LG이노텍 주가는 LG전자의 전장인프라 확장 속도에 맞춰 움직였다. 주가는 구광모 회장이 취임하기 전인 4년전에 비해 3배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 14일 종가는 31만5000원으로 2018년 2월 14일 종가(12만5500원)와 비교하면 무려 151% 상승폭을 보였다.
LG전자, LG마그나와 한그룹으로 묶여 애플카(애플이 준비 중인 전기차) 공급 가능성을 높인 게 주효했다. 애플은 아이폰과 애플카의 연결성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아이폰 생산업체인 LG계열사들을 우선순위로 접촉할 것이란 관측이다. LG이노텍이 생산하고 있는 전기 자율주행차의 핵심 부품인 모터센서, 카메라, 통신모듈은 향후 애플카 공급망에 진입할 역량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마이너스(-) 영업이익률, LG마그나 매출시너지 기대
실적측면에선 LG전자와 LG이노텍 모두 아직 마이너스 기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LG전자의 경우 작년 한해 전장(VS)사업본부에만 6138억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단행했지만 반도체 수급 이슈에 따라 영업적자를 면치 못했다.
LG전자는 지난달 실적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원가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리스크 여파에 올해 상반기까진 매출개선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자회사로 편입된 LG마그나의 수익성이 관건이다. 업계에선 LG마그나의 연평균 매출이 50~70%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출이 올해 5000억원 수준에서 2023년 1조, 2025년 2조5000억원 수준으로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LG이노텍도 작년 적자폭을 줄였지만 흑자전환에는 실패했다. 일각에서는 보수적 시각도 내비쳤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 주가는 자율주행차 출시루머를 비롯해 메타버스 ETF 효과로 급등해 12개월 선행 PBR(주가순자산비율) 상단인 2.1배에 도달해 단기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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