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에 빠진 코스피 상장사]김휘중 부회장의 에스제이엠, 부친과 다른 행보 눈길③구조조정·M&A 추진, 풍부한 현금성 자산 기반…지주사 CVC 설립 근거 마련
신상윤 기자공개 2022-03-14 08:00:36
[편집자주]
한국 증권시장을 대표하는 맏형 '코스피(KOSPI)'는 명실상부 국내 자본시장을 대표한다. 그러나 까다로운 상장 절차와 달리 시장에 입성한 기업은 온실 속 화초와 같다. 대형 악재만 아니라면 만성 적자 기업도 상장사 지위를 유지한 채 다양한 이점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만성 적자 기업들이 코스피라는 울창한 숲 안의 늪에 발목이 빠진 채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더벨은 4년 이상 적자를 낸 코스피 상장사들의 현재와 미래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7일 16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벨로즈(Bellows) 등 자동차 부품사로 50년 가까이 한 우물을 판 '에스제이엠(SJM)'이 변화의 길로 들어섰다. 창업자 김용호 회장의 뒤를 이은 김휘중 부회장을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 등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잠잠했던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 등 부친과는 다른 길을 걸으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7일 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 상장사 에스제이엠은 올해 초 스타트업 '엠에이치기술개발' 최대주주 지위와 경영권을 인수했다. 2019년 10월 첫 투자로 전기차 부품 사업 접점을 마련했던 엠에이치기술개발의 경영권까지 확보하면서 새로운 사업 부문으로 진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에스제이엠은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사업재편 승인을 시작으로 변화의 길로 들어섰다. 전기차 모터 및 전력변환장치의 냉각부품, 배터리용 냉각부품 사업 등을 추가하고 관련 기술개발의 정부 지원금과 세제 혜택과 같은 인센티브를 지원받을 수 있는 내용이 골자다.
이는 에스제이엠의 주력 제품인 '플렉서블 커플링(Flexible Coupling)'과 같은 벨로즈 제품군의 수요가 전기차 등 친환경 에너지 자동차 시장 확대와 맞물려 급감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른 변화다. 내연기관에 주로 사용되는 차량용 벨로즈 제품군은 수요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 실제로 에스제이엠은 2020년 완성차 고객사 발주 감소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에스제이엠 사세도 조금씩 위축되고 있다. 2012년 1873억원을 웃돌던 매출액(연결 기준)은 지난해 1457억원(내부 결산)에 그쳤다. 연간 200억원을 넘었던 영업이익도 2017년부터 100억원을 밑도는 상황이다. 이마저도 한국에 있는 별도 법인의 경우 10년째 적자 경영이 이어지고 있다.
가업을 이어받은 김 부회장에게도 변화는 절실했다. 그는 2010년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최대주주 지위를 승계받았지만 경영일선에 오른 뒤 이렇다 할 성과가 많지 않았다. 더구나 전방 고객사들의 단가 인하 압력 등으로 경영 활동도 본격 위축됐다.
그나마 위축된 사세 속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꾸준히 양(+)의 수치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3분기 말 480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성과다. 에스제이엠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자산총액의 20% 가까이에 달하는 수치다. 물론 곳간에 쌓이기만 한 유보 자금은 에스제이엠이 투자에도 소극적이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김 부회장이 최근 들어 구조조정과 투자 등에 속도를 내는 점은 눈길을 끈다. 지난해 10월에는 중국 후난성 창사(Changsha)법인을 청산하기로 했다. 중국 내 저가 경쟁이 발목을 잡고 있는 만큼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엠에치기술개발과 같은 스타트업 M&A 행보도 에스제이엠엔 색다른 모습이다. 부친은 주력 사업만으로도 성과를 낼 수 있었지만 김 부회장에겐 역성장 중인 가업을 잇기 위해선 변화가 필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변화는 지주사인 에스제이엠홀딩스에서도 찾을 수 있다. 에스제이엠홀딩스는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금융업을 사업목적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는 기업형벤처캐피탈(CVC) 설립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스제이엠홀딩스는 지주사 전환 이래 벤처투자조합에 출자한 경험이 있다. 올해 이후 CVC 설립이 본격화할 경우 계열사 내 풍부한 유동성을 독립된 법인을 통해 투자해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데 쓸 수도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에스제이엠은 최근 신사업개발부문을 따로 두고 전기차 관련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기존 벨로즈 기술력을 항공기나 로켓 발사체, 반도체 장비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도 나선 상황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거래소, 3시간 심사 끝에 제노스코 상장 '미승인' 확정
- 대방건설, '부채비율 80%' 안정적 재무구조 유지
- [상호관세 후폭풍]'90일 유예'에 기업들 일단 안도, 정부 협상 성과에 쏠린 눈
- 에이치알운용, 한투 이어 '신한 PWM' 뚫었다
- KB증권, 2분기 롱숏·메자닌 헤지펀드 '집중'
- "지분 3%로 이사회 흔든다"…얼라인 '전투형 전략'의 정석
- 하나증권, 성장주 중심 라인업 변화
- 우리은행, 가판대 라인업 확대…'해외 AI·반도체' 신뢰 여전
- 하나은행, 라인업 고수 속 'NH필승코리아' 추가
- 리운운용, 메자닌 전문가 모셨다…투자 영역 확대
신상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디벨로퍼 리포트]빌더스개발원, 첫 매출 '이천 부발역 에피트' 촉진 관건
- [건설사 추정 수익·원가 분석]현대건설, 발주처 증액 협상 난이도 높아졌다
- [전문건설업 경쟁력 분석]특수건설, 2세 경영 안착 속 후계구도 '안갯속'
- [전문건설업 경쟁력 분석]특수건설, 사업 다각화 성과 수익성 개선 효과로
- [thebell desk]삼호개발의 도전과 발전
- [전문건설업 경쟁력 분석]지에이이노더스, '현대건설' 이탈 후 홀로서기 본격화
- [전문건설업 경쟁력 분석]지에이이노더스, 위축된 경영 여건…투자로 활로 모색
- [전문건설업 경쟁력 분석]일신석재 이사회, 기타비상무·사외이사 추가 구성
- [전문건설업 경쟁력 분석]일신석재, 경쟁력 원천 '포천 석산'에도 업황 탓 고전
- 현대건설, 수익성 8% 목표…TSR 주주환원 첫 도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