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파장]신한은행, 꼼꼼한 해외사업 프로세스 덕에 안도‘러시아·CIS’ 등 진출 계획, 사업성 평가 뒤 폐기…익스포저 미미
고설봉 기자공개 2022-03-16 08:24:04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5일 15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이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를 지켜보며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다. 러시아 및 독립국가연합(CIS) 사업 확대를 위해 러시아법인 설립을 저울질했었지만 계획 자체를 폐기했기 때문이다. 당시 냉철한 시장 진단과 판단으로 위기를 모면했다는 분석이다.신한은행은 러시아 및 CIS 지역 내 사업이 거의 없다. 카자흐스탄에 법인이 있긴 하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 속에서도 큰 타격은 없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지에서는 익스포저가 많지 않은 만큼 리스크도 크지 않다.
최근 일련의 우크라니아 사태를 지켜보면서 신한은행 일각에선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글로벌사업부문에선 2020년을 전후해 검토했던 러시아법인 설립을 반추하면서 안도하고 있다. 당시 해외채널 개설에 대한 내부 프로세스가 잘 마련돼 있었고 의사결정 자체가 매뉴얼 대로 잘 이뤄졌다는 평가다.
신한은행은 코로나19 가운데서도 다양한 해외시장 개척을 준비했었다. 신한은행 해외사업 핵심 지역인 일본과 동남아시아 외에도 북미와 유럽 등 선진 금융시장에 대한 추가 진출 등을 계획했었다. 실제 2021년 이런 기조 아래 해외사업 네트워크가 확대되기도 했다.
당시 해외사업 확대 전략의 다른 한 축은 미개척지에 대한 도전이었다. 이미 자리를 잡은 카자흐스탄법인을 기반으로 러시아와 CIS 지역 등을 중심으로 채널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이외에도 서남아, 아프리카, 남미 등 지역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시장 개척 가능성을 고민했었다.
그 가운데 러시아 시장 진출에 대한 방안은 제법 심도있게 논의됐다. 카자흐스탄법인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계속적으로 러시아 및 CIS 국가들에 대한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차원이었다. 또 현대차그룹과 LG전자 등 제조업 기반 대기업 외에도 팔도, 오리온 등 제과업체들이 이미 진출한 러시아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은 리서치와 기획 단계에서 중단됐다. 신한은행 글로벌사업부문 내부에서부터 사업의 성격과 수익성 및 사업성 검토 등을 거친 결과 자체적으로 진출이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시장성이 크지 않고 신한은행이 추구하는 해외사업 모델과 맞지 않는다’는 자체 분석 결과에 따른 결정이었다.
신한은행 해외사업은 주로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한 투자금융, 인프라금융, 구조화금융 등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외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금융도 펼치고 있지만 메인은 아니다.
리테일부문에선 현지화를 최우선 순위로 둔다. 현지 금융환경 및 사정에 맞는 오가닉(Organic, 자체 경쟁력 신장) 성장과 현지 금융사 인수를 통한 인오가닉(Inorganic, 인수합병 및 지분투자) 성장을 병행하며 현지인과 기업을 대상으로 한 리테일 영업에 방점을 둔다.
이런 차원에서 러시아와 CSI 지역은 신한은행의 해외사업 대상지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검토 당시 신한은행은 내부적으로 IB 딜이 많지 않고, 개별 프로젝트의 규모가 작아 시장성이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또 리테일부문에서도 경제 변수가 크고 외국계 은행들이 진출해 영업을 확대할 만큼 시장이 개방적이지 않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과거 사례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가 터지면서 신한은행 내부에선 당시 러시아법인 설립 계획 폐기가 재조명되고 있다. 해외사업 채널 개설 프로세스가 잘 작동된 사례로 꼽히며 주목받았다.
신한은행 고위 관계자는 “당시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한 여러 검토가 이뤄졌고, 그 가운데 러시아법인도 있었지만 시장성과 영업의 효율성 등을 종합 고려했을 때 우리가 추구하는 해외사업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아 기획단계에서 폐기됐다”며 “사전적으로 리스크 등 불안요소를 고려한 결과 지금의 불안정한 상황에서 리스크를 지지 않고 해외사업을 영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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