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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스페이스엑스 펀드 만기 연장키로 2년 뒤 연장 가닥…판매사 주도 수익자 90% 동의 얻어

이돈섭 기자공개 2022-03-23 08:18:01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2일 0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유일 스페이스엑스 프로젝트 펀드가 만기를 2년 연장했다. 이달 말 펀드 만기를 기다리며 구주 매입 기회를 노리던 투자자들은 당분간 다른 기회를 찾아봐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운용사가 향후 추가 수익 확보를 목표로 주도적으로 해당 펀드의 만기를 연기했다는 것이 관계자 설명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링크자산운용이 운용하고 있는 ''LINK US Paul Ⅱ 전문투자형 사모혼합자산투자신탁'의 만기가 2년 연장됐다. 2019년 3월 폐쇄형으로 설정된 해당 펀드의 만기일은 원래 이달 27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이번 연장으로 2024년 3월 27일까지 추가 운용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이 펀드는 미국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엑스 구주 매입을 위해 조성됐다. '137 Holdings Ⅷ, LLC'의 자펀드인 '137 Holdings SX, LLC-Series'에 투자한다. 캘리포니아주 소재 '137 Holdings Alpha, LLC가 GP를 맡고 있다. 이 펀드는 당시 스페이스엑스 보통주를 주당 204달러에 매입했다고 전해진다.

이때 밸류에이션을 적용해 산출한 스페이스엑스의 시가총액은 340억 달러. 현재 시가총액은 1000억 달러 이상 수준으로 3배 가까이 불어났다. 2018년 12월 Series J Round를 186달러에 실시한 것과 지난해 10월 구주를 주당 560달러에 매각한 것을 감안하면 몸값 불어나는 속도가 상당하다는 평가다.

향후 위성통신 서비스와 재활용 로켓 발사 사업이 가시적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 기업 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에서도 투자 문의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펀드 만기 연장 조치로 스페이스엑스 구주가 이른 시일 내에 국내에 풀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스페이스엑스 홈페이지]
펀드 만기 연장은 링크운용이 주도했다. 펀드 설정 당시 계약서에는 운용사 권한으로 만기를 2년 연장할 수 있고, 이 경우 별도의 수익자 동의를 받지 않는다는 문구가 기재돼 있었다. 다만 판매사인 하나금융투자 주도로 수익자 의견을 확인한 결과, 수익자의 90% 이상이 펀드 만기 연장에 찬성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애초에 펀드 만기가 3년 플러스 2년으로 설정됐고 운용사가 수익률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면서 만기를 자연스럽게 연장한 것"이라면서 "다만 스페이스엑스가 현재 비상장 기업이기 때문에 IPO가 이뤄지지 않는 한 펀드 만기 도래일에 장부를 열어봐야 수익률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페이스엑스는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 창업주인 일론 머스크가 2002년 설립한 기업이다. 복수의 해외매체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는 회사 설립 초기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외부 투자자 유치 과정에서 상당부분 희석돼 현재 지분은 48% 안팎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투자를 거치면서 밸류에이션은 상당규모 확대했다. 정확한 IPO 일정은 제기된 바 없지만, 구주 매매 만으로도 상당 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일각에선 펀드 운용기간 누적 수익률이 200% 이상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링크운용 관계자는 "세부 투자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스페이스엑스 구주를 찾는 배경으로는 꾸준히 확대하고 있는 비상장 기업 투자 수요가 자리 잡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일부 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해외 비상장 물량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간헐적으로 눈에 띄는데, 일련의 사모펀드 사고로 내부 심의를 통과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실제 NH투자증권은 작년 말 스페이스엑스 증자 물량을 받아와 그중 일부를 리테일 채널에 풀기 위해 수요 조사까지 실시했지만, 막바지 단계에서 내부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해외 비상장 투자 기회를 리테일 채널에 제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인물은 신두식 부사장이다. 미국 남가주대 경영대와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을 졸업한 신 부사장은 세계은행과 이토추상사, 메릴린치은행, 노무라증권 등에서 근무했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의 사위이기도 하다. 형인 신태식 대표와 각각 지분 43.4%씩을 보유하고 있다.

링크운용은 2016년 10월 신 씨 형제 주도로 설립됐다. 이듬해 6월 관련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헤지펀드 비즈니스에 본격 진출했다. 지난해 말 펀드 16개를 운용하고 있다. 펀드 설정잔액은 약 454억원이다. 설립 이후 매년 적자를 내다가 지난해 순이익 11억원을 내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링크운용이 스페이스엑스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8월 'LINK US Paul 전문투자형 사모혼합자산투자신탁'을 100억원 규모로 설정한 게 처음이다. 당시 링크운용은 해당 신탁에 고유재산 7억원을 태웠다. 이 펀드는 스페이스엑스 구주를 주당 135달러에 매입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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