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빅4 M&A 전략]"비교우위 갖춘 'One DA', 지속성장 주안점"②구승회 삼정KPMG DA 대표 "올해도 시장 성장, 금융자문 강화 목표"
김경태 기자공개 2022-03-31 08:05:29
[편집자주]
코로나19로 위축된 경기에도 지난해 인수합병(M&A) 시장은 그야말로 호황기를 누렸다. 빅4 회계법인이 속속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배경이기도 하다. 하루아침에 이룬 성과는 아니었다. 외국계 IB가 독식했던 M&A 재무자문에서 영향력을 키워 오기까지 노력한 결과물이었다. 더벨은 빅4의 딜(Deal) 파트를 이끄는 리더를 만나 하우스의 전략과 향후 M&A 시장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5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승회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DA·Deal Advisory) 대표(사진)는 국내 빅4 회계법인의 DA 리더 중에서도 베테랑으로 꼽힌다. 그는 2017년 6월 DA 조직의 수장이 됐다. 빅4 회계법인 DA의 대표라는 위치에서, 누구보다 오랜 기간 임기를 수행했다.그가 '롱런'하는 배경에 탁월한 안목과 리더십이 있었다는 평가다. 구 대표가 이끄는 동안 삼정KPMG DA는 국내 M&A뿐 아니라 스타트업·중견기업 승계·국경 간 거래(크로스보더 딜) 등 딜이 발생할 수 있는 영역에 선도적으로 전방위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구 대표는 팀워크와 집단지성을 통한 상승효과를 적절히 활용해 구성원들의 능력을 배가시키는 원리를 중시한다. 고객사에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제공하는 'One DA'. 삼정KPMG가 전통적인 회계자문 영역을 넘어 금융자문의 최상위 하우스가 된 원동력이었다.
◇5년간 연평균 23% 성장 이끌어, 원스톱서비스 제공하는 'One DA' 추구
구 대표는 고려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1987년 KPMG와 인연을 맺었다. 감사부문에서 시작해 소비재유통본부에서 오랜 기간 일했다. 이때 롯데, LG, 한화, 삼양, 코오롱 등 국내 주요 대기업집단의 회계감사, 지주사 전환 등 지배구조 이슈, 내부회계관리제도(K-SOX), 국제회계기준(IFRS) 등에 대한 깊이 있는 자문을 제공했다.
그 후 소비재유통본부장, 인사위원장,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2017년 6월 파트너 인사에서 DA 대표로 임명됐다. 언뜻 보면 DA 전문가로서의 경력이 길지 않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다르다. 국내 그룹사에 자문을 하던 1990년대말 IMF 외환위기로 구조조정, 워크아웃 딜이 쏟아졌다. 2000년대초에는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탈(VC) 붐이 일었다.
구 대표는 "이런 분야의 업무를 수행하며 전문성을 쌓았고 훗날 DA를 이끄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회상했다. 잘 맞는 옷을 입어서일까. 그가 만들어낸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구 대표가 2017년 6월 대표로 임명된 뒤 삼정KPMG DA는 5년간 연평균 23%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그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믿는다. 삼정KPMG DA가 올해 주안점을 둔 전략 키워드는 3개다. 이 중 첫 번째가 'People First'다.
구 대표는 "우수한 인재들이 모여서 조직과 함께 성장하는 문화를 정립해야 단기적으로 시장 활성화에 대비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조직의 지속 성장 기반을 단단히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수한 인재들이 어우러져 상승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도 중시한다. 올해 두번째 전략 키워드 'Grow Together'와 맞닿은 부분이다. 구 대표가 공들인 매트릭스 조직을 기반으로 유기적인 협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그는 "삼정KPMG DA의 비교우위는 집단지성을 통해 이기는 문화를 만들어 왔다는 것"이라며 "원스톱 서비스를 위한 팀웍이 구축돼 있고 모든 구성원이 'One DA'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올해 전략 키워드 세번째는 'Continuous Improvement'다. 오랜 기간 두각을 드러낸 분야는 물론 새로운 시장 트렌드와 고객의 가치 증대 방안을 선도하기 위해 하우스가 가진 역량을 효율적·효과적으로 결집할 수 있는 업무환경을 구축할 방침이다. 지식공유프로그램을 확대해 전문성을 키우겠다는 목표다.
◇"올해도 M&A시장 성장할 것, PE·SI 대상 선제적 대응"
작년 글로벌과 국내 M&A 시장은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국내의 경우 완료 기준 금액이 89조8000억원, 발표 기준으로는 95조6000억원이다. 대기업 등 전략적투자자(SI)가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서고 프라이빗에퀴티(PE)는 넘치는 유동성을 기반으로 활발한 투자 활동을 펼쳤다.
구 대표는 올해를 불확실성이 커진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전쟁이 발발하면서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경기 침체와 주가 하락, 금리 인상 등 시장의 변동성이 증대돼 터프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 대표는 비우호적인 외부 환경에도 불구하고 M&A 시장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대기업와 PE의 투자 활동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대기업의 꾸준한 선택과 집중이 첫 번째 이유"라며 "시장과 규제 변화에 따른 비핵심자산의 매각과 정리, 사업구조 효율화 목적의 M&A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인 PE의 투자활동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국내 주요 PE의 약정액이 최대 규모에 달했고 과거와는 달리 PE 간 거래(세컨더리 딜·secondary deal)가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에 따라 최근 크레딧펀드(Credit fund) 시장 진출이 확대되는 움직임이 있다는 점도 거래가 활발할 것으로 보는 요인이다. 또 최근 급성장하는 스타트업 자문 시장에서도 기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 대표는 "삼정KPMG DA는 M&A센터와 거래 서비스(Transaction Service) 조직 간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고객의 니즈에 대응하면서 선제적으로 딜을 기획하고 제안하는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IB가 두각을 드러내는 금융자문 분야에서 올해 더 성장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종적으로는 삼정KPMG DA가 금융자문 부문에서 1위가 되겠다는 목표다. 더벨에서 진행하고 있는 'M&A 자문사 인식 서베이' 금융자문사 선호도 조사에서 2020년과 2021년 2년 연속 최상위권을 차지한 결과가 이런 포부와 목표를 뒷받침하고 있다.
구 대표는 "지난해 여러 서비스분야 중 M&A 금융자문 수익이 60%라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며 "DA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10%포인트(p) 정도 증가하며 DA 성장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문사는 고객에게 가치(Value)를 제공할 수 있어야 성장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며 "이를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스터디를 하며 DA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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