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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산업별 크레딧 점검]한전·발전자회사, 요금인상·탈원전 불구 '고난의 행군'①2021년부터 3년 연속 대규모 적자 전망, 원전 투자부담 가중…정부지원에 AAA 방어

이지혜 기자공개 2022-04-01 13:29:12

[편집자주]

국가 정책은 기업의 대외환경에 영향을 미친다. 변화에 민감한 크레딧 업계가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책기조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정권 탈환에 성공한 새 정부인만큼 산업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정책기조에도 큰 변화가 예고된다. 변화의 소용돌이에 설 산업분야별 신용도 전망을 더벨이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9일 15:5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전기요금을 인상했지만 한국전력공사의 고전은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전기요금 인상안을 백지화하겠다고 공약했던 것에서 한 발 물러섰지만 한전과 발전자회사의 적자를 막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부담도 여전하다. 윤석열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폐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오히려 투자규모가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신재생에너지 전환정책이 유지되는 가운데 주춤했던 원자력발전소 관련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전과 발전자회사의 이중고가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한전과 발전자회사들이 당장 AAA급 신용도를 반납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의 지원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새 정부가 한전과 발전자회사를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지에 시선이 몰린다. 정부가 현물출자를 진행하거나 유상증자를 단행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전기요금 인상해도 '조 단위' 적자 불가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전기요금이 인상돼도 한전의 올해 적자규모가 1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2년 연속 사상 최대 영업적자 기록을 경신하는 것이다. 한전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5조8601억원.

한전은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남동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등 6개 발전사를 100% 자회사로 거느렸다. 이에 따라 한전의 연결기준 실적에는 발전자화사의 일부 실적도 반영된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LNG(액화천연가스)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탓이다. 이때문에 발전사에서 사들이는 SMP(계통한계가격)가 지난해 평균 kWh당 94.3원에서 200원대로 치솟았다.

한전은 전기요금에 연료비를 연동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적자가 불가피해졌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전기요금이 오르긴 했지만 한전의 적자폭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규모는 아니다"며 "이런 기조가 유지된다면 한전 등이 내년에도 적자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한국전력공사는 29일 연료비 조정단가는 동결했지만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을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결국 올해 4월부터 전기요금이 이전보다 kWh당 6.9원 오른다.

◇탈원전 정책 폐지, 원전 투자 '늘어난다'

탈원전 정책 폐지도 한전과 발전자회사의 투자부담을 덜어주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감소기조를 보였던 원전 관련 투자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으로 예상되는 가장 큰 변화는 탈원전 정책의 폐지"라며 "탈원전 정책을 폐지한다면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 관련 투자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윤 당선인은 공약집에 "탈원전으로 훼손된 원전 공급망과 산업기반 등을 활성화하고 세계 최고의 원전 기술력을 복원하겠다"며 "소형모듈원전(SMR)을 비롯한 차세대 원전 및 원자력 수소기술을 적극 개발할 것"이라는 방침을 담았다.

이에 따라 정부가 올해 말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발표하면 여기에 원전을 신재생에너지와 함께 기저발전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전과 발전자회사의 재무부담을 더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한전 IR자료에 따르면 한전과 발전자회사 6곳은 올해 모두 15조3600억원, 2023년 15조60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2021년보다 1조원 가까이 투자집행계획이 늘었지만 예년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편은 아니다.

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가 늘어나는 반면 투자비가 예년 수준을 유지한 데는 원전 투자비용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원전 투자는 2019년 3조7960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3조1390억원대로 감소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내년에는 원전 투자가 2조5470억원으로 더 줄어든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으로 투자계획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부채비율 높아져도 AAA ‘이상 무’…정부지원가능성 '뒷받침'

다만 한전과 발전자회사의 영업손실이 불어난다고 해서 당장 AAA급 신용도를 반납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한전과 발전자회사들은 일반기업과 신용등급 평정 잣대가 다르다”며 “재무건전성보다는 정부의 지원가능성을 가장 유의미하게 살핀다”고 말했다.

이미 재무건전성만 놓고 본다면 한전과 발전자회사의 신용도가 AAA급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 한전을 포함해 발전자회사 모두 부채비율이 100%를 넘어간다. 특히 한전은 내년까지 손실을 볼 경우 부채비율이 400% 가까이 치솟을 수 있다.

2021년 한전 부채비율은 223.2%, 자본총계는 65조원 수준이다. 부채비율이 200%를 넘은 것도, 자본총계가 65조원대로 감소한 것도 수년 사이 처음이다.


그런데도 한전과 발전자회사가 AAA급 신용도를 유지하는 배경은 정부의 지원가능성 덕분이다. 이들은 국민경제상 핵심 기간산업인 전력산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용평가사들은 한전과 발전자회사를 향한 정부의 지원의지가 최고 수준이라고 판단한다. 2021년 말 한전의 최대주주는 KDB산업은행과 대한민국정부로 이들이 보유한 지분은 51.1%에 이른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한전의 자본 부실화 가능성은 차기정부 입장에서도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현물출자 등을 활용한 자본확충이 대안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전력공사법에 정부가 직접 결손금을 보전할 수 있다는 조항은 없다. 그러나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장관이 납입시기와 방법을 정해서 정부가 자본금을 출자할 수 있다고 쓰여 있다. 원칙적으로 정부가 자본을 출자할 수 있다.

유상증자도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된다. 2011년 한전은 2대주주인 대한민국 정부를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106억원 규모로 실시한 적이 있다. 당시 한전은 정부에서 군부대에 대한 전기공급선로를 현물출자받고 그 대가로 한전의 기명식 보통주를 신주로 발행해줬다. 현금유입 없는 현물출자 방식이었다.

김 연구원은 “한전의 수익구조상 현금창출력이 급격하게 개선되기는 어렵지만 공공사업을 진행하는 공기업이라는 점에서 본질적 신용도가 훼손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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