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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판 키우는 지방건설사]실력 갖춘 중견사, 전국구로 뛴다…정비·개발 성과①인구감소에 대형사 가세, 시장 다각화 불가피…신규 브랜드 론칭, 세컨티어마켓 공략

신민규 기자공개 2022-04-05 07:24:59

[편집자주]

지방 건설사의 수도권 진출 움직임이 거세다. 대형사 텃밭인 시장에서 브랜드 한계를 딛고 조금씩 성과를 내는 분위기다. 불리한 경쟁구도에서 도전을 멈추지 않는 데에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공공택지 공급이 줄어드는 데다 지방인구 감소세도 명확해 지역물량에 안주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더벨이 지역 선두 건설사의 수도권 공략 현황을 면밀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31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방 건설사 입장에서 수도권 시장은 수년전만 해도 '난공불락'의 영역이었다. 대형사가 주택 브랜드를 내세워 선점한 탓에 서울 본토 진출은 꿈꾸기 어려웠다.

지역 최상위 건설사들이 지속된 도전 끝에 최근 소기의 성과를 내고 있다. 대형사가 접근하기 어려운 중소 규모 사업장을 타깃으로 삼았다. 택지분양 사업지를 넘어 소규모 재건축이나 가로주택정비사업에 꾸준히 문을 두드린 결과다.

◇동원개발·계룡건설, 서울 속속 진출…유림이엔씨, 운용사 설립 '눈길'

부산·울산·경남지역 시공능력 1위 건설사인 동원개발은 디벨로퍼 랜드파트너스가 시행하는 '서울 신풍역 역세권 청년주택 신축사업' 시공권을 따내 최근 착공을 시작했다. 신풍역 일대 7200㎡에 달하는 노후부지 개발사업으로 첫 서울 진출작이었다.

동원개발은 그동안 지방과 수도권까지는 진출에 성공했지만 서울에선 이렇다할 사업지가 없었다. 수도권에선 일산, 동탄에 이어 분당 야탑동에서 다수 사업지를 확보하는 정도였다.

충청권 1위 건설사인 계룡건설산업은 서울 가로주택정비사업장에서 잇따라 낭보를 울렸다. 장위11-3구역, 장위13-6구역에 이어 올해 서울 성북구 장위13-9구역에 연속적으로 먹거리를 따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계룡건설은 20여년간 사용한 주택 브랜드 '리슈빌'을 내리고 새 이름을 걸 정도로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섰다. 지난해 'LIFE'의 스펠링을 'ELIF'로 변형해 신규 브랜드 '엘리프'를 론칭했다. '삶을 다르게 보고 일상을 새롭게 만들어 간다'는 의미로 향후 정비사업장에 '엘리프' 브랜드를 달 예정으로 알려졌다.

대구·경북지역에 기반을 둔 서한도 택지분양 사업지를 중심으로 수도권 분양을 이어가고 있다. 인천 영종하늘도시 A42 블록 사업지를 지난해 공공분양해 반향을 일으켰다. 서한은 경기도 평택과 남양주 일대에서도 자체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공동주택 외에도 경기도 이천과 안성에선 물류센터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건설사 중에선 자산운용사를 활용해 수도권에 진출하는 경우도 생겼다. 부산 소재 건설사인 유림이엔씨가 설립한 유나이티드파트너스자산운용이 대표적인 예다. 2017년 설립한 운용사를 통해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개발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지역 한계, 중장기 사업모델 발굴…중소규모 사업장, 사전영업 전략

시장에선 지방 최상위 건설사들이 잇따라 수도권 공략에 나서는 것을 두고 불가피한 흐름이란 해석이 나온다. 지방의 경우 택지사업을 제외하면 사업지 확보가 제한적이다. 지방인구감소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대형사까지 지역에 진입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인구감소지역이 89곳이나 지정됐고 지방소멸대응기금까지 마련되는 시국이라 중장기적으로 지역 물량에만 안주하긴 힘든 여건이 지속되고 있다. 수도권 시장은 전국구 건설사로 넘어가는 관문이란 점에서도 시장 주목도가 큰 편이다.

'역발상'에 나선 건설사는 소규모 정비사업장을 우선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적은 인력으로 사전영업만 적극적으로 뛰면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영역으로 꼽힌다.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열위한 약점이 있지만 공사비 경쟁력이 높아 매력을 느끼는 조합원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관련 업계에선 수도권에서 택지분양과 정비사업을 넘어 다각적인 사업모델 개발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지역 건설사는 대형사와 연합해 공모사업에 뛰어드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향후 공공리츠나 설계공모 등 비용이 들더라도 사업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곳에 역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관계자는 "지방의 경우 택지 외에는 별다른 사업기회가 없다보니 현금여력을 갖춘 곳을 중심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추세"라며 "중흥처럼 대형사를 인수하지 못할 것이라면 전국구 이미지를 강화해 먹거리를 따내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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