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소형패널' TFT구축…BOE와 격차 벌린다 기술프로젝트 수장 유준석·정상훈 상무 배치…차세대 기술력 강화에 역량 집중
손현지 기자공개 2022-04-08 14:43:17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6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디스플레이가 사업 다변화 차원에서 소형패널 전담조직을 꾸렸다. 강점이었던 대형패널 사업이 본궤도 오른 가운데 역량이 비교적 약했던 소형 사업역량을 끌어올려 보폭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중국업체들의 추격세에 대비해 최근 캐파 확대에도 나선 상태다.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투명OLED, 중수소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역량을 극대화해 OLED 톱 지위를 공고히하겠다는 방침이다.
◇소형패널 기술개발 TFT 구축, 중국 추격 방어
5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소형패널 선행기술개발 태스크포스(TFT)'와 '차세대 디스플레이 TFT'를 꾸렸다. 수장으론 각각 유준석 상무(소형패널)와 정상훈 상무(차세대디스플레이)를 선임했다. 유 상무는 서울대 전기공학 박사 출신의 수석연구위원으로 작년 말 상무로 승진했던 인물이다. 정 상무도 직전까지 OLED 패널연구 1팀장(상무)로 활약했다.
LG디스플레이가 소형패널 전담조직을 꾸린 건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고객사인 애플은 공급망 다각화 정책으로 LG디스플레이와의 거래를 늘리는 추세다. 아이폰12 시리즈부터 전 모델에 OLED를 도입하면서 LG디스플레이와의 접촉면을 늘렸다. LG디스플레이의 아이폰 패널 납품물량은 작년 2000만대에서 올해 5000만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애플의 수요는 향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애플은 2023년 전후로 아이패드와 맥북 등에도 OLED를 투입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LG디스플레이도 애플의 움직임에 대비해 '가동력'을 강화하고 있다. 파주 E6-1와 E6-2라인에서 POLED를 생산하다가 주요 설비 갖춰진 E6-3라인까지 가동 준비 중이다. 오는 2024년까지 중소형 시설투자 3조3000억원 집행 계획을 밝힌 상태다.
LG디스플레이가 우려하는 건 중국 업체들의 빠른 추격세다. BOE는 아이폰12 리퍼비시용 패널 납품을 계기로 애플 공급망에 진입한 상태다. 통상적으로 애플이 거래경험이 있는 기업과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이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거래 가능성도 점쳐진다. BOE는 현재 6세대 구부리는(플렉시브) OLED 생산능력(CAPA)이 월 9만장을 넘는다. 신규 팹 B12까지 풀가동하면 월 14만~15만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중국 BOE는 2023년 아이폰15(가칭) 시리즈 상위 라인업에 소형 올레드를 납품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BOE는 최고급 스마트폰 등에 채용하는 플렉시블(휘어지는) OLED 생산 공장인 중국 쓰촨성의 청두 B7, 면양 B11, B12 등 세 곳을 애플 전용 라인으로 전환한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BOE는 내년 스마트폰용 OLED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를 바짝 추격할 수 있다.
사실상 소형패널 분야에서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경쟁분야가 다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상위 2개 모델에서 저온다결정산화물(LTPO)나 박막트랜지스터(TFT), 터치일체형 OLED) 기술로 상위 2개 모델을 납품한다. LG디스플레이는 하위 2개 모델에서 BOE와 공급 경쟁 중이다. 두 곳 모두 플렉시블(휘어지는) OLED를 공급하고 있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중국의 최대 디스플레이업체 BOE가 애플의 아이폰용 올레드 출하량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일부 생산라인을 애플전용공장으로 바꾸고 있다"며 중국업체들의 도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LG디스플레이가 보유하고 있는 소형패널 분야 기술력은 플라스틱 OLED(POLED)다. 유리 기판이 아닌 플라스틱 기판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올레드의 강점과 플라스틱의 효용성을 합쳐 디스플레이의 휴대성과 내구성을 키워준다. 기술적 난도가 높아 진입장벽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형분야는 커머셜 제품과 항공, 의료,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제품 수요도 지속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소형 OLED 캐파증대를 위한 대규모 투자와 함께 LTPO, 터치일체형 OLED, 접는(폴더블) 디스플레이 등의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작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김명규 모바일 사업부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POLED 강화 의지를 재차 드러내기도 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력 개발, '톱 지위' 지킨다
LG디스플레이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TF를 꾸린 건 대형패널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도 굳히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물론 대형패널 분야에서 LG디스플레이에겐 TV세트사인 LG전자라는 든든한 우군이 존재한다. 작년에는 LG전자가 LG디스플레이 기조에 맞춰 프리미엄 OLED TV생산에도 박차를 가했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 대형 OLED부문이 손익분기점을 넘기면서 4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TV 분야에서 아직까지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건 LCD다. LG전자는 LCD 패널 단가 상승에도 LG디스플레이에 LCD 주문을 이어갔다. 원가부담을 감수하고 계열사를 지원한 결과, LG디스플레이의 작년 TV사업 매출 성장률이 40%에 달했다.
문제는 LCD패널 단가는 나날이 치솟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업체 대비 가격경쟁력 확보가 어렵다. LG디스플레이도 아직까진 LCD 양산 중단계획을 밝히진 않았지만, 언제고 LCD 중단계획을 밝힐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결국 대형분야에서 조차 차별화된 기술로 승부를 봐야한다. 투명 OLED, 중수소 OLED(OLED.EX)에 이어 IPS, Super Narrow 베젤 등 기술력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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