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닻올린 상생경영]김범수, 콘텐츠 거장 '김성수'에 지휘봉 맡긴 이유①이사회의장·CAC장 겸임…20년간 CEO로 재직한 노하우, 글로벌 콘텐츠 '사령탑' 적임
원충희 기자공개 2022-04-21 13:28:09
[편집자주]
카카오가 골목상권 침해, 주식먹튀 등의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상생을 추구하기 위한 비전 '비욘드 코리아'를 공개했다. 국내 소상공인과 창작자 지원, 상생기금과 글로벌 사업 확대 등에 방점이 찍혀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카카오 공동체와 사장단 앞에 놓인 과제 및 전략은 무엇일까. 공동체 핵심 키맨들을 중심으로 닻올린 카카오의 상생경영을 따라가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19일 08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자신이 맡아왔던 이사회 의장직을 남궁훈 카카오 대표나 홍은택 부회장이 아닌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사진)에게 물려줬다. 카카오의 컨트롤 타원인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장도 맡으면서 이사회와 그룹을 이끌어갈 중책인사로 그가 낙점됐다.단순히 김 의장이 최고참이란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카카오 상생계획의 핵심인 글로벌 확대는 플랫폼이 아닌 콘텐츠에 방점이 찍혀있다. CJ에서 미디어와 콘텐츠 사업을 두루 거친 김 의장의 경험과 안목이 '비욘드 코리아(Beyond Korea)' 비전에 부합한 점도 주목된다.
◇CAC를 '컨트롤타워' 삼아 각자도생→공동협업 체제로 전환
"골목상권의 반대말은 글로벌이다."
카카오가 지난 6일 발표한 상생플랜의 핵심은 이렇게 한 줄로 정의된다. 미래 10년을 위한 새로운 비전도 '한국을 넘어서'란 뜻의 비욘드 코리아로 정하고 글로벌 행보를 본격화했다. 카카오 이사회 의장인 김성수 CAC장은 "해외매출 비중을 10%에서 3년 안에 30%로 확대하고 올해 카카오 공동체의 해외매출을 전년대비 40% 이상 끌어올리겠다"고 목표를 정했다.
카카오는 그간 톡보드, 인터넷전문은행, 계열사 분사·합병 등 국내 사업 확장에 치중했으나 글로벌 진출을 모색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2018년 3월 여민수·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가 취임 후 밝힌 '카카오 3.0' 비전의 요점도 글로벌 진출 방안이었다.
하지만 이번이 그때와 다른 점은 컨트롤타워의 유무다. 지금까지 카카오는 각 사업부나 계열사가 자체적인 사업전략을 짜고 시행하는 각자도생 방식으로 커 왔다. 개별사의 자율성을 극대화했기에 각 사업별 특성을 살려 성장하는데 좋았으나 그룹으로서의 조율과 시너지를 기대하긴 어려웠다.
카카오의 컨트롤타워인 CAC는 홍은택·김성수 부회장이 공동센터장을 맡았다. 직급도 부회장으로 올려 각 사 CEO와 격을 달리했다. 그룹의 고참 CEO들이 낙점된 것은 70년대생이 주류인 카카오 사장단에서 균형을 잡을 무게추 역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CAC는 주요 계열사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시너지 TF'를 조직한다. 공동체 간 콘텐츠, 인프라, 네트워크 등 상호협력 접점을 발굴하는 한편 글로벌·미래·핵심사업 분야의 M&A, 지분 투자,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체계도 지원할 방침이다.
◇해외서 쓰기 어려운 카톡, IP 비즈니스 중심 글로벌 전략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CAC장과 더불어 이사회 의장직을 김성수 대표에게 물려준 것은 그의 중량감이 크게 일조했다. 2003년 온미디어 대표이사 때부터 CJ E&M 대표이사, 카카오M 대표이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등 20년 간 직업이 CEO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인사다.
특히 CJ그룹에서 오랫동안 CEO로 경험했던 그는 스타트업 조직문화가 강한 카카오에 대기업 DNA를 심어줄 적임자로 꼽혔다. 카카오 이미지를 추락시킨 골목상권 침해, 스톡옵션 이슈 등은 급속도로 커진 덩치와 영향력을 인식하지 못하고 대기업 체계를 갖추는데 소홀했던 탓이다.

사장단 중 최고참이란 무게감 뿐만은 아니다. 본격적인 해외진출에 앞서 카카오 특성을 고려한 선택이라는 평도 나온다. 카카오의 국내 고속성장 기반에는 '카카오톡'이 있다. 월간활성사용자(MAU) 4700만명에 달하는 국민메신저로 여기에 광고와 커머스를 얹으니 실적이 기하급수적으로 치솟았다.
하지만 해외에서 카톡을 플랫폼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만큼 지식재산(IP) 기반의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웹툰·웹소설, 영상미디어(드라마·영화·예능) 콘텐츠, K-팝 아티스트 등 IP 비즈니스가 핵심 승부처다.
실제로 카카오는 일본시장에선 픽코마의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게임,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 등에서 사업기회를 모색 중이다. 웹툰·웹소설은 미국과 아세안, 중화권, 인도시장으로 뻗어나갈 계획이다. 북미지역은 타파스와 래디쉬, 우시아월드 등의 삼각편대가 중심에 섰다.
업계 관계자는 "김성수 대표는 CJ에서 미디어와 영상콘텐츠 등으로 잔뼈가 굵은 인사"라며 "그가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CAC장을 겸임한 것도 고참 CEO로서의 무게감뿐만 아니라 미디어·콘텐츠 사업의 거장이란 점도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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