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1월 25일 08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은 1년 전 중대한 결정을 했다.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마음 먹었다. 자발적 기부운동인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에 참여하기로 하고 공식 서약도 했다. 해당 캠페인은 '자산이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이상이면서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기부한다'고 약속해야만 참여할 수 있다.당시 주가 기준으로 그는 직접 보유한 카카오 주식과 개인기업인 케이큐브홀딩스를 통해 보유 중인 주식까지 하면 어림잡아 5조원 이상을 기부하기로 했다. 사람들은 기존 재벌들과 다른 '통 큰 기부 약속'에 열광했다. 당시엔 카카오를 취재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결정을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부의 규모도 화제였지만 기업가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계기였기 때문이다.
또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냈음에도 불굴의 의지로 성공한 그의 삶을 응원했다. 그는 5남매 중 유일하게 대학교에 입학했고 삼성SDS를 거쳐 한게임을 창업했다. 네이버와의 합병을 통해 NHN 출범시켰고 이후 카카오의 전신 아이위랩을 창업하는 등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 결과 카카오를 국내에서 가장 사용자가 많은 플랫폼으로 키워냈고 지금의 대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긍정적인 시선은 반년이 채 가지 못했다. 카카오 뿐 아니라 뱅크·페이·모빌리티·엔터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커졌다. 이해관계자가 많아졌고 갑자기 규모가 커지면서 잡음이 발생했다. 대외적으로 보여지는 그의 표정도 점점 어두워졌다. 국정감사 내내 불려다니며 '죄송하다' 혹은 '바로 잡겠다'는 얘기를 주로 했다.
뿐만 아니라 취재 과정에서 만난 카카오 관계자들 역시 지치고 힘든 모습이었다. 스타트업 시절부터 시장을 개척하고 사업을 키워왔지만 이제는 혁신이 아닌 구태의 상징으로 불리는 데 따른 피로감이 컸다. 플랫폼 사업의 규제 불확실성 뿐 아니라 카카오모빌리티의 요금인상, 카카오페이 임원들의 주식 매각 등 여러 계열사의 성급한 판단이 더해져 문제가 눈덩이처럼 커졌다. 외부환경을 탓하기도 어려웠다.
결국 카카오는 공동체 전략방향을 확립하는 컨트롤타워를 만들었고 그간 김 의장이 고수해왔던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도 막을 내렸다. 성장보다는 상생에 초점이 맞춰졌다. 지난 반년간의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더 성장하기 전에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더 나아지기 위한 성장통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지난 10여년간 카카오의 사업 방향 자체는 사용자의 삶을 더 편안하게 하는 쪽으로 성장해왔다. 김 의장이 늘 카카오톡 상태메시지로 해놓는다는 "내가 태어나기 전보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라는 말이 향후 10년 뒤에도 유효하길 바라본다. 다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국민기업으로 재도약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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