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깐깐해진 가이드라인에 준수율 47%로 '추락' 전년도 보고서와도 두 항목 준수 여부 변경…주주가치에 영향 주나
김슬기 기자공개 2022-06-14 12:48:19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3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N이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50% 밑으로 떨어졌다. NHN가 2020년에 밝힌 핵심지표 준수율과 2021년 보고서에서 기재한 부분도 차이가 났다. 올해 한국거래소가 물적분할 등으로 인한 기업가치 훼손 문제 등을 심도있게 들여다보고 있고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도 개정하면서 NHN이 준수여부를 변경한 것으로 파악된다.현재 NHN의 준수율은 여타 IT 상장사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2013년 네이버와 분할된 후 기업가치가 꾸준히 하락해 왔고 분할 후 단 한차례도 배당을 진행한 적이 없었다. 여기에 여러 차례 기업 분할 등이 이뤄졌다. NHN의 소액주주들은 기업가치가 훼손됐다고 판단, 주주행동에 나서고 있어 저조한 준수율은 향후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 NHN, 평균에도 못 미치는 준수율
NHN에 따르면 2021년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사항은 15개 중 7개였다. 준수율로 따지면 46.7%였다. 2021년 보고서에서는 2020년 준수사항도 2021년과 동일한 7개로 표기되었다. 한국거래소가 밝힌 2021년 준수율 평균치인 57.8%에도 한참 미치지 못한다.
다만 2020년 보고서에서는 15개 중 총 9개의 사항을 준수했다고 명시, 준수율 60%였다. 2021년 보고서와 다르게 표기된 부분은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의 분리 △내부감사부서(내부감사업무 지원 조직)의 설치 두 항목이다. 2020년에는 해당 항목 모두 준수했다고 했으나 2021년 보고서에서는 2년 연속 지키지 못했다고 기재했다.
올해 3월 한국거래소는 상장회사의 물적분할 등 소유구조 변경시 주주권리 보호 요구가 높아지고 의무공시 대상이 확대되는 점을 고려해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큰 틀에서는 물적분할 관련 주주보호 원칙을 신설해야 하며 계열기업 등과의 내부거래시 설명의무,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및 감사위원회 항목 등이 강화됐다.
개정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가 분리됐다고 볼 수 있으려면 '상근 경영진 또는 기타 비상무이사가 아닌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경우'여야 한다. 현재 NHN의 경우 정우진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사내이사인 이준호 회장이 이사회 의장이기 때문에 해당 항목을 준수한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또한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내부감사업무 지원 조직)를 설치했다고 보려면 '내부감사부서 구성원의 지위 보장을 위해 인사평가 및 인사이동 등에 있어 감사위원회(위원장)의 동의 등이 요구되어 경영진이 단독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여야만 한다. NHN은 감사팀을 두고 있지만 감사위원회가 내부감사 책임자에 대한 임면 동의권과 평가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아 이를 미준수했다고 설명했다.
◇ 지배구조, 주가에도 영향 미치나…2013년 시총 1.9조→1.2조로 역주행
한국거래소의 가이드라인이 깐깐해졌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NHN의 핵심지표 준수율은 타사 대비 낮다. 한국거래소는 2021년 지배구조보고서를 점검한 결과 세부원칙 준수율 57.8%를 기록, 2019년(47.9%), 2020년(49.6%) 대비 상승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NHN은 네이버(93%)나 카카오(73%) 등 경쟁사와 비교해도 낮다.
NHN은 주주 관련 항목 4개 중 2개를 지키지 못하고 있다.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2주 전에 내면서 관련항목을 준수하지 못했고 배당 관련된 부분도 미비하다. 거래소는 배당정책과 배당실시계획을 다르게 판단, 양자를 모두 충족했을 때만 준수했다고 보고 있다. NHN은 올해 주주환원정책을 수립했으나 배당을 실시하지 못했다. 시계열을 넓혀서 봐도 2013년 네이버와 분할된 후 단 한차례도 배당을 하지 않았다.
이사회 항목 중에서는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이나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이 수립되지 않았다. 감사기구 관련 부분에서는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로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를 개최 하지 않았다. NHN은 연간 3회 개최했다고 밝히고 있다.
결과적으로 NHN은 핵심지표 중 절반 이상을 준수하지 못했다. NHN의 이런 행보는 최근 소액주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2013년 분할 당시 NHN의 시가총액은 1조 9000억원대로 네이버(1조5000억원) 대비 컸으나 현재는 비교불가다. 10일 종가 기준으로 NHN의 시총은 1조1949억원이고 네이버는 44조2933억원으로 집계됐다.
NHN은 지난해말 NHN클라우드를 신설법인으로 하는 물적분할을 단행했다. 이미 NHN은 2017년 NHN페이코, 2021년 NHN두레이 등을 분사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NHN의 신성장동력이라고 할만한 부분들을 덜어내면서 9년간 기업가치가 상승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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