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중견그룹]달라진 '케이에스피', 형단조 사업 날개 단다②금강공업그룹 편입 후 경영 정상화, 경쟁사 '삼미금속' 인수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예고
신상윤 기자공개 2022-07-05 08:02:50
[편집자주]
중견기업은 대한민국 산업의 척추다.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을 잇는 허리이자 기업 성장의 표본이다. 중견기업의 경쟁력이 국가 산업의 혁신성과 성장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평가받는 이유다.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산업 생태계의 핵심 동력으로서 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견기업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각 그룹사들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9일 08: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강공업그룹의 선박용 엔진부품 및 형단조 전문기업 '케이에스피(KSP)'가 달라졌다. 한때 법정관리와 상장적격성 심사까지 받았던 기업이 경쟁사를 인수할 정도로 체력을 길렀다. 무엇보다 인수를 추진 중인 '삼미금속'은 재무구조를 제외하면 케이에스피보다 업력이나 자산, 매출 규모 등에서 월등히 앞선 기업이다.코스닥 상장사 케이에스피는 삼미금속 주주와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을 맺고 인수 절차를 밟고 있다. 형단조 전문기업인 삼미금속은 자산총액(지난해 말 기준)이 1500억원에 이르는 중견기업이다. 케이에스피 자산총액이 500억원에 못 미치는 것을 고려하면 외형이 3배가량 큰 기업을 인수하는 셈이다.
케이에스피는 신주를 발행해 삼미금속 주주가 보유한 주식과 교환할 예정이다. 통상의 현금이 오가는 인수합병(M&A)이 아니라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이다. 삼미금속 최대주주는 KB인베스트가 운용하는 '(합)코에프씨밸류업 사모투자전문회사(이하 코에프씨밸류업)'다.
이번 딜을 진두지휘한 이범호 케이에스피 대표는 "삼미금속은 전통의 형단조 사업을 영위하는 곳으로 아주 작은 크기에서부터 초대형 제품까지 생산할 수 있는 독보적인 역량을 가진 곳"이라며 "특히 삼미금속은 국내에서 가장 큰 50톤(t) 해머를 보유하는 등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케이에스피의 기존 형단조 사업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1977년 4월 설립된 삼미금속은 국내에서 가장 큰 해머를 보유한 형단조 전문기업이다. 국내외 상용차에 납품하는 프론트 액슬 같은 자동차 부품을 생산한다. 또 건설장비 등에 사용되는 중장비 부품과 선박 엔진 부품 같은 산업 전반에 필요한 소재를 공급한다. 주요 고객사로는 현대차, 두산중공업 같은 국내 대기업을 비롯해 캐터필러(Caterpillar) 등을 두고 있다.
전통의 형단조 사업을 하는 삼미금속은 40년 넘는 업력을 가진 만큼 수많은 풍파를 거쳤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삼미그룹에서 태동한 삼미금속은 법정관리를 거치며 삼호그룹에 인수되기도 했다. 경영난을 겪던 삼호그룹도 2012년 8월 삼미금속을 매각하면서 현재의 사모펀드 아래로 편입됐다.
다만 사모펀드로 경영권 이관 후 사세가 위축됐다. 지난해 매출액은 534억원으로 2012년과 비교하면 72.2% 줄어든 규모다. 2020~2021년 적자 경영을 이은 가운데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수익성 회복에도 난항을 겪으면서 '계속 기업에 대한 불확실성'을 내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케이에스피는 삼미금속 인수 후 경영 정상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모기업 금강공업이 삼미금속 채무상환을 위해 사채 출자에 나선 배경이기도 하다. 케이에스피는 삼미금속보단 형단조 업력은 짧지만 높은 산업 이해도를 기반으로 수익성 회복에 주력한다. 원자재 구매 및 삼미금속 운영자금 융통 등에서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삼미금속 인수로 케이에스피는 자체 확보가 어려운 초대형 부품 등으로 형단조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케이에스피는 건설장비를 비롯해 선박부품, 산업기계 등이 주력인 가운데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지난해 케이에스피의 형단조 매출액이 104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삼미금속을 통해 5배 큰 시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1991년 12월 설립된 케이에스피는 선박용 엔진밸브 스핀들과 형단조 사업이 주력이다. 현대중공업 등을 주력 고객사로 뒀으나 잦은 대주주 교체로 인한 내홍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케이에스피는 상장적격성 심사를 받는 등 코스닥시장에서 퇴출당할 위기도 겪었다. 우여곡적을 겪었던 케이에스피는 2017년 2월 기업회생절차와 이듬해 11월 금강공업그룹에 인수되며 정상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 결과, 케이에스피는 금강공업 지원에 힘입어 2017년 말 461%를 웃돌던 부채비율도 1년 만에 92% 수준으로 낮췄다. 금강공업에 피인수 직후인 2019년 3월에는 회생절차를 종결했고, 그해 흑자 전환을 시작으로 경영 정상화로 돌아섰다. 이 대표는 케이에스피 최고경영자(CEO)에도 올라 경영 정상화를 주도했다.
케이에스피는 최근 3년(2019~2021년) 연속 흑자 기조도 잇고 있다. 2018년 168억원에 그쳤던 매출액도 지난해 438억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번에 삼미금속 인수를 마치면 케이에스피 연결 자산과 매출액은 단순 합산 2000억원,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표는 "삼미금속 인수를 마치면 원자재 구매를 비롯해 통합 운영 등으로 형단조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초대형 형단조 제품 등 경쟁력이 케이에스피와 결합하면서 산업 전반의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케이에스피 인수 후 단기에 정상화를 이뤘던 것처럼 삼미금속도 재무구조 개선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신상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SNT모티브, 우수한 '경영성과' 가린 아쉬운 운영 방식
- '시공능력 99위' 보미건설, 캠코 담보채로 유동성 숨통
- [엔지니어링업 리포트]도화엔지니어링, '설계·CM' 부진에 이례적 분기 적자
- 디벨로퍼 시티코어, 서소문 사업성 개선에 '본PF' 기대
- [건설사 인사 풍향계]삼성물산 건설부문, 긴장감 더하는 '외부 영입' 눈길
- [건설부동산 줌人]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직급, '부사장→사장' 재격상
- SK에코플랜트, 리스크 전담 'BRM센터' 신설
- [건설사 인사 풍향계]현대엔지니어링, '재무통' CEO 체제 전환 눈앞
- 극동건설, 웅진 '렉스필드CC' 증자 참여 '외통수'
- '일본 골프장 인수' 웅진그룹, 극동건설 반대 '정면돌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