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관행된 공정위 4급 출신 영입 2015·2018년 이어 올해도 상근고문 채용, 경쟁당국 소통 및 규제방향 가늠 창구
원충희 기자공개 2022-07-07 10:15:29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5일 15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4급 출신을 상근고문으로 영입했다. 앞서 2015년, 2018년에도 4급 출신을 영입한 바 있다. 3~4년 주기로 공정위 출신 공직자를 데려오는 게 인사 관행처럼 자리를 잡게 됐다.SK하이닉스는 여러 협력업체를 두고 있는데다 인수합병(M&A) 승인, 일감 몰아주기 및 자회사 요건 등 공정거래법 개정 이슈 등 공정위와 엮일 일이 많다. 안정적인 기업경영을 위해 공정위 출신을 영입, 규제변화 방향을 가늠하기 위한 나름의 창구 마련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3~4년 주기로 서울사무소 과장급 영입
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를 통과한 공정위 4급 퇴직자 1명을 상근고문으로 영입했다. SK하이닉스는 2015년 5월 공정위 서울사무소 하도급과장(4급)을 상근고문으로 채용한데 이어 2018년 5월 공정위 서울사무소 경쟁과장(4급) 역시 상근고문으로 영입한 바 있다.
이번에 영입된 인사도 4급 공직자란 점에서 공정위 출신을 3~4년 주기로 영입하는 게 인사 관행처럼 내려오고 있다. 공정위 서울사무소는 하도급업체, 가맹대리점 등 불공정행위 신고 건을 담당하는 5개 지방사무소(서울, 부산, 광주, 대전, 대구) 중 하나로 위원회에 올라가는 전체 사건의 절반가량을 담당하는 곳이다.
SK하이닉스가 설계에서 제조까지 커버하는 종합반도체기업(IDM)이라 할지라도 반도체 산업 특성상 여러 소재·부품·장비업체와 함께 클러스터 단위로 활동해야 한다. 그만큼 상생협력이 기업이미지와 생태계 육성, 헤드라인 리스크를 관리하는 핵심요소다.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공정위는 대기업의 협력사 기술지원, 소부장 국산화 실적 등을 공정거래협약 평가에 반영한다. SK하이닉스로선 이런 분야에 전문적인 의견과 자문을 받아 갑을관계 개선을 추구해야 할 니즈가 큰 셈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협력사 대상 대금지급 주기를 단축하고 1300억원 규모 동반성장펀드 가운데 500억원은 2차 이하 협력사를 상대로 지원하고 있다. 협력사 기술보호를 위한 특허교육·컨설팅 대상을 1차 협력사에서 2차 이하 협력사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특히 2017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기술혁신기업 프로그램'은 조성욱 전 공정거래위원장이 모범사례로 꼽기도 했다.
◇상생협력·M&A·지배구조 등 엮이지 않은 분야 없어
여느 대기업이 그렇듯 SK하이닉스도 공정위와 엮인 이슈가 많다. 키파운드리, 키옥시아 등 M&A 과정에서 공정위 승인은 딜 결과를 좌우하는 핵심요소다. 일감 몰아주기(사익편취) 규제는 단골 아이템이다. 공정위 인사를 본격적으로 영입하기 전인 2014년부터 일감 몰아주기 이슈가 SK하이닉스 안팎으로 감돌기 시작했다.
공정위 인사를 주기적으로 영입하는 것도 경쟁정책 변화 방향을 가늠하기 위한 나름의 창구 마련이 현실적으로 필요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지주회사 위에 있던 SK C&C는 옥상옥 구조에다 시스템통합(SI) 기업이란 특성 탓에 공정위의 집중 감시를 받았다"며 "2012년 하이닉스가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하이닉스향(向) 매출이 늘어 내부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도 SK하이닉스는 핵심요인이다.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지주사의 자회사·손자회사 요건을 상장사와 비상장사 각각 지분 20%, 40%였던 것을 30%, 50%로 상향했다. 이럴 경우 최태원 회장→SK㈜→SK텔레콤→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소유구조에서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는 지분을 30%까지 확대해야 할 부담이 놓이게 될 수 있었다.
다행히 SK텔레콤을 인적 분할해 SK스퀘어를 중간지주사로 신설, SK하이닉스를 그 밑으로 옮겨놓으면서 규제위험을 줄였다. 신규로 지주사 전환 또는 기존 지주사가 자회사 및 손자회사를 신규로 편입할 때에만 확대된 자회사 요건(30%, 50%)이 적용하고 기존 지주사 체제 내 회사들은 현행(20%, 40%)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자회사를 100%로 둬야 하기 때문에 경영권 인수 및 지분 투자의 운신 폭이 좁아진 면은 있다. 키파운드리를 지난해 10월 5758억원에 지분 100%를 사들인 것도 이를 맞추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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