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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탈정유 로드맵]'수소 드림' 최전선 선 현대오일뱅크2023년 화이트 바이오 사업 진출, 2025년 블루수소 생산 계획

김위수 기자공개 2022-07-29 10: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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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 시대의 종말이 다가오면서 원유를 수입, 정제해 판매해온 정유사들이 출구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확대된 유가 변동성과 횡재세 부과 가능성 등은 정유업의 탈정유 행보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사들이 점찍은 신사업은 주로 주유소를 활용한 거점 사업이나 석유화학, 친환경 에너지 사업 등이다. 더벨은 국내 정유사들의 탈정유 로드맵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8일 09: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마이너스(-) 5933억원과 1조1424억원. 현대오일뱅크의 2020년과 2021년 영업이익이다. 정유사들이 정유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하기 위해 나서는 이유는 전세계적인 탈탄소 기조에 동참하는 측면도 있지만 실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고육지책이기도 하다. 2개년의 실적은 유가 변동성에 취약한 정유업의 리스크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런 배경에서 현대오일뱅크는 정유업이 좋았던 올 1분기 7045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두고도 탈정유 로드맵을 실현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블루수소·화이트 바이오·친환경 화학 소재 사업을 육성해 80%가 넘는 정유업 매출 비중은 45%로 축소하겠다는 계획이다.

가장 큰 의지를 보이는 사업은 수소다. 현대중공업그룹 차원에서 수소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어 놓은 상황이라 사업 추진 동력이 다른 기업보다 클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좌초된 기업공개(IPO)로 당초 예정됐던 2조~3조원 수준의 자금조달은 무산된 상태다. 그럼에도 올해 정유업의 호조와 현대중공업그룹 지원군으로 있어 신사업 로드맵을 착실히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화이트 바이오 진출 임박, 비전 2030 이룰까

현대중공업그룹이 구상하는 수소 밸류체인에서 현대오일뱅크는 처음과 끝을 맡는다. 2025년까지 블루수소 10만톤(t)을 생산한다는 것이 첫번째 목표다. 블루수소는 정유 및 석유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에서 탄소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제조한다.

현대오일뱅크의 수소 거점은 대산공장이 될 전망이다. 현재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완공을 목표로 대산공장에 블루수소 생산설비를 건설 중이다. 대산공장에는 정유설비는 물론 아로마틱 석유화학 설비, 롯데케미칼과 설립한 중질유 석유화학분해시설(HPC·Heavy-feed Petrochemical Complex)이 위치해있다. 부생수소를 확보하기 좋은 조건이다.

부생수소에서 탄소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탄소포집·활용(CCU) 기술이 필요하다. 현재 현대오일뱅크는 중앙기술연구원을 통해 탄소를 포집해 자원화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회수한 탄소를 활용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신비오케미컬과 함께 액체탄산 생산공장을 구축하고 탄산가스, 드라이아이스 등으로 제품화한다는 목표다.

수소 밸류체인에서 현대오일뱅크의 또 다른 역할은 주유소 네트워크를 통한 수소 충전소 구축이다. 2030년까지 전국 180개 수소차 충전소를 마련하는 것이 현대오일뱅크의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수소연료전지 사업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수소 사업이 미래 에너지 전환 차원에서 중요하게 여겨진다면 가장 임박한 사업은 화이트 바이오다. 당장 내년까지 2세대 화이트 바이오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내년까지 대산공장에 연산 13만톤 규모 차세대 바이오디젤 제조 공장을 건설하며 사업 개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대산공장 일부 설비를 연산 50만톤 규모 수소화 식물성 오일 생산설비로 전환하고, 해외에 바이오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30년 화이트 바이오 사업에서 100만톤 규모의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HPC, 영업이익 개선효과 기대되지만…

석유화학사업에서의 성과도 기대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올레핀 설비 HPC 설립을 완료한 상태다. HPC는 1년에 폴리에틸렌(PE) 85만톤, 폴리프로필렌(PP) 50만톤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다. HPC는 현대오일뱅크의 화학·소재 분야 신사업이기는 하지만 엄밀히 말해 차세대 사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정유업과 함께 미래 사업을 위한 투자재원 확보를 보조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오일뱅크가 올레핀 사업 진출을 선언한 것은 2018년으로 GS칼텍스와 같다. 올레핀 설비의 기계적 준공을 완료한 시점도 지난해로 엇비슷하다. GS칼텍스의 경우 이미 MFC에서 매출이 발생하고 있지만, 현대오일뱅크는 아직 상업가동 시점을 정하지 못한 상태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롯데케미칼과 함께 세운 합작사 현대케미칼을 통해 HPC 설립에 나선 점이 차이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현대케미칼 측은 "HPC 사업에서 시운전 중 생산되는 석유화학 제품은 롯데케미칼로 전량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업가동이 진행되더라도 HPC에서 생산된 제품 대부분이 롯데케미칼에 공급되거나 롯데케미칼을 통해 판매된다. 안정적인 수요처가 있는 만큼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최근 고유가로 인한 원가 상승,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둔화 및 수요부진, 중국 석화업체의 증설로 인한 공급과잉 등은 국내 석유화학 업체의 사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HPC 가동을 서두르지 않고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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