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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별따기' 심야택시, 모빌리티업계에 기회일까 [택시대란, 묘수 찾는 모빌리티업]①배달 등 넘어간 드라이버 인력 다시 끌어와야, 우버·타다 등의 규제완화도 거론

원충희 기자공개 2022-08-11 11:19:28

[편집자주]

심야 시간대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연일 '택시대란'이 벌어진다. 코로나19 사태 2년간 택시기사들이 업계를 떠나거나 배달 등의 분야로 이동하면서 드라이버 인력이 급감한 탓이다. 각종 대책을 준비하는 정부와 별개로 택시 기반 모빌리티업체들도 급증한 수요에 대응하고자 각개전투를 벌이고 있다. 서울-경기권 기반 주요 모빌리티 기업의 택시사업 전략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9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택시대란이 아닌 택시인력 대란이다."

서울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지난 4일 열린 '택시대란 어떻게 풀 것인가' 민·관·학 학술토론회에서 안기정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 상황을 이렇게 진단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택시기사들이 업계를 이탈하면서 공급이 줄어든 가운데 엔데믹을 맞아 택시 수요가 급증하자 수급이 꼬인 탓이다.

정부에서 갖가지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데 우버, 타다 등 모빌리티업체 규제를 풀어주는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와 별개로 택시 기반 모빌리티업체 역시 급증한 택시수요에 대응코자 각종 대책을 준비 또는 진행 중이다.

◇엔데믹 맞아 수요 느는데 공급은 부족 "택시보다 배달이 낫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올해 법인 및 개인 택시자격취득자(택시면허)는 지난달까지 1만4509명으로 이 가운데 실제 택시업 종사자는 약 19% 수준인 2690명으로 집계됐다. 작년에도 택시면허 취득자 2만5740명 중 실제 종사자는 24.5%인 6316명에 그쳤다.

법인택시의 경우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가동률은 올 3월 31%로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 말 50% 수준에서 급격히 떨어졌다. 전국 택시기사 수 또한 5월 기준 23만9195명으로 2019년 말(26만 7189명) 대비 2만8000여명 줄었다. 반면 수요는 크게 늘었다. 카카오T 기준 지난해 대비 최근 수요 증가율은 137%에 달했다.

택시대란은 차량대수 부족 문제가 아니라 기사 수 부족이 원인이다. 지난 4일 대한교통학회가 개최한 민·관·학 토론회에서 택시인력 대란이 강조된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2020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법인택시 기사들이 배달이나 택배업계로 이동한 결과로 보고 있다.

모빌리티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거리두기를 완화하면 배달수요가 줄어 기사들이 다시 택시업계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며 "주취자들을 만나기 쉬운 심야택시보다 배달이 더 근무조건이 좋은데다 정체된 택시요금과 달리 배달은 한 번에 여러 건을 수행할 수 있어 택시보다 벌이가 낫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 : 대한교통학회 (박호철 명지대 교통공학과 교수가 지난달 말 수도권 택시운전자 16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실제로 택시 기본요금은 2013년 3000원에서 6년만인 2019년 초 3800원으로 오른 것이 전부다. 배달비는 수요·공급에 따라 건당 3000원에서 5000~6000원까지 탄력적으로 움직이는데 택시요금만 그대로인 상태다. 결국 드라이버를 택시업계로 끌어올려면 요금제 개편이 필요한 상황이다.

박호철 명지대 교통공학과 교수가 지난 4일 열린 토론회에서 발표한 수도권 지역 택시 운전자 1615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10% 이상 요금이 증가한다면 심야시간대 운행하거나 운행시간을 연장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60% 가까이 집계돼 가장 많았다.

또 최근 한 달 내 최소 1회 이상 택시를 이용한 시민 32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41.3%가 '탄력요금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다만 현행 택시 심야요금에 대해 '높다'고 응답한 비율도 47.1%에 이른다.

◇정부 대책과 별개로 모빌리티업체들 '드라이버 확보' 경쟁 치열

택시대란이 4개월째 지속되면서 정부도 대책을 마련 중이다. 이 가운데 우버·타다 등 모빌리티업체를 풀어주는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그간 모빌리티업체는 택시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사업이 꺾인 적이 많았다.

2013년 국내시장에 뛰어든 우버는 불법이슈로 1년 반 만에 철수했고 규제를 우회한 카카오 카풀, 타다 등도 택시업계 반발과 이어진 불법 논쟁으로 사업을 접어야 했다. 이는 결국 택시기사의 근무여건 개선과 소비자 편익을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져 현재 택시대란 발생에 일조했다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T), 진모빌리티(아이엠택시), 브이씨엔씨(타다) 등 택시업 기반 모빌리티는 정부 대책과 별도로 대응방안을 내놓고 있다. 심야에 택시 잡기가 어려워지니 탄력요금제가 적용되는 대형택시도 마다하지 않고 부르는 고객들이 많아졌다. 모빌리티업체들 또한 각종 인센티브를 내세워 드라이버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가령 우버와 티맵모빌리티의 합작법인 우티(UT)의 경우 자사 앱을 이용하는 모든 택시기사를 대상으로 인센티브 지급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수요가 높은 피크 시간대에 우티 앱을 이용하는 택시기사를 대상으로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말까지 가맹택시는 운행 건당 6000원, 중개서비스를 이용한 일반 택시에는 건당 3000원을 지급한다. 프로모션 적용 시간대는 평일 오전 7~10시와 오후 10시~오전 3시, 주말 오후 12시~오후 6시와 오후 10시~오전 3시로 서울시 내에서 출발한 여정에 한해 진행된다.


또 가맹 가입비, 차량 랩핑 비용, 교육비용을 전액 무료로 지원하는 것과 더불어 승객과 기사 간 양방향 별점 제공을 통한 상호평가 시스템을 운영하고 통행료 자동정산 기능을 제공하는 등 기사를 위한 혜택과 편의성을 강화했다. 국내 앱과 해외에서 사용되는 우버 앱의 자동전환 기능으로 우버 앱을 이용하는 해외 입국자가 늘수록 우티 콜도 증가해 기사들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 다른 모빌리티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택시단체와 정치권 여론을 의식해 대놓고 규제를 풀어달라거나 중형택시 탄력요금제 실시 등을 얘기하진 않지만 내부에서 타이밍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며 "드라이버 확보를 위한 인센티브 등은 우티 뿐만 아니라 다른 모빌리티업체들도 하고 있고 이들 간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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