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업 넥스트 비전]이스트시큐리티, '알약' 기반 수익 안정화…IPO '잰걸음'④2020년 흑자전환, 막 오른 정진일 대표 체제…'알약 오류' 악재 극복 관건
이장준 기자공개 2022-09-22 12:53:59
[편집자주]
조용하던 보안업계가 꿈틀대고 있다. 물리적인 위협을 넘어 온라인 영역에서 해킹 등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업의 영역이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에는 투자 유치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기업가치를 새롭게 인정받으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보안업계 주요 플레이어들의 사업 포트폴리오 등 현황을 분석하고 비전과 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0일 09: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스트시큐리티가 이스트소프트에서 독립한 지 5년이 지났다. 그동안 안랩의 'V3'와 함께 토종 안티바이러스 백신의 양대 축인 '알약'으로 역량을 입증했다. 2년 전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수익이 안정 궤도에 접어들고 있다.다음 목표는 2년 후 기업공개(IPO)다. 올해 정진일 신임 대표 체제로 전환하고 SaaS, 메타버스, 가상자산 등 신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투자 유치와 함께 적극적인 인수·합병(M&A)도 예고했다.
다만 최근 '알약 오류' 사태라는 악재를 만나 위기 대응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스크를 해소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무난하게 확보할지 관심이 쏠린다.
◇1600만 사용자 확보한 '알약' 저력…2017년 별도 법인 분사
이스트소프트는 2007년 백신 프로그램 '알약 1.0 공개용'을 출시했다. 알약은 해를 거듭하며 바이러스와 애드웨어 루트킷 등 악성코드 파일 검사 및 치료, 사전방역, 랜섬웨어 차단 등 기능을 토대로 강력한 통합 보안 솔루션으로 진화했다.
2017년에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보안 전문 자회사 이스트시큐리티를 만들었다.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포털, 게임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면서 사업별 전문성과 성장을 고려한 조치였다.
당시 알약이 안드로이드 국내 모바일 보안 앱 가운데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쾌거도 이뤘다. 2019년에는 '알약 EDR'(엔드포인트 기반 지능형 위협 감지 대응 솔루션)을 출시했는데 이 역시 이듬해 사용자 1만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모바일 버전인 '알약M' 역시 누적 다운로드 수가 2020년에 2000만건을 넘어섰다. 알약과 알약M의 사용자 수는 1600만명을 넘어섰고 이를 통해 연간 1억9000만건 이상의 악성코드를 탐지하고 있다.
현재 이스트시큐리티의 사업 영역은 크게 △엔드포인트 보안 △데이터 보안 △인텔리전스 보안으로 구분된다. 알약으로 대표되는 엔드포인트 보안부터 알약 EDR을 통해 알려지지 않은 위협 행위를 차단하고 '쓰렛인사이드(Threat Inside)'를 통해 위험을 식별하고 분석하는 식으로 대응한다.
특히 관리자가 기업 내 알약 제품군이 설치된 PC에 대한 통합적인 관리 및 자산관리, 보안 정책 등을 수행하는 통합 중앙 관리 솔루션인 'ASM(ALYak Security Manager)'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효율적인 사내 보안 통합관리가 가능하고 업무 효율을 높여 비용 절감 효과도 낼 수 있다.
◇IPO 통해 클라우드·메타버스 등 신사업 추진 동력 확보 계획
이들 라인업을 토대로 이스트시큐리티는 출범 이후 매년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2018년 138억원이었던 영업수익은 이듬해 139억원, 2020년에는 161억원으로 늘어나며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79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2020년부터는 영업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는 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률은 3%를 기록했다. 이마저도 일회성 비용을 조정하면 9% 수준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올 들어서는 정진일 신임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델 테크놀로지스, 메가존 등을 거친 IT·클라우드 분야 전문가로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경영 관리 역량이 우수하다는 평이 따랐다.
정 대표 체제에서 이스트시큐리티는 본격적으로 클라우드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보안 솔루션 개발에 돌입하고 있다. 엔트포인트 보안 영역을 모바일로 확장하고 메타버스, 가상자산 영역에서 신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5월에는 KB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IPO 준비 절차도 본격화했다. 오는 2024년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당시 150억원 규모의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IPO)에도 성공했다. 유암코IBK금융그룹PEF, HB인베스트먼트, NH헤지자산운용이 이스트시큐리티의 보안 산업 내 높은 영향력과 B2C 기반 비즈니스 역량을 인정받았다.
다만 최근 뜻밖의 악재를 만났다. 지난달 30일 '알약 공개용' 제품이 정상 프로그램을 랜섬웨어로 인식하면서 약 1300만대의 PC 화면이 멈추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스트시큐리티 측은 즉각 장애 해결을 위한 방안을 안내하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랜섬웨어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탐지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업데이트 과정에서 생긴 오류였다.
알약은 이스트시큐리티를 대표하는 주력 제품군인 만큼 현재 전사적 차원에서 TF팀을 꾸리고 위기 대응에 나섰다. △랜섬웨어 프로세스 강화 △전략적 배포 프로세스 개선 △오류 조기 발견·차단 시스템 고도화 △실시간 대응 시스템 개선 등 재발 방지책도 발표했다. 알약이 신뢰를 회복하느냐가 성공적인 코스닥 시장 진입을 위한 전제 조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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