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10월 21일 08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년째 적자다. 매출은 이전부터 꾸준히 줄었다. 영업 위축은 현금 경색으로 이어졌다. 현금 창출력 지표인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로 돌아선지 오래다. 유동비율은 우하향하고 부채비율은 우상향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지속된다.회사의 정체는 '알에프세미'다. 소자급 반도체 칩을 전문으로 생산한다. 26년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재직한 이진효 대표가 1999년 창업했다. 재직 당시 그는 국내 대기업의 D램 기술 개발에 참여해 반도체 산업을 성장시키는데 일조했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쉰 살이 넘어 자기 사업체를 꾸렸다.
알에프세미는 최근 불안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위태로운 재무구조 위에서 수장인 이 대표의 지배력마저 쪼그라들고 있다. 이 대표 지분은 지난 1년간 조금씩 깎여 올 상반기 말 결국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작년 초 20%대 지배력과 비교해 단기간 급격한 지분 변화가 이뤄졌다.
특수관계인의 움직임도 긴장감을 키웠다. 아들이자 사내이사인 이근화 팀장은 올초 두 차례 지분을 처분했다. 해당 물량은 이 팀장이 작년 중순 메자닌에 대해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해 확보했다. 기껏 보충한 지배력을 반년 만에 고스란히 반납했다. 설립 때부터 이 대표 곁을 지켰던 신희천 전무 역시 올해만 지분이 2.6% 감소했다.
대주주의 갑작스러운 지분 변동에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2007년 코스닥 상장 때부터 알에프세미를 가까이서 지켜봐 왔다는 인물의 입을 통해 어렴풋이 답을 짐작해 볼 뿐이다. 그는 "반도체 기술력과 자체 확보한 팹을 통해 전력반도체 시장으로 새롭게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데 자금상황이 여의치 않다 보니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며 "업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 엔지니어 출신의 이 대표 입장에서 속사정을 내보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정을 모르는 주주들은 답답하다. 지속된 실적 부진과 쪼그라드는 자산, 추락하는 주가에 애가 탄다. 이러다간 내년에 관리종목이 될 것이라고, 시장엔 M&A 소문이 돌던데 매각되는게 아니냐고 발만 동동 구른다.
불안을 키운 건 회사의 태도다. 알에프세미는 지난 몇 년간 흔한 기업설명회(IR) 한번 개최하지 않았다. 기업 홈페이지나 시장공시채널 어디에도 중장기 전략을 엿볼 수 있는 IR자료가 없다. 그러는 사이 주가는 1년 새 약 80% 곤두박질쳤다. 이달 시가총액은 300억원으로 코스닥 시총 1470위권을 기록 중이다.
알에프세미에게 필요한 건 시장과의 소통이다. "기름밥 먹는 엔지니어는 주가에 신경쓰지 않는다"거나 "오직 실적으로 답하겠다"는 핑계는 더는 통하지 않는다. 꼬리를 무는 물음들에 답하는 게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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