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ting Watch]동국제강, 신용등급 스플릿 해소…BBB+로 복귀실적호조·저수익 해외사업 매각으로 재무건전성 개선
이지혜 기자공개 2022-12-05 07:11:23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9일 08:4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국제강이 신용등급 스플릿(불일치) 상태에서 벗어났다. 한국기업평가까지 동국제강의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으로 높이면서 신용평가사 세 곳이 한 목소리를 내게 됐다.신용도 개선을 이룰 수 있었던 데는 실적 증가와 저수익 해외사업 정리 등 효과가 컸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이 완화하면서 건자재와 가전 수요가 늘어 철강제품 판매가 늘었다.
여기에 관계기업이었던 브라질 CSP제철소 보유지분 등을 유럽 최대 철강회사인 아르셀로미탈에 전량 매각하기로 결정한 점이 신용도 상승의 발판이 됐다. 그동안 브라질 CSP제철소는 동국제강에게 있어서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졌다. 실적부진으로 동국제강이 오랜 기간 출자를 했던 탓이다. 여기에 1조원에 달하는 지급보증까지 섰기에 동국제강으로서는 부담이 상당했다는 평가다.
◇동국제강 스플릿 해소, 유효 신용등급 BBB+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이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 3사에서 받은 장기 신용등급이 ‘BBB+/안정적’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기업평가가 25일 동국제강의 신용도를 ‘BBB/긍정적’에서 한 노치 높이면서다. 한국신용평가는 10월 말,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달 중순 동국제강의 신용도를 상향 조정했다.
동국제강이 BBB+의 신용도를 회복한 것은 약 8년 만이다. 동국제강은 2012년까지만 해도 신용등급이 A+로 높은 편이었지만 조선업에 쓰이는 후판부문 수익성 악화, 브라질 CSP제철소 투자 부담 등으로 신용등급이 한때 BB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동국제강의 신용도 상승은 실적 개선이 주효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중단기적으로 철강업황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동국제강이 개선된 이익창출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추가 투자부담이 있긴 하지만 재무안정성 개선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국제강은 올 들어 3분기까지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6480억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어났다. 동국제강은 2020년 이전까지만 해도 영업이익이 1000억~2000억원대에 머물렀지만 지난해를 8030억원으로 늘어나더니 올해도 견조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실적전망도 밝은 것으로 분석됐다. 봉형강과 칼라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다. 업황 전망은 어둡지만 동국제강이 버텨낼 만한 체력을 길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국제강은 봉형강 시장에서 시장지위가 높고 상대적으로 우량 고객을 둔 덕분이다. 봉형강은 주로 건설업에 쓰이는 철강제품인데 동국제강은 이 부문에서 시장점유율이 2위에 이른다. 칼라강판 분야에서는 국내 기준 생산능력 1위에 올라 있으며 수출 중심으로 판매량을 늘려 내주위주인 봉형강의 사업위험을 분산하고 있다.
◇저수익 해외사업 정리, 재무부담 완화
동국제강이 해외사업을 정리한 점도 신용도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동국제강은 올 7월 중국 생산법인을 매각해 처분이익 772억원을 거둔 직후 8월 브라질 일관제철사 CSP 보유지분 전량을 아르셀로미탈에 전량 매각하기로 계약했다. 매각구조 상 기존 보유주식에 대한 매각대금 전액이 CSP 신주 인수에 투입되므로 동국제강의 실질적으로 얻는 현금은 없다.
그런데도 신용평가사가 긍정적이라고 판단한 이유는 재무안정성이 제고되는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동국제강이 브라질CSP 제철소에 제공하고 있는 지급보증 잔액이 1조원에 달한다”며 “현지 시황과 환율 등에 따라 CSP제철소의 실적이 가변적이며 채무상환 부담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이번 지분 매각으로 동국제강의 잠재적 재무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국제강은 후판부문의 원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합작투자를 기반으로 브라질 CSP제철소를 2016년부터 가동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브라질 CSP제철소는 동국제강의 체력을 깎아내기만 했다. 영업실적이 부진하고 재무안정성이 불안정해 동국제강이 끊임없이 출자해야 했던 탓이다. 앞으로 브라질 CSP제철소를 매각하고나면 동국제강은 이런 부담에서 벗어나게 된다.
덕분에 동국제강의 재무안정성도 중단기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동국제강은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2018년 182%에 이르렀지만 올 3분기 말 기준 90.6%로 크게 개선됐다. 현금창출력이 좋아진 데다 원자재 가격 조정, 적극적으로 재무건전성을 관리한 효과를 봤다.
한국기업평가는 “동국제강이 고부가가치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ESG 관련 투자를 확대,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하면서 자금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면서도 “확충된 재무완충력과 적극적 재무건전성 관리 기조 등을 고려하면 전반적 재무안정성은 중단기간 개선되는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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