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인사 풍향계]회추위 뒤 달라진 차기 신한은행장 하마평⑧임기 남은 조용병 회장, 진옥동 내정자와 협의 인사…유력 후보군 다양화
고설봉 기자공개 2022-12-14 08:29:07
[편집자주]
신한금융그룹 인사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맞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3연임을 다룰 이사회 내 회추위가 잰걸음을 하고 있다. 연내 회장 후보를 세워 빠르게 지배구조 안정화 하려는 취지다. 이와 맞물려 자회사 수장을 결정하는 자경위도 곧 가동될 전망이다. 인사 시즌에 맞춰 신한지주 경영진과 신한은행 부행장, 계열사 CEO들도 동분서주 중이다. 차기 지배구조에 편승하기 위한 수 싸움에 들어갔다. 더벨은 2023년 신한금융 인사를 조망하고 그룹을 이끌어갈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3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을 이끌 차기 은행장 하마평이 달라졌다. 신한금융그룹 차기 회장으로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내정되면서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끝난 뒤 은행장 하마평은 급물살을 타며 차기 지배구조 변화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다.회추위 이전 진 내정자의 신한은행장 연임과 새로운 인물로 교체 전망이 팽팽히 맞섰다. 신한금융 안팎에선 조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할 경우 대규모 지배구조 개편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사실상 마지막 임기인 만큼 내년 조용병 체제의 색깔을 완전히 드러낼 것이란 예상이 우세했다.
이에 따라 세대교체를 단행하고 주요 보직에 있던 핵심 대표이사(CEO)들은 이선 후퇴 시킬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그 대상은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이었다. 이들을 신한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선임하는 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부상한 인물은 조 회장의 신뢰가 두터운 현 경영진들이었다. 허영택 신한지주 경영관리부문장(CMO, 부사장)과 정운진 신한캐피탈 사장(CEO), 이인균 신한지주 운영부문장(CSSO, 부사장) 등이 차기 신한은행장 후보로 하마평에 올랐다.
이외 신한은행 부행장들도 하마평에 이름을 올렸다. 정용욱 경영지원그룹장(부행장)과 한용구 영업그룹장(부행장), 전필환 디지털전략그룹장(부행장) 등도 차기 신한은행장에 근접한 인물들로 부상했다.
회추위뒤 차기 신한은행장 하마평은 크게 바뀌었다. 진 내정자가 차기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큰 폭의 세대교체 및 조직개편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회장에 이어 신한금융 내 의전 서열 2위인 신한은행장 후보군에 진 행장과 가까운 인물들이 새로 등장하는 모습이다. 차기 은행장 인사는 조용병 회장의 임기내에 이뤄진다. 조 회장의 뜻도 포함되지만 진옥동 내정자와 조율을 통해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회추위 뒤 기존 하마평에 등장했던 인물들 가운데 여전히 강력한 신한은행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정운진 사장과 전필환 부행장 등 두명이다.
정 사장은 신한은행 경영기획그룹장과 신한지주 GIB사업부문장을 거친 자본시장 전문가다. 2020년 취임 후 신한캐피탈의 체질을 IB 전문사로 개선해 최대 실적을 이끄는 등 경영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정 사장의 최대 강점은 현 정권과 코드가 맞다는 점이다. 대구 출신으로 계성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정 사장은 계성고 동문인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진 행장과 접점이 크지 않아 차기 지배구조에서 요직에 발탁될 수 없다는 전망도 있다.
전 부행장은 신한은행 내에서 진 내정자의 뒤를 잇는 핵심 일본통으로 꼽힌다. 오사카지점장과SBJ은행 부사장 등을 지냈다. 2021년 신한은행 부행장으로 승진해 디지털개인부문장을 맡아 신한은행의 디지털 금융 생태계 확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배달앱 '땡겨요'의 시장 안착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진 행장과 이력이 너무 겹친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조금 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현 정권과 접점이 크지 않은 것도 단점으로 여겨진다. 전 부행장은 목포 덕인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전북 임실 출신인 진 내정자에 이어 전 부행장이 신한은행장에 오르면 신한금융 요직을 모두 호남 출신 인사들이 차지한다는 부담도 있다.
기존 하마평에 등장했던 이인균 부사장의 경우 신한카드 사장 후보군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정용욱 부행장과 한용구 부행장도 은행장 경합에서 조금 멀어졌고 비은행 자회사 CEO 후보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특이한 것은 허 부사장이다. 허 부사장은 조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할 경우 신한지주 부회장, 신한은행장 등 요직에 두루 이름이 오르내렸던 인사다. 그만큼 조 회장의 신뢰가 두텁고 경영성과 등 실력 면에서 압도적 퍼포먼스를 낸 인물이다.
하지만 진 행장과 신한은행장 자리를 두고 2018년 한 차례 경합을 벌였던 만큼 진 내정자가 꾸리는 차기 신한금융 지배구조에 이름을 올리긴 힘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신한지주 CMO로 경영능력과 리더십을 인정받은 그룹 미래자산인 만큼 진옥동 체제에서도 중용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남았다.
전체적으로 조 회장의 사람들이 대다수 였던 차기 신한은행장 하마평은 진 내정자가 신뢰를 주고 있는 인물들로 크게 늘어난 모습이다. 차기 지배구조 정점에 선 진 내정자가 함께 일할 핵심 파트너인 신한은행장을 본인과 코드가 맞는 사람들로 선임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회추위 이후 급부상하고 있는 인물은 정상혁 신한은행 경영기획그룹장(부행장)이다. 차기 신한은행장 후보군 가중데 가장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특히 정 부행장의 경우 진 내정자가 가장 신뢰하는 경영진이라는 점에서 차기 행장 구도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하고 있다. 진 내정자는 2019년 3월 은행장에 취임한 뒤 곧바로 정 부행장을 비서실장으로 선임했다. 이어 2019년 말 상무, 2020년 말 부행장으로 1년마다 승진시키며 날개를 달아줬다.
정 부행장은 2020년부터 신한은행의 자금 조달과 운용, 재무, 기획, 전략 등 핵심 부서를 총괄하며 경영기획그룹장(CFO)로 활약하고 있다. 정 부행장은 진 내정자와 서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최고 파트너라는 평가다.
진 내정자는 ESG와 사회적 책무, 디지털전환 등 미래지속경영을 키워드로 내세우고 있다. 그만큼 재무적 역량으로 신한은행 실적을 챙겨왔던 정 부행장이 보완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으로 부각된다. 특히 신한금융 내 순이익 기여도가 65%에 달하는 신한은행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된다.
실제 2019년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신한은행은 정 부행장이 CFO로 취임한 2020년부터 부실을 털어내고 실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사상 최대실적 기록을 연달아 갈아치웠고 올 3분기 KB국민은행을 누르고 1등 은행으로 도약했다.
박성현 신한은행 부행장도 하마평에 새롭게 등장했다. 부산 대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 서울대 경영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박 부행장은 신한지주 전략기획, 은행 영업 등 핵심 직무와 요직을 두루 거쳤다.
박 부행장은 기관고객부장 시절인 2018년 5월 신한은행의 서울시금고 은행 선정 주역이란 평가를 받는다. 재선정 입찰을 앞둔 올초 기관영업그룹장으로 복귀해 약 48조원에 달하는 서울시 1·2금고 은행을 사수하는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박 부행장의 깝짝 하마평 등장은 역대 신한은행장이 모두 신한지주 CSSO를 거친 전략통이란 점에서다. 박 부행장은 신한지주 전략기획팀장과 부장, 본부장에 이어 전략·지속가능경영 책임자(CSSO·부사장) 등을 지낸 전략통이다. 2002년 제주은행 인수, 2006년 조흥은행 합병 작업을 담당했다. 아시아신탁과 오렌지라이프 편입 작업을 지휘하기도 했다.
신한금융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신한은행장은 진옥동 내정자가 추천한 인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차기 지개구조에서 진 행장과 코드가 가장 잘 맞고 경영역량과 리더십, 지역 안배 면에서 캐릭터가 겹치지 않는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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