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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인사 풍향계]‘보고’에서 시작된 이복현 원장의 개혁 의지②임원 업무보고 과정에 핵심 없고 디테일 떨어진다 지적…전문성 위주 인적 쇄신

고설봉 기자공개 2022-12-15 08:26:54

[편집자주]

금융감독원 정기인사가 그 어느 때보다 큰 폭으로 단행된다. 취임 후 한 차례 조직을 뒤흔들었던이복현 원장은 이번 인사에서 자신의 색깔을 한층 더 드러낼 예정이다. 원칙과 공정을 앞세워 실력과 실적 위주로 평가 시스템을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권역과 출신에 따른 자리 나누기를 지양하고 공채 기수 위주 예측 가능한 인사제도를 정착시키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더벨은 금융감독원의 인사를 조망하고 그 속에 내포된 의미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4일 10: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인적 쇄신과 조직 개혁 의지는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일각에선 취임 초기 업무파악 과정에서 금감원 임원들이 보고 과정에서 보였던 행태에 대한 이 원장의 평가가 발단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이 원장은 취임 초기 실국장 및 부원장보 등 임원들의 보고 및 보고서에 불만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 핵심적이고 정확한 내용이 없고 보고 자체도 디테일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내렸다는 후문이다.

이러한 보고 등을 수 차례 겪으면서 이 원장은 인사제도 혁신을 통해 조직을 개혁하고 인적 쇄신을 단행하겠다는 뜻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능력 위주 인사를 전진배치해 분위기를 환기하고 업무 전문성을 높이는 쪽으로 금감원을 개혁하기 위해서다.

실제 이 원장 취임 초기 금감원에선 다양한 이슈에 대한 보고가 진행됐고 각 부서마다 업무보고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개별 이슈에 대한 금감원 보고가 시장 상황과 동떨어지거나 금감원의 기존 일하던 방식을 옹호하는 쪽으로 치우친 경우가 많았다는 후문이다.

더불어 과거 사건 등을 축소하거나 별도 코멘트 등으로 이슈를 보고자 관점으로 해석해 전달하는 등 상황이 펼쳐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 입장에선 이런 부분들을 납득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업무보고 등에서 이 원장은 ‘이 분들이 자신들에 유리하게 보고를 하는구나’거나 ‘아직 원장이 업무 파악을 하지 못했다는 전제로 이슈를 다르게 전달하고 있다’는 식의 부정적인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이 원장은 금감원 전반에 대한 이슈 및 업무 파악에 주력했다. 수년치 보고서를 훑으며 개별 이슈에 대한 세부 내용을 숙지하고 시장에서의 평가 등과 결합해 정확한 평가를 내리는 시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업무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이 원장은 이후 보고 때마다 질문을 통해 업무 담당자 및 임원 등과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날카로운 이 원장의 질문에 보고자들이 진땀을 빼는 경우가 많았다는 후문이다.

이후에도 이 원장은 보고 및 보고서를 그냥 지나치지 않기 시작했다. 질문을 통해 보고 내용을 조금 더 깊이 접근해 명확한 원인 등을 밝혀내는 작업을 시작했다. 또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이 원장 스스로 업무 전문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임원들에게 간접적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결국 인적 쇄신을 통해 조직을 개혁해야 본인이 느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인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인사를 통해 각 부서장 및 임원들에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다. 특히 자리에 맞는 전문성을 가지게 하는 쪽으로 혁신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이 원장의 마음속에 확고하게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앞선 관계자는 “이복현 원장 취임 초기 일부 임원 등이 일종의 기싸움을 하는 것 같은 상황이 연출됐는데 그 핵심은 보고였다”며 “금감원 업무에 대해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던 이 원장을 상대로 임원 등이 보고를 간단히 하고 자신들에 유리한 쪽으로 결재를 받는 식의 일이 반복되면서 이 원장의 인사 및 혁신 니즈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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