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대표리더 2인 고문으로 일선 후퇴 임영진 사장, 신한카드 전성기 이끌고 용퇴…허영택 부사장, 1등 금융지주 도약시킨 공로
고설봉 기자공개 2022-12-30 08:34:03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9일 10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그룹을 대표하는 리더였던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과 허영택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이 각각 고문으로 위촉된다. 차기 회장 후보군 숏리스트에 오를 만큼 그룹 내 지지가 높고 경영능력과 리더십을 인정받았던 이들은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그랬던 것처럼 아름다운 용퇴를 택했다.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 및 자회사 이사회는 임영진 사장과 허영택 신한금융지주 경영관리부문장(CMO)를 각각 고문으로 위촉한다. 임 사장은 신한카드, 허 사장은 신한캐피탈에서 고문직을 수행한다.
신한지주 이사회 및 각 자회사 이사회는 이달 중순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등을 통해 새로운 CEO를 발탁했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내정자 시대를 맞아 임기 만료를 맞은 주요 자회사 CEO들을 쇄신한 결과다.
임 사장은 오는 31일까지 신한카드에서 CEO직을 수행한 뒤 임기 만료를 맞는다. 같은 기간 허 부사장은 신한지주 경영진으로 활동한 뒤 자리에서 물러난다. 고문 사무실은 서울 중구 광교사옥에 꾸며지거나 각 사에 별도 장소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무실 규모와 기간이 종료되는 자문들의 숫자 등을 파악해 결정할 방침이다.
◇신한카드를 일등카드로 장수 CEO 임영진의 매직

신한카드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특히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 모두 동반 개선되며 질적으로도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등 영업환경이 악화된 가운데서도 영업비용을 절감하고 꾸준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임 사장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 빅테크 기업의 성장, 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카드 업계 전체에 위기론이 대두되던 시기에 신한카드 경영을 맡았다.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었기 때문에 임 사장은 취임 이후 체질 개선에 총력을 기울였다.
취임한 뒤 얼마 지나지 않은 2017년 하반기에 ‘신성장BU’ 조직을 신설해다. 할부·리스·렌탈 비즈니스를 강화에 나섰다. 2018년 상반기에는 디지털 관련부서를 플랫폼 사업그룹으로 통합하며 플랫폼 비즈니스 사업에 힘을 실었다. 임 사장의 혜안과 결단이 오늘의 1등 신한카드를 만들었다.
올해도 신한카드는 순항하고 있다. 매크로 리스크로 경기 하방압력기 거세지면서 일부 매출이 감소하긴 했지만 수익성 만큼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 중이다. 임 사장이 시도한 체질개선의 결과 기초체력이 크게 높아진 영향이다.
임 사장은 1960년 생으로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비서실장, 오사카지점장, 영업부장, 영업추진부장, 경영지원그룹 전무 등을 거쳐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경영지원그룹 부행장, WM그룹 부행장 등을 지냈다.
신한은행 부행장과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을 겸직하다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7년 신한카드 사장에 선임됐다.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장기간 근무한 일본통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허영택 CMO, 글로벌과 IB 점령한 ‘숫자’로 말하는 관리자

허 부문장이 직접 계열사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하고 매달 실적 지표들을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경영 효율성과 영업성과가 개선되기 시작했다. 과거보다 경영전략이 세밀해지고 영업계획도 명확해지면서 순이익이 증대됐다는 평가다.
허 부문장은 늘 “숫자로 말하고 이과적 사고를 하라”며 경영진들을 다독였다. 허 부문장은 각 자회사 경영목표 수립 단계에서부터 참여해 목표를 제시하고 매월 달성률을 직접 챙겼다. 관계와 서열 등을 중시하는 ‘문과적 사고’를 철저히 배제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CMO로 취임한 뒤 자회사 경영 목표 및 실적 발표 방식도 간결해졌다. 숫자로 목표를 수립하고 다시 숫자로 점검하는 식이다. 주요 경제지표 및 실물경제 상황 등을 반영해 경영목표를 수정하고 실적이 부진한 자회사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하며 신한금융 전체 실적을 챙겼다.
허 부사장이 신한금융에 몸담은 기간은 올해로 36년째다. 그가 주도한 프로젝트 가운데 실패한 사례는 한건도 없다는 말이 전설처럼 내려온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신한베트남은행이다. 법인장으로 현지에서 옛 ANZ 인수를 추진한 그는 한국에 돌아와 글로벌사업부문장으로 딜을 마무리지었다.
신한캐피탈 사장(CEO)으로 취임한 뒤엔 캐피탈 업계 지각변동의 주인공이 됐다. 취임 첫해 신한캐피탈의 사업전략을 전면 개편하고 재무구조도 개선했다. 신한캐피탈은 글로벌 IB에 특화한 회사로 탈바꿈했다. 연간 1000억원도 못 벌던 회사는 2년 뒤 순이익 3000억원에 육박하는 주요 계열사로 재탄생했다.
허 부문장은 1961년 생으로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여신심사부 심사역으로 일하다 뉴욕지점 차장, 인도 뉴델리지점장을 거쳐 2013년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으로 근무했다.
이후 신한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보로 재직하다 신한금융지주 글로벌사업부문 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한은행 부행장과 신한카드 부사장, 신한금융투자 부사장, 신한생명 부사장을 겸임했다.
2019년 3월 신한캐피탈 사장에 발탁됐다. 임기 시작부터 IB부문을 강화하며 신한캐피탈의 체질개선을 시도했다. 2021년 1월 신한지주 경영관리부문장(CMO)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한금융그룹 내 글로벌사업 및 IB 금융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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