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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오른 HMM 매각]인수후보 일순위 포스코그룹, 현실화 가능성은?업계 반발 등 걸림돌 만만치 않아...포스코, 물류업 관심 여전

조은아 기자공개 2023-01-30 07:07:12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7일 0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와 KDB산업은행(산은) 등이 7월까지 HMM 매각을 큰 틀에서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HMM 지분 40.65%를 매각해 완전 민영화한다는 방침인데 포스코를 일순위 원매자로 점찍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사실 포스코가 HMM의 유력 인수후보로 꼽힌 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2021년에도 포스코가 HMM을 인수한다는 얘기가 상당히 구체적으로 나왔으나 양쪽 모두 강하게 반발하면서 해프닝으로 끝났다. 이번에는 어떨까?

포스코가 HMM을 인수하려면 우선 해운업계의 반발이라는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포스코가 HMM 인수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강하게 부정하고 있기도 하다. 이유도 한결같다. 시너지가 없다는 것이다.

포스코그룹이 과거 물류업에 꾸준히 눈독을 들였던 건 사실이다. 2009년 대우로지스틱스를 인수하려 했지만 해운업계 반발로 무산됐다. 2011년에도 벌크선 등을 보유한 대한통운(현 CJ대한통운) 인수전에 나섰으나 CJ그룹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이후 대우로지스틱스 인수에 재차 도전했으나 경기가 나빠지고 재무구조도 악화되는 등 상황이 예상과 달리 흘러가면서 인수를 포기했다.

2020년에는 아예 물류회사를 직접 설립한다는 계획을 들고 나왔다. 당시 포스코가 내세운 이유는 효율성과 전문성 제고다. 2019년 포스코그룹의 연간 물동량이 1억6000톤 수준이고 물류비도 3조원에 이르지만 업무가 회사별, 기능별로 분산돼 효율성과 전문성이 모두 떨어진다는 설명이었다. 포스코는 당시 업계 우려를 의식한 듯 기존 업무를 통합할 뿐 해운업(해상운송업)은 물론 운송업(육상운송업) 진출 계획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못박았다.

그러나 이 역시 좌초됐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 한국선주협회, 한국해운조합, 한국항만물류협회,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 등이 손잡고 조직적으로 반대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포스코는 같은해 12월 물류회사를 설립하려는 계획을 접고 조직개편을 통해 최정우 회장 직속으로 물류사업부를 신설했다.

이번에도 포스코의 HMM 인수가 가시화할 경우 업계에서 즉각 반대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초대형 화주인 포스코가 자체적으로 물류사업에 나설 경우 기존에 포스코와 거래하던 물류·해운회사는 그만큼 일감을 잃는다. 포스코그룹 계열 물량에 힘입어 성장한 물류회사가 추후 시장 물량을 대거 흡수할 가능성도 있다.

포스코가 꾸준히 인수후보 일순위로 거론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자금 동원력 등을 따져봤을 때 포스코나 현대차그룹밖에 HMM을 인수할 만한 곳이 없기도 하다. HMM 몸값으로는 최소 6조원대가 거론되고 있다.

정부도 HMM 민영화 과정에서 잡음이 나오는 게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해운법 24조 7항에 따르면 대형 화주의 해운업 진출은 국내 해운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관련 업계, 학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정책자문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해 해양수산부 장관이 결정하도록 명시돼 있다.

정책자문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포스코의 HMM 인수가 정책자문위원회라는 문턱을 넘길 경우 해운업계를 중심으로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포스코 수장 역시 교체되는 과거가 반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당장 HMM 매각이라는 과제를 해치우기 위해 특혜를 줬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가 인수할 의지가 있느냐 역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컨테이너선 위주인 HMM과 벌크선사와 거래하는 포스코의 시너지가 적어 인수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다. 포스코 역시 인수후보로 지목될 때마다 같은 이유로 인수 가능성을 부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철광석, 석탄 등을 벌크선으로 운송하는데 HMM은 컨테이너선 사업 위주"라면서 "인수한다고 하더라도 시너지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포스코가 주로 거래하는 선사는 대한해운, 에이치라인해운, 팬오션, 폴라리스쉬핑 등으로 벌크선사가 대부분이다.

실제 포스코는 수년 전 내부적으로 HMM 인수를 자체적으로 검토했다가 시너지가 거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인수 계획을 접은 것으로 전해진다. 검토 당시 HMM 주가가 3000원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가가 2만원을 넘는 현 시점 인수 가능성은 더욱 낮아진다.

하지만 물류업에 대한 진출 의지가 여전한 만큼 HMM 인수전에는 뛰어들 것이란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HMM의 자체 사업이 뛰어난 역량을 갖고 있는 만큼 굳이 포스코와의 시너지가 아니더라도 또다른 신사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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