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크립토 프리뷰]'스테이블 코인·투명성', 과거 실패에서 찾은 새로운 길①코빗 리서치센터, 스테이블 코인 제도화에 주목…"악재 통해 건설적 논의 이뤄졌다"
노윤주 기자공개 2023-02-03 11:10:43
[편집자주]
가상자산 업계에 있어 2022년은 유독 가혹한 한 해였다. 전체 시가총액 하락은 물론 루나-테라 몰락, FTX파산 등 대형 악재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그러나 시장 플레이어들은 여전히 활발하다. 악재를 뒤로하고 새로운 시작을 예고하고 있다. 2023년을 뜨겁게 달굴 화두는 무엇일지 또 시장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가상자산 분야 전문가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1일 07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빗이 리서치센터는 지난 2021년 11월 문을 열었다. 1년 넘는 기간 동안 제도권과 금융권에서 궁금해하는 주제부터 가상자산 시장 참여자 일명 '크립토 네이티브'들이 필요로 하는 내용까지 두루 다뤘다. 정석문 센터장(사진)을 필두로 최윤영(사진), 정준영, 김민승 3인의 연구원도 합류해 조직을 확장했다.지난 1년 동안 리서치센터도 무척 바쁜 시기를 보냈다. 루나-테라, FTX 등 악재부터 이더리움 머지 업그레이드, 크립토 윈터 등 다양한 이슈가 끊임없이 발생했다. 덕분에 코빗 리서치센터는 매크로 이슈와 가상자산 이슈를 결합해 인사이트를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버라이어티한 한 해를 보낸 이들은 2023년 가상자산 시장을 어떻게 전망할까. 정석문 센터장과 최윤영 연구원을 만나 지난해 이슈를 회고하고 올해 시장 흐름에 대한 예측을 들어봤다.
◇지난해 달군 '스테이블 코인', 올해도 이어진다
루나-테라 사태는 스테이블 코인 시장 판도를 바꿨다. 테라(UST)는 알고리즘을 통해 1달러와 가치를 연동했었다. 일명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이다. 발행량에 상응하는 담보금 없이 움직이는 스테이블 코인은 신선한 혁신이었으나 테라의 실패로 입지가 좁아졌다.
정석문 센터장은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은 여전히 생명력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을 구현하기 위한 도전은 계속될 것"며 "탈중앙화된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니즈는 꾸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테라 붕괴는 여러 원인이 합쳐진 결과이지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그는 "하나의 사건은 여러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뭉쳐 발현한다"며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세 가지 루나-테라 사태 발생 이유를 제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긴축 통화 정책 시행으로 인한 자금 유출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호환성 업데이트 ▲미숙했던 비상대응책 설계 등이 예시다. 가격 급락 이전부터 테라 생태계 투자금 회수가 진행되고 있었다.
가파르게 성장한 테라의 기술력과 판단은 자금 규모에 미성숙했고 갑작스럽게 이뤄진 자산 이동 규모를 뒷받침할 수 없었다. 보다 촘촘히 설계된 알고리즘형 스테이블 코인이 등장한다면 다시 대세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문제는 각국 정부가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규제에 나섰다는 것이다. 최윤영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스테이블 코인의 담보 유지에 초점을 맞춘 규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법정화폐에 준하는 스테이블 코인을 국가 차원에서 허용한다면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에게는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역으로 해석하면 규제는 담보형 스테이블 코인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정 센터장은 "스테이블 코인을 제도권화 한다면 신뢰도가 높아져 대중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규제가 곧 악재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도 "테더(USDT), 유에스디씨코인(USDC) 등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악재에서도 의미 찾을 수 있어…건전한 시장으로 나아가는 과정
과거 실패는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길잡이가 되기도 한다. 최윤영 연구원은 규제 논의가 활발해졌다는 점을 주목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 필요성을 각국 규제당국과 국회가 깨달았다는 평가다. 그는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의 활용처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은 모두가 인지하고 있다"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진다는 게 유의미하다"고 말했다.

FTX 사태도 마찬가지다. 중앙화거래소의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최대 규모 거래소인 바이낸스조차 시장의 요구에 따라 '준비금 증명(POR)'이라는 지급준비율 증명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정석문 센터장은 "디지털커런시그룹(DCG)와 바이낸스는 이 산업의 양대 축이었다"며 "바이낸스는 건재함을 증명했고 DCG는 FTX 타격을 받았지만 시장에 피해를 전가하지 않고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두 개 기업이 무너지지 않는다면 시장에 미칠 여파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 센터장은 아직 가상자산 프로젝트는 '실험'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이 미성숙한 상황에서 프로젝트들이 겪는 매 단계가 실험의 연속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해 악재를 통해 투자자와 업계가 가상자산 프로젝트의 실패 가능성을 인지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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