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s View]허리띠 졸라매는 게임사엔씨소프트·크래프톤·넷마블, 구조조정·채용 축소로 인건비 절감...마케팅비 관리 전략은 갈려
김형락 기자공개 2023-02-21 07:25:41
[편집자주]
시장 전체를 '숲'으로 본다면, 시장 속 플레이어들인 개별 기업들은 '나무'입니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개별 기업이 숲을 바라보는 시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창구입니다. CFOs View는 기사 형식으로 담아내기 부족했던 CFO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는 콘텐츠입니다. 금리·환율·제도 등 매크로한 이슈를 비롯해 재무, 인수·합병(M&A), 주가, 지배구조 개편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CFO들의 발언을 THE CFO가 전달합니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5일 15:3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Topic ]게임사 인건비·마케팅비 효율화 전략
[ THE CFO's Summary ]
올해 게임업계 화두는 '비용 효율화'입니다. 신작을 내놓으며 외형 성장을 도모하는 것 못지않게 인건비·마케팅비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수익성 확보 전략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비용 절감은 게임사뿐만 아니라 대다수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고민하는 사안이기도 합니다. 미국 테크기업들은 가장 손쉬운 방법인 감원을 선택했습니다. 지난해부터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등이 구조조정을 진행했습니다.
수익성을 좌우하는 인건비와 마케팅비를 얼마나 집행할 것인지는 모든 게임사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안고 있는 고민입니다. 글로벌로 이용자 확장이 필요한 곳은 인력과 마케팅에 과감히 투자해야 할 테고, 기존 유저를 지키며 다음 도약을 준비하는 곳은 비용을 아끼며 숨 고르기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국내 게임사들은 올해 채용 문을 보다 좁혀 인건비 지출을 통제할 계획입니다. 넷마블은 지난해 구조조정으로 인력을 일부 줄여뒀습니다. 넷마블은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영업손실 1044억원이 발생해 적자로 전환했습니다. 매출보다 영업비용 증가 폭이 더 컸기 때문입니다.
마케팅비는 각 사 사업 전략에 따라 집행 기조가 다릅니다. 올해 신작 출시를 예고한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매출액 대비 마케팅비 상한선을 각각 10%, 20%로 제시했습니다. 올해 신작이 없는 크래프톤은 마케팅비를 감축할 계획입니다.
게임업계는 투자은행(IB)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CFO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곳입니다. 엔씨소프트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톤브릿지캐피탈 파트너 출신 홍원준 부사장이, 크래프톤은 JP모간 IB본부장 출신인 배동근 이사가 CFO를 맡고 있습니다. 두 CFO가 이번 달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발표한 수익성 전략을 정리했습니다.
넷마블은 CJ게임즈(현 넷마블) 시절부터 경영지원실장을 지낸 도기욱 대표집행임원(경영전략담당)이 CFO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9일 진행한 연간 실적 발표에는 권영식 넷마블 대표집행임원(사업총괄담당)과 함께 참석했습니다. 인력과 마케팅비 관련 질의에 대한 권 대표의 답변을 실었습니다.
[ CFOs View ]
홍원준 엔씨소프트 CFO(부사장)
"올해 인력 증가 폭 감소, 마케팅비 매출 10%가 마지노선"
올해에도 비용 효율화 기조를 계속 유지하겠습니다. 인력 증가 폭도 크지 않을 것입니다. 임직원 증가 비율은 2020년 13%에서 2021년 9%, 지난해 2% 정도로 떨어졌습니다. 올해 여기서 크게 다르지 않은 숫자를 예상합니다.
올 1분기 인건비는 인센티브 규모가 축소되면서 지난해 4분기(2326억원)보다 감소할 것입니다. 계획하고 있는 지식재산권(IP)과 글로벌 신작이 흥행할 경우 그에 따른 인센티브는 주어질 수 있습니다. 이건 탑라인(Top Line, 매출)이 올라가는 좋은 시나리오라고 생각합니다.
마케팅비 관리는 관심을 가지고 집중하는 분야입니다. 지난해 비용 효율화 노력을 전사적으로 기울여 마케팅비는 전년 대비 감소한 총 매출의 7%(1886억원) 수준이었습니다. 절대 금액은 전년 대비 33% 정도 줄었습니다.
올해 글로벌 게임(모바일 4종)을 출시하면서 마케팅을 집행해야 합니다. 전사 전략에 따라서 마케팅비는 매출액 대비 10%를 절대 넘기지 않는 방향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다는 건 아닙니다. 매출을 더 일으키기 위해서 필요한 마케팅이 효율적으로 집행되도록 하겠다는 얘기입니다. 올해부터 채널별로 효율성, 효과를 정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마케팅을 집행할 것입니다.
배동근 크래프톤 CFO(이사)
"올해 보수적 채용 계획, 마케팅비는 감소"
올해 목표는 매출과 영업이익 동반 성장입니다. 올해는 향후 3년간 출시할 신작 라인업을 준비하는 해이기도 합니다. 펍지 IP 중심으로 매출을 키우고, 비용을 효율화해 수익성 측면에서도 성장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올해 과거보다 보수적인 채용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2019년, 2020년에는 인력이 상당 폭 성장했는데 그에 비해 보수적으로 인원을 충원할 생각입니다. 인건비 관점에서 보면 지난해(3468억원)와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하는 수준으로 봅니다.
올해 마케팅비는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할 걸로 생각합니다. 고정비 성격인 지급수수료(서버비, 엔진비, E스포츠·게임 제작 관련 외주비 등)는 지난해(3253억원)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합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집행임원(사업총괄담당)
"지난해 인력 구조조정, 올해 마케팅비 비중 20% 수준 유지"
올해 인력 통제를 철저하게 할 계획입니다. 전사 인력 증가 없이 자연 감소분이 반영돼 현재 지난해 4분기 대비 증가할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지난해 4분기 일부 인력 감소는 자회사 잼시티(JamCity,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에서 진행하던 P2E(Play-to-Earn)게임 사업 매각과 그 외 일부 인력 구조조정 때문입니다.
마케팅비는 기존보다 타이트하게 관리하며 운영하겠습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대비 마케팅비 비중은 20%(7794억원) 조금 안 되는 수준입니다. 올해도 그 정도 수준에서 더 이상 늘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자회사 스핀엑스(SpinX Games, 게임 퍼블리싱·운영)와 잼시티는 마케팅비가 늘 고정적이라 큰 변화는 없습니다. 기존 비중을 유지할 것입니다. 넷마블 본사는 올해부터 핵심 국가 위주로 마케팅비를 사용할 예정입니다. 역할수행게임(RPG)은 국내에, 캐주얼게임은 국내와 서구시장을 같이 집중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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