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LG전자, 회사채 발행 '10년 인연' 배경은 2010년대 초반부터 '세일즈' 역량 인정…연초 LG화학·LG유플러스 인수단 포함
이정완 기자공개 2023-03-02 13:54:19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4일 16:2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투자증권이 이번에도 LG전자 공모채 발행 공동 대표주관사로 선정됐다. 2013년 처음으로 대표주관사단에 포함된 이후 LG전자가 회사채를 찍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조달 파트너 역할을 했다.하이투자증권은 2010년대 초반 LG전자 회사채 발행 때 공동주관사로 참여하면서 세일즈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 덕에 다수의 LG그룹 계열사와도 협업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2013년 대표주관사 첫 선정, 협업관계 '공고'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27일 35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이 공동 대표주관사를 맡았다.
눈에 띄는 건 하이투자증권과 LG전자와의 오랜 인연이다. 하이투자증권은 2013년 7월 처음으로 LG전자 회사채 대표주관사단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현 이베스트투자증권), LIG투자증권(현 케이프투자증권), KB투자증권(현 KB증권)과 함께 대표주관사를 맡았다.
이 무렵 LG전자가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살펴보면 LG그룹 소속이었거나 범LG가 계열 증권사를 중심으로 주관사단과 인수단을 꾸려왔다. 이처럼 끈끈한 틈바구니를 비집고 대표주관사단에 진입할 수 있던 배경으론 세일즈 능력이 꼽힌다.
하이투자증권은 2010년 LG전자가 19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때 공동주관사로 참여한 경험이 있다. 400억원을 총액인수해 투자 수요를 찾았다. 당시 LG전자에서 하이투자증권의 투자자 확보 역량을 높게 평가해 해당 업무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회사채 시장에서 대형 IB(투자은행)의 힘이 세졌지만 2010년대 초반만 해도 개별 증권사의 영업력이 중요한 시기였다"며 "LG전자가 하이투자증권 세일즈 조직의 능력을 보고 인수 업무에 참여시킨 게 대표주관사 선정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한 후 지금까지 꾸준히 신뢰를 이어온 배경엔 LG그룹만의 인화경영 문화가 영향을 끼쳤다는 평도 있다. LG그룹은 한 번 대표주관사로 인연을 맺으면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를 가리지 않고 오랜 기간 거래를 지속하고 있다.
직전 회사채 발행이었던 2021년에는 하이투자증권을 비롯해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한화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7개 증권사를 대표주관사로 뽑았다. 이들 증권사 대부분이 2010년대 중반부터 대표주관 업무를 담당한 곳이다. 한화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은 이번 회사채 발행에서 대표주관사로 선정되진 않았지만 인수 업무엔 참여한다.
◇LG그룹 계열사 딜로 '영토 확장'
하이투자증권은 LG전자와 관계를 형성한 것을 계기로 다수의 LG그룹 회사채 발행에 참여했다. 2013년 LG전자 공동 대표주관사 첫 선정 이듬해인 2014년 LG유플러스와 LG디스플레이 회사채 발행 공동 대표주관 업무를 맡았다. 이후로도 LG이노텍, LG하우시스(현 LX하우시스) 등의 회사채 발행 시 공동 대표주관사로 일했다.
LG그룹 회사채 발행을 함께한 덕에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LG그룹 회사채 인수 실적 6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LG그룹은 지난해 1조595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이 중 8%인 1250억원을 책임졌다. LG유플러스가 발행한 회사채 750억원, LG디스플레이가 발행한 회사채 500억원을 인수했다.
올해도 지난달 LG유플러스 회사채 발행 시 220억원을 인수했고 LG화학 발행 때 250억원을 인수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발행액이 4000억원, LG화학은 8000억원일 정도로 대형 조달이었는데 인수단에 이름을 올렸다.
IB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우 계열사 재무 담당 임원 간에 조달 파트너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하이투자증권과 LG그룹 계열사 전반의 관계가 양호한 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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