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 균주 논란]종근당, '원더톡스·타임버스' 투트랙 세부 전략은⑥완제품 도입 판매에 자체 확보 균주 R&D 추가…상업용 권리 입증은 숙제
최은수 기자공개 2023-03-02 12:46:52
[편집자주]
보툴리누스균이 만드는 독 중의 독. 보툴리눔 톡신의 핵심인 균주를 둘러싼 논란이 전환점을 맞았다. 당초 대부분의 업체들은 영업 기밀을 이유로 균주 출처 비공개 기조를 이어왔다. 이들은 국내 1호 업체 메디톡스의 문제 제기에 대해 시장을 뺏긴 '원조의 몽니'로 여겼다. 그런데 대웅제약과의 민사 판결은 이들로 하여금 새로운 대응 전략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톡신 제조사의 균주 출처 관련 리스크와 각사별 대응 전략, 향후 행보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7일 15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종근당은 그룹 차원에서 보툴리눔 톡신 포트폴리오 세분화에 나섰다. 그룹의 핵심 사업회사 종근당은 톡신 제네릭 사업 '원더톡스'를 맡는다. 원더톡스 업력은 10년에 달했고 사업은 안정권에 들어섰다. 최초 파트너사는 휴젤이었는데 2020년 들어 국내 중견 제약사인 휴온스와 손을 잡았다.바이올로지 중심 자회사인 종근당바이오는 유럽 소재 연구기관으로부터 확보한 균주로 '타임버스' R&D를 진행중이다. 종근당그룹은 현재로선 국내 품목허가에 앞서 수출과 기술이전(L/O)에서 먼저 활로를 찾고 있다. 업계 전방위적으로 이어지는 균주 논란을 딛고 해당 균주의 상업용 인·허가를 온전히 확보하는 것이 향후 사업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2013년 휴젤 손잡고 톡신 제네릭 사업 첫발→ 휴온스로 파트너십 체인지
종근당그룹이 톡신 사업에 발을 들인 시기는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보툴리눔 톡신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꼽혀 왔는데 기술 장벽과 격차로 인해 대웅제약과 종근당 정도만 선제 진출한 대형 제약사로 꼽힌다.
종근당그룹 또한 자체 균주가 없었던 까닭에 2013년 2월 휴젤의 판매자회사 휴젤파마로부터 톡신 제제 '보툴렉스' 판권을 확보하면서 사업의 첫 발을 뗐다. 개발에 대한 리스크는 낮추고, 당시 바이오벤처로 영업망이 아쉬웠던 휴젤에 자체 판매망을 더하는 윈-윈 구조를 짰다. 시작부터 자체 균주를 확보해 R&D에 몰두한 대웅제약과는 다른 길이었다.
휴젤은 종근당과의 협업 이후 고속성장을 이어갔다. 양적 성장을 위해선 영업망을 확보해야 했는데 이 부분을 종근당이 해결해 준 영향이다. 매출성장은 기업공개(IPO)를 통한 코스닥 상장을 이끌었고 양사의 협업은 2019년까지 이어졌다.
종근당은 휴젤과의 첫 협업으로 사업 경험을 쌓은 뒤 2020년엔 새로운 톡신 파트너로 휴온스를 낙점했다. 휴젤의 오너십이 바뀌고 자체 판매망을 구축한 이후 행보다. 중견 제약사인 휴온스는 자체 판매망을 갖추고 있었지만 역시 톡신 자체 개발에 주력했던 만큼, R&D와 대규모 영업을 병행하기엔 부담이 있었다.
이같은 파트너십은 자체 제품이 없는 종근당그룹이 톡신 업력을 10년 넘게 쌓은 배경이다. 특히 국내 톡신 시장은 치료보다는 미용·에스테틱에 치중돼 있기 때문에 의약품 영역과 달리 브랜드 인지도가 주는 힘을 무시할 수 없다. 종근당은 이같은 협업을 통해 '원더톡스'라는 브랜드를 시장에 알리는 데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종근당과 휴젤의 거래는 윈윈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종근당은 품목허가를 획득한 제품 없이 톡신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인지도를 쌓았고 휴젤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판매자회사의 역량을 끌어올리면서 수익성을 제고할 발판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종근당바이오 '타임버스'로 밸류업 발판… 출처 논란 이기고 제품 출시 여부 '관건'
종근당그룹은 톡신 사업 초기를 지나자 추가 모멘텀 확보에 나섰다. 협업보다 더 많은 부가가치를 내기 위한 자체 개발에 나선 게 골자다. 이를 위해 2019년 유럽 소재 연구기관으로부터 균주를 도입 개발한 '타임버스'의 수출용 품목허가를 따낸 상태다.
그룹은 약 10년 전부터 영업 네트워크를 미리 구축해 놓왔다. 여기에 자체 균주를 확보해 독자 제품을 개발해 팔면 향후 수익성 배가를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다만 시장에선 종근당이 확보한 균주가 상업용으로 완전히 상용화할 수 있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이는 미국의 9.11테러 후 각국은 강화된 테러방지법을 내놓고 대량살상 무기로 개발될 수 있는 균주 거래를 제한했는데, 종근당이 그 이후 균주를 도입했다고 알린 것과 무관치 않다.
보툴리눔 톡신은 현존하는 독 가운데 가장 치명률이 높다. 이에 2000년 대초 전 세계적으로 테러방지법이 강화된 이후부턴 균주를 확보할 수 있는 전 세계 연구기관이나 스폿(Spot)은 극히 제한돼 왔다.
업계 관계자는 "현행법 및 국제 조약에 따라 연구용 균주는 상업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고 연구 목적으로 균주를 도입한다 해도 우방국 간에서만 이동과 도입이 가능하도록 제약을 받는다"며 "미국을 제외한 유럽 및 연구기관 가운데 상업용이 가능한 균주를 분양해 온 곳은 소수에 그친다"고 말했다.
종근당그룹은 자체 개발을 위한 일체 권리를 확보한 상태며, 관련 R&D도 진척됐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종근당바이오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질병관리청 등으로 수출 허가를 확보한 점, 중국 파트너링 등이 이같은 균주 적합성을 뒷받한다는 주장이다.
종근당그룹은 이같은 균주 논란을 딛고 임상에서 상당한 진척도를 쌓은 상태다. 건조제형의 경우 작년 2월 수출용허가를 받았다. 그해 1월엔 큐티아(CUTIA Therapeutics)와 홍콩, 마카오, 대만을 포함한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파트너링(업프론트 200만 달러, 상업화 로열티 5%)을 체결했으며, 비임상 국가에도 수출을 진행중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현재 자체 R&D를 통해 미간주름 임상(CKDB-501A)의 임상시험계획(IND) 3상이 작년 11월부터 진행중에 있으며 3상 종료 예정일은 오는 2024년 상반기 경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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