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표 대결 피한 태광산업, 문제는 내년 주주제안 핵심 감사위원 분리선출 올 주총에서 제외
김위수 기자공개 2023-03-17 10:13:59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5일 12: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만간 열릴 태광산업 주주총회에서는 지분 5.88%를 보유한 주요주주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일부 주주제안이 안건으로 다뤄진다. 다만 트러스톤 측이 핵심이라고 여겼던 감사 선임 안건은 법원의 의안상정 가처분 신청 기각으로 올 주총에서 논의되지 않는다. 태광산업 주총에서의 '표 대결'은 기존 분리선출 감사위원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으로 미뤄질 전망이다.태광산업은 1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제기한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의안상정 가처분 신청에 대해 타당한 이유가 없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에 올 주총에서 조인식 전 국민연금 CIO 직무대리를 감사위원 겸 사외이사로 선출해달라는 주주제안을 제기했다.
법원의 판결에 따라 트러스톤이 제안한 안건 중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분리선출을 제외한 주식 액면분할, 현금배당, 자기주식 취득 등이 태광산업 주총에서 다뤄지게 된다. 주주제안의 핵심인 감사위원 선출 안건이 상정되지 않은 점은 트라스톤에 뼈아프다. 감사 선임시에는 다른 안건과 달리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된다. 트러스톤 입장에서는 그나마 승산을 엿볼 수 있는 안건이었던 셈이다.
현재 태광산업의 감사는 최원준 사외이사로 임기가 아직 1년 더 남아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 전 CIO 직무대리의 감사 겸 사외이사 분리선출을 요구한 이유는 트러스톤이 최 사외이사의 감사 선임 과정이 적법하지 않았다고 봤기 때문이다.
태광산업은 지난 2021년 나정인 사외이사를 분리선출 방식으로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분리선출은 감사위원을 겸하는 사외이사를 선임할 때 3%룰을 적용해 일반 사외이사와 분리해서 선출하도록 하는 제도다.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해 지난 2020년에 도입됐다.
문제는 분리선출로 선임한 감사위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태광산업이 지난해 최 사외이사를 또 분리선출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는 점이다. 현행 상법 제542조의12 제2항은 분리선출로 선임한 감사위원은 1명으로 한정하고 있다.
나 사외이사의 임기는 올 3월에 만료된다. 올 주총에서 주주들이 분리선출로 감사위원을 선임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미리 분리선출을 실시했다고 트러스톤 측에서는 보고 있다.
◇법원 "타당한 이유 없다" 판결, 면죄부 아니라는 트러스톤
트러스톤은 현재 분리선출 감사위원으로 있는 최 사외이사의 '분리선출'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태광산업에 조 전 CIO 직무대리의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이사 선임 분리선출을 요구했다.
태광산업이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법원에 의안상정가처분신청 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법원에서는 "타당한 이유가 없다"며 감사위원 겸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미 이사회에 분리선출 감사위원이 있는 만큼 추가적인 분리선출이 필요하지 않다고 결론낸 것으로 보인다.
트러스톤은 이번 결정이 태광산업의 감사위원 겸 사외이사 분리선출 위법 행위에 대해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선출 과정에서의 위법성은 법원에서도 인정한 사안이라는 것이다.
트러스톤 측은 "법무부 상사법무과는 지난 2022년 12월 15일에 '해당 사외이사는 법령과 정관에 위반하여 선임되었으며 분리선출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며 "이번 법원 결정 역시 2022년 주주총회가 위법했다는 점은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지어 태광산업과 회사측 법률대리인도 최원준 사외이사가 위법하게 선임되었다는 점은 인정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트러스톤은 법무부에 태광산업의 지난해 주총에서 벌어진 위법행위에 대해 처벌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며 대응에 나선 상태다.
◇태광산업 올해는 무사히 넘겼지만…
태광산업은 올 주총을 무난히 넘길 수 있게 됐다. 태광산업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율은 절반이 넘는 54.53%다. 올 주총에서는 치열한 표 대결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러스톤의 주주제안 중 주총에서 다뤄질 예정인 △주식 액면분할 △현금배당 △자기주식 취득 안건 모두에 대해 태광산업은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
태광산업은 액면분할이 오히려 주가를 왜곡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현재의 높은 주가가 우량회사라는 이미지를 주는 긍정적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배당과 관련해서는 "미래 가치 제고를 위한 향후 10년간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투자자금 확보 차원의 현금성 자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일축했다.
자사주 취득 역시 무조건적으로 주가가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추후 내부적인 검토는 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두기는 했다.
트러스톤이 지속적인 주주활동을 벌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당장 분리선출 감사위원 지위를 가진 최 사외이사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이 문제다.
트러스톤 측은 "현재 분리선출된 감사위원이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주주총회에서는 회사 내부에서 소수주주의 목소리를 전달해줄 사외이사와 경영진의 독주를 막아줄 감사위원의 선임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앞으로도 대규모 신규 투자와 경영 혁신을 통한 주주 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김위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LG그룹 인사 풍향계]위기의 LG화학, 신학철 부회장 역할 남았다
- [2024 이사회 평가]효성티앤씨, 영업이익 개선에도 아쉬운 '경영성과'
- [더벨 경영전략 포럼 2024]"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2% 안 될 수도…불황 장기화 대비"
- ['사업가 트럼프' 거래의 방식]입장료 지불한 한화솔루션, 위기와 기회 사이
- [LG그룹 인사 풍향계]트럼프 정책 직접 영향권, 대관 역량 강화할까
- ['사업가 트럼프' 거래의 방식]OCI그룹, 미국 태양광 시장 성장 가능성에 베팅
- [2024 이사회 평가]KCC, 참여도 제외한 평가항목 '아쉬운 평점'
- [2024 이사회 평가]견제기능 미흡한 한솔케미칼, 우수한 재무건전성 '눈길'
- ['사업가 트럼프' 거래의 방식]목표는 '에너지 가격 안정화', 태양광 미래는
- 송명준 사장, HD현대오일뱅크 재무건전성 확보 '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