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PF-ABCP 긴급점검]삼성증권, '보수적' 기조로 선회…"우발채무 줄이자"⑤1분기 신용보강 1500억으로 '급감'…수도권·대형 건설사 프로젝트 선별 지원
이정완 기자공개 2023-03-31 13:41:27
[편집자주]
위기를 간신히 넘기긴 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은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전국 단위로 미분양률이 급증하며 PF대출 상환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브릿지론을 단기로 차환 발행하며 버티던 증권사도 체력이 고갈되고 있다. 올 1분기 만기 도래를 앞둔 증권사 보증 PF-ABCP 규모만 20조원에 달한다. 단기자금시장 리스크가 언제 불거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PF-ABCP를 중심으로 한 증권사들의 단기자금 리스크를 더벨이 들여다 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8일 16: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이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에서 보수적 기조로 돌아섰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 부동산 호황기에 확대된 PF 익스포져를 축소하는 모습이다.이에 따라 PF-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신용보강액도 지속 줄어들고 있다. 올해 1분기 들어 차환을 포함해 신용보강을 제공한 규모가 1500억원에 그쳤다. 삼성증권은 지난해부터 수도권에서 이뤄지는 개발 현장을 중심으로 PF 사업에 나서고 있다.
◇리스크 관리 집중…우발채무 비중 60%대로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삼성증권이 올해 1분기 들어 진행한 유동화증권 신용보강액은 152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4302억원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1분기 신용보강을 제공한 프로젝트는 3건이다. 장항대토유한회사가 개발하는 고양 장항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 유동화회사가 차환 발행한 유동화증권 888억원에 대한 신용보강을 부담했다.
삼성증권은 마스턴제105호든든자산관리서면PFV가 부산 부산진구에 오피스텔을 짓기 위해 차환 발행하는 439억원의 유동화증권 리스크도 책임졌다. 나머지 한 건은 경기 파주 센트럴밸리 산업단지 개발 프로젝트로 보강액은 200억원이다.
부동산 경기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들어 더욱 선별적으로 신용보강에 나서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증권은 과거 분양시장 호황기에 PF 관련 사업을 대거 키운 바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18년 50% 수준이던 삼성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은 2020년 말 97%까지 상승했다. 2021년 말에도 88%를 기록했다. 2021년 우발채무는 5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미국발 기준금리 인상과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로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냉각되자 위험 관리 기조로 선회했다. 지난해에는 2분기를 제외하고는 분기별 유동화증권 신용보강액이 1조원을 넘지 않았다. 이 같은 변화 덕에 지난해 3분기 말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은 62%로 낮아졌다.
◇PF 사업영토, 2021년 대구서 지난해 수도권으로
지난해 신용보강을 제공한 대형 프로젝트에서도 삼성증권의 보수적 의사결정이 드러난다. 지난해 단일 프로젝트 기준 PF 유동화증권에 1000억원 이상의 신용보강을 지원한 사업은 4건으로 파악됐다.
보강 규모가 가장 큰 프로젝트는 의정부시가 민관합동으로 진행 중인 의정부 리듬시티 개발 사업이었다. 특수목적법인(SPC) 글로에스리듬이 발행한 1500억원의 ABSTB(유동화단기사채)에 신용보강을 지원했다. 시행사인 의정부리듬시티는 의정부시가 지분 34%를 가지고 있다. 의정부 리듬시티에는 디지털 미디어 시설을 비롯 업무, 상업, 주거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자체 주도 사업인 만큼 위험이 덜하다는 평이다.
삼성증권은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지어지고 있는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프로젝트에도 같은 액수인 1500억원의 신용보강을 제공했다. 시행사인 포스트개발은 지난해 11월 대주단과 3300억원 한도 대출 약정을 체결했는데 이 과정에서 유동화 방식을 활용했다. 공사 막바지 단계에 도달한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올해 상반기 771세대에 대한 후분양을 마칠 예정이다.
지난해 삼성증권이 대규모 신용보강을 지원한 개발 현장은 대부분 수도권에 위치해있다. 2021년 대규모 신용보강을 제공한 사업장과 비교하면 달라진 기조가 드러난다. 2021년 PF 사업에서 신용보강 규모가 가장 컸던 프로젝트는 에프앤동성로가 발행한 1700억원의 유동화증권의 리스크를 책임진 것이다. 지금은 미분양 우려가 큰 대구에서 공동주택을 개발하는 사업이었다.
보강액 규모 2, 3위 역시 대구 지역 개발 프로젝트였다. 1450억원의 신용보강을 부담한 에프엔대구중동제일차 유동화증권은 대구 수성구에 공동주택을 짓기 위해 발행된 것이었고 1230억원의 신용보강을 지원한 에프엔상동제일차 또한 대구 수성구 공동주택 개발 사업을 위해 세워진 SPC였다.
지난해 수도권 집중 전략 외에 선순위 대출을 중심으로 PF 사업에 참여해 회수 불확실성을 낮추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증권은 중·후순위 비중이 25% 이내로 크지 않아 질적위험이 양호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느라 지방 개발 사업이나 중·후순위 대출에는 참여하지 않아 PF 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익률이 낮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며 "지난해 부동산 경기 불황으로 인해 이런 기조가 더욱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이정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DB금투 밸류업 점검]"PIB로 '투자 플랫폼' 기업 도약한다"
- 항공기 금융 부메랑?…한화증권, IB 적자 폭 커졌다
- [2024 이사회 평가]수익성 '탄탄한' NICE평가정보, 이사회 구성은 '미흡'
- [DB금투 밸류업 점검]'승계 마친' 김남호 회장, 남은 건 '자회사' 밸류업?
- [2024 이사회 평가] 쏘카, 구성은 좋은데…영업적자 '아쉽네'
- [2024 이사회 평가]'점수 낮은' 이오테크닉스, 경영성과만 웃었다
-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한국물 발행사 '예의주시'…"금리 우려 크지 않다"
- [DB금투 밸류업 점검]자회사 DB운용, '규모의 경제'로 성장 노린다
- [Red & Blue]수익성 개선 레뷰코퍼레이션, 공모가 회복 '다왔다'
- [CFO 워치]신한증권, ETF 손실에 회사채 연기…1년물 CP로 '투심 탐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