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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인력 분석]지주사가 '에이스' 조직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①임원 비중 10% 이상으로 매우 높은 편...총수 지시사항 직접 이행

조은아 기자공개 2023-04-17 07:19:12

[편집자주]

지주사의 경쟁력은 인물에서 나온다. 자회사 지원이나 매각은 물론 그룹 차원의 M&A나 투자 등 신사업 발굴이 모두 지주사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개인의 판단력, 분석력, 추진력이 필수로 요구될 수밖에 없는 분야다. 국내 1호 지주사 ㈜LG 이후 국내 주요 그룹이 속속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더벨이 이들 지주사를 구성하는 핵심 인물들과 함께 지주사 차원의 경영 전략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2일 09: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연봉 1억 클럽'에 가입한 대기업 수는 35곳이다. 특히 평균연봉 상위권에 지주사가 여럿 자리해 눈길을 모았다. LG그룹 지주사 ㈜LG의 평균연봉은 무려 2억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주사 평균연봉이 유난히 높은 이유는 간단하다. 그만큼 임원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LG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임직원수가 189명인데 이 가운데 임원이 19명이다. 다른 지주사 역시 다르지 않다. 지난해 출범한 포스코홀딩스는 전체 인력의 15%가량이 임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169명 가운데 무려 26명이 임원이다.

지주사는 그룹 동일인(총수)과 가장 맞닿아있는 회사이자 그룹 차원의 경영 전략이나 방향성을 설정하는 그룹의 '수도'와도 같은 곳이다. 자연스럽게 에이스가 모일 수밖에 없다. 평균연봉이 높은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여기에다 오너의 존재는 평균연봉을 높이는 일등공신이다. '회장님'들이 대부분 지주사에 소속돼 있다.

◇총수 지시사항 직접 이행, 에이스 모일 수밖에

국내 10대 대기업집단 중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를 제외하면 모두 지주사 체제를 이루고 있다. 포스코그룹 역시 지난해 포스코홀딩스를 설립하며 지주사 체제 전환을 마무리했다. 한화그룹은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체제는 아니지만 ㈜한화가 대부분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로 사실상 지주사 체제와 가깝다.

지주사 1호인 ㈜LG가 출범한 뒤 20년 넘게 시간이 흐르면서 각 그룹의 지주사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변신했다. 지배구조를 단순화한다는 출발점은 같았지만 현재 모습은 각기 다르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자회사 관리 등 지주사 본연의 역할에만 충실한 곳이 있는가하면, 자체 사업으로 지주사 스스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곳도 있다. 각자의 생존 방식이 다른 만큼 지주사를 이루는 이사회나 핵심 임원진들의 면면도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공통점도 있다. 대부분 오너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SK㈜에 최태원 회장, ㈜LG에 구광모 회장, 롯데지주에 신동빈 회장, 포스코홀딩스에 최정우 회장, ㈜한화에 김동관 부회장, ㈜GS에 허태수 회장, HD현대에 정기선 사장 등이다.

시선을 재계 10위권 밖으로 돌려도 마찬가지다. 한진칼에 조원태 회장, ㈜두산에 박정원 회장 등이 있다. ㈜LS의 경우 전문경영인인 명노현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지만 사내이사로 구자열 이사회 의장과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주사의 인력은 대개 인사, 재무, 기획, 법무 등 내부 관리부서를 중심으로 편중돼 있다. 일반적인 회사와 분위기도 다르고 자회사에 대한 영향력도 행사하기 때문에 업무도 일반적인 기업의 사무직과 다르다.

가장 큰 특징은 거의 모든 곳에서 지주사의 인력은 그룹의 최고 핵심 인물들로 구성된다는 점이다. 총수가 직접 지시하는 사항을 다루기 때문이다. 그룹 내부에서도 지주사에서 근무하는 건 기회로 여겨진다. 요직 중에 요직으로 꼽힌다.

대부분의 지주사는 신입사원도 아예 뽑지 않는다.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숙련된 직원, 그 중에서도 이미 탁월한 업무능력을 인정받은 사람을 계열사에서 데려오는 방식으로 인력 충원이 이뤄진다. 이후 이들이 다시 원래의 회사로 복귀할 때 임원으로 '금의환향'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신사업 발굴 첨병...외부 영입 늘어나

지주사의 역할이 단순 자회사 관리에서 벗어나 그룹 차원의 새 먹거리 발굴로 확장되면서 지주사 인력 구성에서도 이런 변화가 반영되고 있다. SK㈜의 경우 아예 스스로를 '투자 전문회사'로 규정했다. 유망 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투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익 등으로 수익률을 낸다. 그런 만큼 투자처를 발굴하는 4개의 투자센터가 지주사의 핵심 조직이다.

㈜LG는 출범 초반을 제외하면 줄곧 대표이사 아래 각 팀장을 두는 체제를 유지했는데 2021년 말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대표이사 아래 미래사업 발굴 및 투자를 담당할 경영전략부문을 따로 뒀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출범 당시만 해도 신사업 발굴과 투자를 담당하는 조직이 기존 경영전략팀 하나였는데 올해 경영전략팀과 전략투자팀 2개로 늘렸다. 그만큼 신사업을 발굴할 때 면밀히 들여다보고 꼼꼼하게 챙기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GS에서는 인수합병(M&A)을 비롯한 신사업 발굴과 미래 전략 등을 담당하는 미래사업팀을 오너 일가인 허서홍 부사장이 직접 팀장을 맡아 이끌고 있다. GS그룹 4세 가운데 유일하게 지주사에 몸담고 있는 허서홍 부사장이 팀장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남다른 곳이기도 하다.

외부 인재를 영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그간 지주사에서 근무하기 위해서는 그룹 사정을 잘 알아야 하고 총수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야 했던 만큼 임직원 대부분이 내부 출신이었다.

그러나 그룹 내부를 잘 아는 것보다 사업 전반에 대한 통찰력, 기업의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분석력과 투자를 결정하는 추진력 등이 점차 중시되면서 외부 영입이 늘어나는 추세다.

㈜LG에서 경영전략부문장을 맡고 있는 홍범식 사장은 2018년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뒤 처음 실시한 인사에서 사장으로 영입된 외부 인사다. 포스코홀딩스 역시 대표이사 직속의 12명 팀장 가운데 4명이 모두 외부에서 영입됐다. ㈜GS 미래사업팀에서 허서홍 부사장을 보좌하는 황재웅 상무 역시 몇 년 전 영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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