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자본재분배 성적표]배당 선봉 이랜드리테일, 현금확보 원동력 '리츠'[이랜드월드]①이리츠코크렙→이랜드리테일→이랜드월드 배당흐름…재분배 주요재원
이민호 기자공개 2023-04-17 07:19:07
[편집자주]
지주사의 주요 역할 중 하나가 그룹 각 계열사에 대한 자본재분배다. 지주사는 재무건전성 우위 계열사로부터 배당수익과 상표권사용수익 등을 수취해 이를 재원으로 유상증자나 사채인수 등 방법으로 열위 계열사를 지원한다. 하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무리한 자본재분배는 우위 계열사까지 망가뜨리고 지주사의 재무건전성도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 THE CFO가 각 그룹 지주사의 자본재분배 형태와 이에 따른 재무지표상 변화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2일 15:5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그룹 지주사 이랜드월드는 지난해 배당수익이 1000억원을 다시 넘기면서 자회사에 대한 자본재분배 여력을 확대했다. 유통부문 자회사 이랜드리테일이 코로나19 여파로 2021년 배당을 큰폭 줄였다가 지난해 재개한 것이 주효했다. 이랜드리테일의 배당여력에는 자회사인 상장리츠(REITs) 이리츠코크렙의 꾸준한 배당지급이 바탕이 됐다.◇자본재분배 주요재원 배당수익…1000억 돌파로 재분배 여력 확대
이랜드월드는 자체사업을 보유한 사업지주사다. 이랜드그룹은 패션부문, 유통부문, 미래부문, 기타부문으로 계열사를 구분하고 있으며 이랜드월드는 그룹 지주사이자 패션부문 핵심 계열사다. 2008년 국내 독점 라이선스를 확보한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뿐 아니라 캐주얼 브랜드 스파오, 여성 브랜드 미쏘 등 다수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이 영업활동현금흐름(NCF)을 사실상 결정해왔다. 2021년 별도 기준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이 2081억원으로 여기에서 이자지급과 법인세납부를 제외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510억원이었다.
하지만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은 자체사업 내부에서 다방면으로 소요되므로 지주사의 자회사에 대한 자본재분배 여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배당수익이 바탕이 돼야한다. 배당수익은 경상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주는 역할로 지주사는 이에 더해 투자지분 매각, 유형자산 매각, 자회사 유상감자 등으로 비경상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해 자본재분배 재원으로 활용한다.
이랜드월드의 2021년 배당수익은 26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1129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때문에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이 1884억원으로 2021년보다 줄었지만 배당수익을 발판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을 2426억원으로 오히려 끌어올릴 정도였다.
최근 5년(2018~2022년)간 배당수익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 기간 연평균 배당수익은 718억원이었지만 1000억원을 넘긴 해는 2018년(1418억원)과 지난해뿐이었다. 그 사이 이랜드월드는 배당지급을 최소화하면서 배당수익을 내재화했다. 연평균 배당지급이 126억원으로 2020년과 2021년에는 배당지급이 없었다.
◇이랜드리테일 높은 배당기여도…완전자회사로 배당확보 용이
이랜드월드의 주요 국내 자회사로는 유통부문에 이랜드리테일, 미래부문에 이랜드파크(호텔·리조트), 이월드(테마파크), 이랜드건설(건설)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랜드파크, 이월드, 이랜드건설은 최근 5년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이랜드월드에 대한 배당기여도가 두드러지는 곳이 이랜드리테일이다. 이랜드리테일의 최근 5년간 연평균 배당지급은 348억원이다. 2020년 코로나19에 따른 영업실적 악화로 2021년 배당지급이 2억원에 불과해 그해 이랜드월드 배당수익도 26억원으로 급감할 만큼 영향력이 확고하다.
하지만 2021년을 제외하면 지난해 이랜드리테일이 600억원의 배당을 지급하면서 이랜드월드 배당수익(1129억원)의 53.1%를 책임졌다. 2019년과 2020년에도 이랜드월드 배당수익에서 이랜드리테일 비중이 각각 84.8%(305억원), 77.5%(507억원)에 이르렀다.
특히 이랜드리테일이 지급한 배당은 이랜드월드가 온전히 수취할 수 있다. 이랜드월드 지분율은 2018년까지만 해도 28.7%였지만 프리IPO로 유치했던 재무적투자자(FI) 지분을 2019년 자사주 매입·소각과 특수목적법인(SPC) 합병으로 거둬들이면서 97.2%로 높였고 2021년 주식교환으로 100%로 높인 덕분이다.
◇이랜드리테일 배당수익 원천 리츠…백화점·아울렛 임대수익 꾸준
이랜드리테일의 배당여력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자회사(이랜드월드 손자회사)로부터 거둬들이는 배당수익이 받쳐주기 때문이다. 이랜드리테일의 최근 5년간 연평균 배당수익은 415억원이었으며 2021년이 297억원, 지난해 681억원이었다.
그중에서도 이리츠코크렙의 기여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리츠코크렙→이랜드리테일→이랜드월드로 올라가는 배당이 이랜드월드 자본재분배의 주요 재원이 되는 셈이다.
이리츠코크렙은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코람코자산신탁이 2005년 7월 설립해 2018년 6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NC백화점 야탑점, 뉴코아아울렛 일산점, 뉴코아아울렛 평촌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100% 자(子)리츠인 케이비와이즈스타6호는 2001아울렛 중계점과 2001아울렛 분당점을 보유하고 있다. 모두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지점들이다.
리츠는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이익배당한도(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하기 때문에 이랜드리테일로서는 꾸준한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이리츠코크렙은 보유자산에서 발생하는 임대수익을 바탕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215억원의 배당을 지급했으며 이 기간 이랜드리테일이 지분율에 따라 수취한 연평균 배당수익은 143억원이다.
2021년 이리츠코크렙은 225억원의 배당을 실시했고 이중 이랜드리테일이 148억원을 수취했다. 이랜드리테일 배당수익(297억원)의 49.8%를 이리츠코크렙이 책임졌다. 지난해는 이리츠코크렙이 263억원의 배당을 지급했고 이중 이랜드리테일이 126억원을 가져갔다. 이랜드리테일 배당수익(681억원)에서의 이리츠코크렙 비중은 18.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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