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채권평가 돋보기]'한국형 녹색채권' 당근책에 신평사 조직강화 나섰다①환경부 유인책 덕 '반등' 조짐…환경 전문인력 채용 '완료'
이정완 기자공개 2023-04-21 13:16:16
[편집자주]
202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개화한 ESG채권 시장은 지난해 금리 인상과 거시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정부 차원에서 녹색채권을 중심으로 ESG채권 발행 활성화에 나서고 있는 만큼 신용평가사도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전망하는 ESG채권 시장과 회사별로 갖춘 평가 역량을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8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주춤했던 ESG채권 시장이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환경부가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시 지원금을 주는 유인책을 제시하자 일반 기업의 발행 움직임이 늘었다.신용평가사도 이 같은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녹색채권 발행을 위해선 외부검토가 선행돼야 하는 만큼 해당 기관 등록을 위한 조직 꾸리기에 나섰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모두 환경 전문인력 채용을 마친 상태다.
◇녹색채권 발행 지원에 '활성화' 움직임
18일 환경부에 따르면 이달 초 접수를 마친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이차보전 지원 시범사업'이 지원금 한도 77억원 중 51억원이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의 시장 안착과 녹색채권 발행 활성화를 위해 지난달부터 기업 신청을 받았다.
지원금이 모두 소진되지 않아 발행이 미진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일차적인 목표 달성엔 성공했다는 분위기다. 이번 시범사업에 참여하면 신용등급 A0 이상 대기업의 경우 발행액의 20bp, BBB급 이상 중소기업은 발행액의 40bp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최대 지원금 한도는 기업당 3억원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원금 한도를 초과하는 규모로 발행에 나선 기업이 많았다"며 "당초 목표로 세운 발행액에는 도달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3조원 규모 발행을 목표로 했다.
환경부가 이 같은 사업을 준비한 배경에는 지난해 주춤했던 녹색채권 발행을 늘리기 위한 목표가 크다. 지난해 ESG채권 발행액(MBS 제외)은 42조2754억원으로 전년 52조3035억원 대비 19% 감소했다. 녹색채권 발행액 감소 폭은 더 컸다. 작년 녹색채권 발행액은 5조8610억원으로 2021년 12조4590억원에 비해 53% 줄었다.
사회적채권은 사회적 편익 증진 목적으로 세워진 공기업과 국책은행의 발행량이 많아 일반 기업은 사실상 녹색채권을 중심으로 ESG채권 발행에 나서고 있다. 결국 일반 기업의 ESG채권 발행을 유도하려면 녹색채권에 대한 실질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한 셈이다.
이번 지원 사업으로 인해 일반 기업의 문의도 활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다수의 기업이 회사 사업 내용이 K-택소노미 기준에 부합하는지 신청 전부터 문의해왔다"며 "지난해 ESG채권 발행 실적을 고려했을 때 예상보다 발행에 적극적이었다"고 평가했다.
◇3대 신평사, 외부검토기관 유예기간 전 요건 '충족'
신용평가사 역시 지난해부터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에 본격 대비하기 시작했다. 환경부는 2021년 말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후 올해부터 시행에 돌입하기로 했다. 지난해 K-택소노미 하에서 발행을 시험해보고자 시범사업을 통해 6개 기업이 6400억원 규모 녹색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연초 시행된 한국형 녹색채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발행사는 K-택소노미 적합 여부를 독립된 외부검토기관으로부터 확인 받아야 한다. 지난해 말부터 신용평가사, 회계법인, 환경 관련 기업 등이 외부검토기관으로 예비등록하며 평가를 준비했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연초부터 해당 분야에 전문성을 보유한 인력 채용을 추진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말, 한국기업평가는 이달 초 채용 작업을 마무리했다. 신용평가사 3사 모두 외부검토기관 등록 전환 준비를 마친 셈이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신용평가 3사 모두 독립적인 조직을 만들어 평가에 대비해왔다"면서 "신용평가사가 채권 평가에 강점을 보인 만큼 새로워진 녹색채권 평가 제도 하에서도 발행사의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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