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M&A]'새술은 새부대에' 한화그룹, 등기임원 전원 교체기존 이사 7명 모두 물러나...사업 연속성·전문성보다 '쇄신' 선택
조은아 기자공개 2023-05-09 16:59:23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8일 17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이사진을 전면 교체한다. 사내이사 3명은 물론 사외이사 4명까지 모두 자리에서 물러난다. 사내이사의 경우 조선업계는 물론 대우조선해양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 내려가는 대신 한화그룹의 핵심 인물들이 합류한다. 이들 모두 조선업은 물론 방산업 경험도 없다.그만큼 한화그룹의 경영 쇄신 의지가 강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단일 조선사로서의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한화그룹의 방산사업 경쟁력 강화라는 큰 그림 안에서 한화그룹과의 시너지를 노린 인사라는 해석도 나온다.
23일 개최되는 대우조선해양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5명 등 모두 9명이 이사진으로 선임된다. 사내이사 후보는 권혁웅 ㈜한화 지원부문 부회장, 김종서 전 한화토탈에너지스 대표이사, 정인섭 전 한화에너지 대표이사 등 3명이다. 김동관 ㈜한화·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권 부회장은 기존 총괄사장이었으나 이번에 부회장으로 승진과 동시에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한화그룹에서 기존 부회장들이 하나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있는 사이 새롭게 선임됐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권 부회장은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 거래를 이끈 만큼 내부에서는 지난해부터 대우조선해양의 새 대표로 낙점된 것으로 전해진다. 권 부회장은 최대주주인 국책은행 등과 긴밀히 협의함과 동시에 오너와의 가교 역할까지 수행하며 스토킹호스 방식의 거래를 성사시킨 주역이다.
사외이사 후보 5명은 이밖에 이신형 대한조선학회 학회장(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현낙희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지 P. 부시(George Prescott Bush) 로펌 마이클베스트(Michael Best & Friedrich LLP) 파트너, 김재익 전 KDB인프라자산운용 대표이사, 김봉환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등이다.
눈에 띄는 건 기존 사외이사 4명이 모두 자리에서 물러난다는 점이다. 4명 모두 지난해 3월 선임돼 아직 임기가 한참 남아있던 만큼 일부는 남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M&A로 대주주가 바뀌어도 사외이사들은 자리를 지키는 사례를 많이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들은 기존 최대주주였던 KDB산업은행에서 선임한 인물들이다. 산업은행은 이번에 지분율이 55.7%에서 28.2%로 낮아지긴 하지만 여전히 한화그룹(49.3%)에 이은 주요 주주다. 사외이사 교체가 필수가 아니었다는 의미다.
등기임원 7명 전원의 퇴진은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인수 계약 당시부터 정해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때부터 강력한 경영 쇄신을 염두에 뒀던 셈이다.
그룹 차원의 의지는 사내이사진 교체에서도 엿볼 수 있다. 박두선 대표이사 사장을 포함해 이번에 물러나는 사내이사 3명은 모두 대우조선해양에 오랜 기간 몸담았다. 조선업 전문가이자 대우조선해양 내부 사정에 매우 밝다.
반면 권혁웅 부회장과 정인섭 사장, 김종서 사장은 모두 조선업이나 방산업에는 몸담은 경험이 없다. 대우조선해양 내부에 워낙 조선업 전문가가 많기 때문에 굳이 최고위 경영진은 조선 전문가가 아니어도 충분히 회사 경쟁력을 키우는 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사내이사 3명은 세부 경영을 챙기기보다는 전반적 전략을 짜고 사업 방향을 정하는 역할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그룹은 육·공군 및 우주 전력 체계를 갖추고 있었는데 이번에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육·해·공을 아우르는 전력체계를 갖춘 국내 유일의 대형 방산업체가 됐다. 권 부회장 역시 대우조선해양을 맡아 이끄는 동시에 한화그룹과의 가교 역할을 할 적임자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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