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 탈탄소 드라이브]동국제강, 전기로 효율 높이고 자가발전 늘리고④하이퍼 전기로 공정연구·태양광 등 신재생발전 확대… 탈탄소·비용부담 해소 '일석이조'
강용규 기자공개 2023-05-22 07:34:00
[편집자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친환경 보호무역주의가 대두되면서 국내 철강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산업계에서 철강은 탄소 저감의 압력을 강력히 받는 산업군이며 동시에 국제통상의 무대에서 한국은 주도국보다 각종 경제권역의 참여국에 가깝기 때문이다. 더벨은 국내 철강사들의 탈탄소 전략과 그에 따라 산업계에 미칠 파장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8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국제강은 고로 없이 전기로만을 활용해 사업을 진행하는 제강사들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이전부터 전기로 중에서도 친환경성이 높은 방식의 전기로를 운영하는 등 탄소를 매개로 한 무역장벽에 대응할 기반을 선제적으로 다져 왔다.한편으로 동국제강은 전기로만을 운영하는 만큼 전기요금 상승이 가격 경쟁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크게 받는 제강사로도 평가된다. 이에 전기로의 효율을 높이고 친환경 발전을 통한 자체 전력 확보에 나서는 등 탈탄소와 비용 부담 해소의 과제를 동시에 풀어내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 도전적인 2030년 10% 감축 목표, 전기로 신공정 개발로
동국제강의 탈탄소 로드맵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이 종착점이다. 탄소 배출량을 2018년 대비 2030년 10%로 감축하는 중기 목표도 설정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양대 고로제철회사와 비슷한 흐름이다.
철강업계에서는 동국제강의 로드맵 이행이 포스코와 현대제철 대비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시선이 많다. 당장 10%를 감축하는 중기 목표부터 도전적이라고 평가한다. 고로제철회사들은 전기로 신설 및 적극적 활용을 통해 감축 기준을 맞출 수 있으나 동국제강은 이미 전기로 기반 제강사인 만큼 단순 시설투자 이외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다.
동국제강은 전기로의 공정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탄소 배출량 감축 과제를 풀어낸다는 방침이다. 이전부터 친환경 전기로인 에코아크(EcoArc) 전기로를 운영하면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력효율을 더욱 높인 '하이퍼 전기로'의 공정 연구를 2028년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에코아크 전기로는 전기로에서 발생한 폐가스를 재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30%가량 개선하고 탄소 배출량은 줄이는 신식 전기로다. 세계적으로 일본 제강사 4기, 동국제강 1기 등 5기만이 운영되고 있으며 동국제강은 2010년부터 인천제강소에서 에코아크 전기로를 활용해 제품을 생산해 왔다.
동국제강은 이를 바탕으로 탄소 배출량을 대체로 줄여 나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온실가스 기준 배출량이 187만8549tCO2eq(이산화탄소 환산톤수)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8796tCO2eq를 감축했다.
◇ '2번째 트랙' 자가발전 확대, 비용 부담도 줄이는 효과
동국제강의 탄소 배출 추이를 살펴보면 전력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량(Scope2)이 해마다 전체 배출량의 63% 안팎을, 생산활동에서 발생하는 직접 배출량(Scope2)이 37% 수준을 각각 차지한다.
이는 동국제강이 탄소 배출량을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전기로 가동과 제품 가공 등 생산 과정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전기 사용량을 줄이고 '저탄소 전기'를 확보하는 데까지 힘써야 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최근 동국제강이 자체 발전량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동국제강은 2021년 당진공장에 13MW급 태양광 발전소를 지어 자가발전의 첫 발을 뗐다. 이어 올해 3월 포항공장에서 125억원을 들인 10MW급 태양광 발전소를 완공했다. 두 발전소를 통해 연 1만5000톤 안팎의 탄소 저감효과를 거둘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동국제강이 해마다 190만톤 안팎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장은 태양광 발전소 2곳의 운영을 통한 탄소 감축효과가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에 동국제강은 폐열회수발전과 가스발전 등으로 친환경 자가발전의 사업 확장을 지속 검토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동국제강의 자가발전 확대는 탄소 저감뿐만 아니라 전기요금 부담을 낮추는 효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지난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KWh당 19.3원 인상한 데 이어 올해도 1월 13.1원, 5월 8원 인상하는 등 전력 가격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전기로 제강사 동국제강의 비용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연결기준 2827억원을 전력비로 지출했다. 전년 대비 15% 증가한 수치다. 올해 한전의 전기요금 인상 요구안이 51.6원이며 5월까지 21.1원의 인상이 반영됐음을 고려하면 동국제강의 전기요금 부담은 하반기로 갈수록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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