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는 지금]김창욱 대표, '제2라인' 성공신화 이을 차기주자 부상⑥대기업 내 스타트업 DNA 지킨 연쇄창업가, 스노우 성공 '일등공신'
원충희 기자공개 2023-06-20 12:18:24
[편집자주]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는 카메라앱 하나로 시작했지만 잼라이브, 케이크, 제페토, 크림 등 차세대 신규 사업들을 분화하면서 '컴퍼니 빌더'로 부상하고 있다. 스노우와 그 자회사들의 성장전략은 네이버의 기존 공식과 차별화된 모습이다. 외부투자에 오픈된 자세로 빠르게 밸류를 끌어올리는 스타일은 오히려 카카오에 가깝다. 네이버와 다른 길을 가며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매김한 스노우와 그 자회사들의 성장 히스토리, 향후 목표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5일 14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의 자회사가 네이버보다 더 큰 기업이 되는 게 가장 큰 성공."네이버의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2019년 한 심포지엄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그의 뜻대로 네이버는 메신저 플랫폼 '라인(LINE)'을 일본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성공시켰으며 웹툰 등 스토리콘텐츠 사업도 글로벌 수준으로 커져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스노우 역시 마찬가지다. 네이버 안팎 관계자들은 스노우의 주역으로 김창욱 대표(사진)를 꼽는다. 캠프모바일의 사업부장으로 합류, 스노우 개발을 지휘했던 그는 네이버에 들어오기기 전부터 유망기업을 설립해 매각한 연쇄창업가로 유명했다.
스노우가 젊은 이용자층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재빨리 포착해 서비스로 육성한 뒤 분사시키는 스타트업 DNA를 간직할 수 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가 이끄는 스노우는 웹툰과 함께 네이버의 '제2 라인' 성공신화를 이어갈 곳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노우 시작부터 성장역사를 같이해온 '키맨'
김창욱 스노우 대표는 스프링캠프, 플레이리스트, 어뮤즈, 세미콜론스튜디오, 케이크, 크림, 슈퍼랩스, 네이버제트 등 스노우의 자회사들 이사회에 사내이사 또는 대표이사로 들어가 있다. 스노우는 물론 거기서 분화된 자회사들 또한 김 대표의 손을 거쳤다. 이해진 GIO의 전폭적인 신뢰 하에 스노우와 계열사들의 전권을 쥔 인물이다.

김 대표는 네이버 합류 전부터 연쇄창업가란 타이틀로 유명했다. 미국에서 고등학교 시절을 보낸 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네오위즈에서 병역특례로 근무하면서 서비스기획팀장을 맡았다. 2007년부터 자기 사업을 꾸렸는데 김종화 '봉봉' 대표와 함께 여행 전문웹 '윙버스'를 창업, 2009년 네이버에 24억원에 매각했다.
소셜커머스 업체 '데일리픽' 역시 그가 창업한 곳이다. 이 회사는 2011년 티몬에 51억원에 팔렸다. 창업과 엑시트를 연달아 성공한 김 대표는 2013년 네이버의 모바일 서비스 자회사였던 캠프모바일의 사업부장으로 합류, 2015년부터 스노우 개발을 지휘했다.
스노우의 가능성을 엿본 네이버는 2016년 8월 캠프모바일에서 인적 분할을 통해 스노우 주식회사를 설립했고 김 대표가 수장을 맡았다. 그의 지론은 "더 재밌는 것을 빨리 많이 하자"였다. 젊은 이용자층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재빨리 포착해 스노우에 맞는 서비스로 적용했다. 스노우가 신규 서비스를 인큐베이팅하고 분사하는 등 네이버란 대기업 산하에서 스타트업 DNA를 간직한 것도 김 대표의 성향이 잘 반영된 경영방식 덕분이다.
◇아시아 크로스보더 플랫폼·메타버스 이코노미 구축 '열중'
김창욱 대표는 은둔의 경영자라 불리는 이해진 GIO와 비슷하게 네이버 합류 후 좀처럼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2016년 스노우 분사 후 네이버가 SB벤처스와 손잡고 500억원 규모로 조성한 펀드 관련 기자간담회가 사실상 마지막이다. 당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창업자가 이해진 GIO에게 직접 통화해 스노우 인수를 제안했지만 거절의사를 밝힌 것이 외신보도로 전해지면서 관심이 쏠렸다.
그때 김 대표는 인수합병(M&A)보다 자체 경쟁력을 통해 라인처럼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서비스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스노우는 제2의 라인 성공신화를 이어갈 계열사로 주목받았고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와 리셀 플랫폼 1인자 '크림 등을 통해 목표가 하나씩 실현되고 있다.
김 대표는 이제 크림의 '아시아 크로스보더 플랫폼' 완성과 제페토의 메타버스 경제 생태계 조성이란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아시아 크로스보더 플랫폼은 크림이 주도하는 한국시장과 더불어 지분 투자한 일본(소다), 싱가포르(키스타), 태국(사솜) 등의 해외 리셀 플랫폼을 하나로 묶어 리셀 상품을 통합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국가별로 흩어졌던 한정판 아이템의 물량이 합쳐져 판매상품의 전체 규모도 커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제페토는 이미 회의나 미팅, 심지어 구직안내 및 면접 등을 가상세계에서 할 수 있을 정도로 커뮤니티화된 메타버스다. 누구든 콘텐츠를 만들고 팔 수 있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도 구축한 상태다. 여기에 코인 이코노미만 붙이면 아예 경제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대체불가토큰(NFT)과 가상자산이 거래되는 장터 역할을 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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