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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압도적 성과 뒷받침한 '차세대 키맨' 김형일 상무2018년 합류 후 주춧돌 역할, 딜 디테일 챙기는 숨은 공신 평가

이영호 기자공개 2023-07-10 08:08:17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4일 10: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UCK파트너스(이하 ‘UCK')는 국내 중견 프라이빗에쿼티(PE)를 넘어 명실공히 톱 티어 하우스로 변모하고 있다. 중견 PE 그룹 내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성장세 덕분이다. 10년 전 신생 하우스였던 UCK는 성장을 거듭해 조 단위 딜을 다룰 정도로 역량을 키웠다.

지난해 말 2조4000억원 규모 메디트 매각에 이어 올해 상반기엔 2조원 규모 오스템임플란트 인수마저 성공했다. 국내 자본시장을 들썩인 빅딜을 연이어 성사시키면서 하우스의 위상과 존재감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는 평이다.

UCK의 성공 요인으로 김수민 대표와 신선화 파트너, 곽승웅 파트너 중심의 트로이카 시스템이 단연 첫 번째로 꼽힌다. 초기 창업 멤버인 세 사람의 협업체제가 오랜 기간 유지되며 자리를 잡았다. 하나의 M&A 딜을 진행할 때 파트너 두 사람이 짝을 이뤄 딜을 전담한다. 나머지 파트너도 후방 지원에 나선다.

이들은 함께 투자 논거를 크로스 체크한다. 논리 허점을 보완하기도 하고 딜 리스크를 경고하는 ‘레드팀’이 되기도 한다. 덕분에 UCK는 업계에서도 손꼽히는 트랙레코드를 보유하게 됐다. 게다가 이제 공차 성공을 넘어서는 '메디트'라는 새로운 대표 트랙레코드도 확보했다. UCK를 소개할 때 첫 번째로 나올 만큼 커다란 투자 성과를 안겨줬다.

하우스의 도약에 세 파트너 역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운용역들의 역할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은 UCK의 미래이기도 하다. 하우스 내에는 투자 전 단계 아이디어를 논의하고 기업 실사, 협상, 인수 후 통합(PMI) 등을 담당하는 인력들이 있다.

UCK에서 투자 실무를 담당하는 임직원 수는 20명에 육박한다. 백오피스를 포함해 전체 임직원 수가 25명이란 점을 고려하면, 업계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의 투자조직을 갖췄다. UCK는 일반적으로 컨설팅펌 등에 맡겨지는 상업실사(CDD)를 사내 운용역들이 직접 담당한다. 운용인력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고, 이들이 짊어진 책무도 막중하다. 향후 UCK를 이끌어갈 미래이기도 하다.

실무진 가운데서도 키맨으로 꼽히는 인사 중 한 명이 김형일 상무다. 김 상무는 파트너 3인을 제외한 실무진 가운데 정점에 선 인사다. 사실상 하우스 내 서열 4위로 꼽힌다. 파트너 바로 아래서 투자 실무를 총괄한다. 현재 진행 중인 3호 블라인드펀드 조성, 오스템임플란트 인수 종결에도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기업 사후관리 역시 담당한다.

파트너와 실무진 간 연결고리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파트너들이 챙기지 못하는 디테일까지 모두 챙겨야 한다. UCK의 주춧돌이자 터줏대감으로 일인다역을 해내는 인물이다.

◇경영학 교수를 꿈꿨던 IB맨

어릴 적 김 상무의 꿈은 대학교 교수였다. 교수로 재직하는 부모님의 영향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진로를 잡았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캐나다로 건너갔다. 캐나다 고등교육 과정을 마저 마친 뒤 토론토대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한국 나이로 21살 때였다. 목표가 뚜렷했던 만큼 석사 진학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학사 취득 후 미국 보스턴대 경제대학원으로 향했다.

석사 과정에 오르고 나서야 현실을 깨달았다. 교수는 어울리지 않는 옷임을. “교수를 하려면 90점 이상 점수를 따낼 정도로만 공부해선 부족하고, 네가 운동을 좋아하는 만큼 공부를 사랑하고 빠져들어야한다”는 부모님의 조언을 그제서야 절감했다. 대학원에서는 하루 종일 연구에만 파고드는 학생들이 많았다. 김 상무는 그 정도로 공부에 올인할 자신은 없었다.

2008년 국내로 돌아왔다. 경영학 학사·경제학 석사 출신에게 당장 눈에 들어오는 일자리는 IB업계였다. 다행히도 같이 공부하던 선배들이 미리 자리를 잡고 있던 시장이기도 했다. 타 직종에 비해 접근하기가 한결 수월했던 게 사실이었다.

글로벌 IB 인턴으로 일하던 중 BNP파리바증권 IBD에서 정규직 제의가 들어왔다. 당시 2008년 금융위기로 일자리가 없었던 김 상무에게는 큰 기회였다. 면접을 본 뒤 곧장 출근했다. 그의 IB 커리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담당 업무는 M&A 어드바이저리였다.

BNP파리바증권에서 2011년까지 몸담았던 김 상무는 2012년부터 다이와증권 IBD로 적을 옮겼다. 다이와증권에서도 딜 어드바이저리에 집중했다. 다이와증권 재직 당시 굵직한 PE 딜에 여럿 참여했다. 자문을 맡았던 주요 딜로는 글랜우드PE의 한라시멘트·동양매직 인수, VIG파트너스의 버거킹 인수 등이 꼽힌다.

약 8년간의 어드바이저리 생활은 그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줬다. 다만 마음 속에 갈증이 남았다. 자문 역할에서 벗어나 직접 투자를 집행해야겠다는 생각이 굳어졌다. 투자를 통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결심이 섰다.

김 상무는 2016년 미래에셋자산운용 PEF본부로 이직하면서 본격적인 PE생활을 시작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PE의 경우 그로쓰캐피탈 투자 전략을 중점적으로 구사했다. 비상장사 메자닌 투자 등을 거듭하며 차헬스케어, 서울공항리무진 등 투자에 관여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의 투자 생활은 2년 정도였다. 김 상무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본격적으로 PE 투자자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채우지 못한 2%가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다. 바이아웃 딜에 대한 갈망이었다.

바이아웃의 경우 소수 지분을 투자한 뒤 하방을 막고 제한적으로 수익을 확보하는 메자닌 투자와는 접근법이 상당부분 다르다. 이러한 점은 그가 업계의 다른 하우스 운용역들을 접하면서 체감했다.이들은 소수지분 투자에 집중하던 자신과는 사고 방식 자체가 달랐다.

바이아웃 딜을 담당하는 운용역은 주니어 인력이라 할지라도 투자 청사진을 더 멀리까지 펼쳐놓곤 했다. 투자 검토 단계부터 투자 논거는 물론이고 향후 실적 성장 로드맵, 투자 회수 계획까지 세운 뒤 이를 실현하는 과정을 거듭 고민했다. 투자 후 투자기업에 경영 터치가 줄어드는 소수지분 투자와는 또 다른 세상이었다. 재무적 투자자(FI)인 PE가 주도적 역할을 하며 직접 기업가치를 제고한다는 점이 그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2018년 9월 김 상무는 그간의 어드바이저리, PE 경력을 살려 UCK로 합류했다. 당시 UCK는 공차 ‘잭팟’을 터뜨리기 이전이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위상의 하우스는 아니었다. 다만 중소·중견기업 바이아웃 전문 PE를 표방했던 점이 김 상무의 마음을 이끌었다. 김 대표를 포함한 파트너 인력들이 업계에서도 좋은 레퍼런스를 갖고 있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었다.

김 상무 합류 후 1년 뒤 UCK는 공차를 TA어소시에이츠에 3500억원에 매각했다. UCK는 공차코리아와 공차 본사에 인수금융과 에쿼티 포함 약 700억원을 투자했다. 5년 만에 투자금을 여섯 배나 불리면서 업계의 라이징스타가 됐다. 이 과정에서 김 상무는 딜 디테일을 챙긴 숨은 공신이었다.

김 상무는 UCK의 성장 원동력 중 하나로 수평적인 사내문화를 꼽는다. 이런 분위기 속에 구성원 간에 ‘왜?’라는 질문을 많이 던진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다른 하우스와 비교하더라도 질문 문화가 특히 강하다는 평가다.

UCK에서도 투자대상을 선정하기까지 내부적으로 수많은 허들을 넘어야 한다.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만큼 내부 구성원을 납득시키기 위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된다. 이 과정에서 투자 논거는 고도화된다. 사내 문화 덕분에 하우스의 투자 성공률도 자연스럽게 높아진다는 게 김 상무의 설명이다.


◇5년 내 기업가치 3배 성장 목표, ‘테라로사’·'토페스' 등 가치제고 집중

김 상무는 5년 내 기업가치 3배 성장을 투자 목표로 삼고 있다. 기업 성장으로 이해관계자 모두의 가치가 일치되는 것을 투자 철학으로 품고 있다. 각 플레이어들의 이해관계 일치는 UCK가 추구하는 투자 철학이기도 하다.

김 상무가 제시한 숫자는 언뜻 보기에 허황된 목표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실력 있는 재무적 투자자(FI)가 최대 주주로서 기업 가치제고를 주도한다면 불가능한 숫자도 아니다. 극적인 밸류에이션 제고는 바이아웃 투자의 묘미이기도 하다.

UCK는 기업가치 퀀텀점프를 실현했던 곳이다. 대표 트랙레코드인 공차와 메디트 투자가 그것이다. 폭발적인 기업가치 성장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증명했다. 공차 기업가치는 5년간 여섯 배가 올랐고, 메디트는 4년간 네 배의 가치 상승이 따라왔다.

인수 후 기업가치 극대화는 오롯이 PE의 책임이다. 기업가치 극대화로 만족스러운 수익을 실현해야만 기관투자자(LP), 운용사(GP)가 함께 웃는다. 그렇다고 기업가치에만 단순 매몰돼서는 안 된다. 기업 성장을 이끈 포트폴리오 기업 임직원들에게도 과실이 주어져야 한다. 실적에 따른 합당한 보상체계는 UCK가 포트폴리오 기업 경영에서 신경쓰는 부분이다.

현재 김 상무는 현장에서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가장 인상적인 거래로 2021년 ‘테라로사’ 운영사인 학산 인수를 손꼽는다. 첫 협상부터 인수까지 꼬박 1년이 걸린 거래였다.

UCK가 처음부터 학산 유력 인수자였던 것은 아니었다. 학산 측은 당초 경영권을 내놓을 의향이 없었다. 학산 측의 마음을 돌리는 것이 숙제였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인 만큼 허들은 만만찮았다. 협상장에서 UCK의 파트너들을 지원하는 일이 김 상무의 몫이었다.

김 상무는 파트너들과 함께 1년간 30여차례에 걸쳐 강원도 강릉으로 향했다. 아침 일찍 청량리역에서 기차를 타고 학산을 찾아갔다. 마라톤 협상 뒤에 당일 저녁 기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오는 고된 행군이었다. 개인 회사를 맨손으로 일궈온 오너와의 협상 테이블은 늘 그렇듯 변수가 많고 지난했다. 학산 인수 협상 역시 마찬가지였다.

협상 결과는 이미 알려진 바와 같다. UCK는 학산 지분 35%를 700억원에 매입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매각자와 인수자의 이해관계가 다른 상황은 흔하다. 이를 인수자의 뜻대로 끌어오는 것이 실력이다. 그 과정을 견뎌낸 김 상무에게는 의미 있는 성장 경험으로 남아있다.

토페스도 김 상무에게는 잊을 수 없는 투자다. 그가 UCK에 합류한 후 처음 주도적 역할을 맡았던 딜이기 때문이다. 토페스는 무인교통단속장비 제조업체로 2021년 약 500억원을 들여 바이아웃했다.

토페스는 무인교통단속장비(CCTV) 등 시스템을 개발하는 업체다. 도로교통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CCTV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향후 자율주행을 대비한 인프라 수요 성장세에도 주목했다. 김 상무가 딜 소싱 단계부터 적극 참여했다. 사후관리도 책임지고 있다. 올해 UCK 인수 2년차다. 앞으로 3~4년 내에 M&A 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큰 포트폴리오다.

◇'인성·실력·네트워크 겸비한 M&A 전문인력' 평가

김 상무는 10년 넘게 IB시장에 몸 담고 있다. 그런 만큼 김 상무는 업계 내에서 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김 상무와 호흡을 맞춰봤던 이들이 그를 두고 내리는 평가는 크게 다르지 않다. 서글서글한 인성과 실력을 두루 갖춘 인재라는 평이다.

장성진 글랜우드PE 상무는 2016년 글랜우드PE가 한라시멘트를 인수할 당시 김 상무와 연을 맺었다. 김 상무가 몸 담았던 다이와증권이 글랜우드PE에 인수 자문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때 이들은 실무진으로서 현장에서 함께 동고동락했다.

장 상무는 "김 상무는 당시 딜 자문을 훌륭하게 소화했으며 타인에게 신뢰감을 주는 캐릭터로 이후에도 가깝게 지내는 사이가 됐다"며 "국내외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에 특유의 친화력과 붙임성으로 좋은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PE 관계자도 이와 비슷한 호평을 내놨다. 프리미어파트너스에서 PE업무를 담당하는 김민범 이사는 "김 강무는 합리적인 의사결정 능력에 IB 뱅커의 디테일함까지 갖췄다"며 "매니지먼트와 CDD 등 업무에서 발군 역량을 발휘하는 인사"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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