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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점검]현대차, 80% 준수율 유지 배경은 '경영권 방어'높은 준수율 속 경영권 리스크 항목은 미준수로 유지…집중투표제 채택 등

허인혜 기자공개 2023-07-04 09:12:28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3일 0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는 평균 대비 높은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단 세 가지 항목을 빼놓고는 모두 매년 준수하고 있다. 특히 주주 부문의 준수율은 100%다.

미준수 항목은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집중투표제 채택,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의 설치 등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경영권을 공격할 수 있는 요소들은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자동차가 이달 내놓은 2022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살펴보면 핵심지표 준수율이 80%로 나타났다. 15개 항목 중 12개를 준수했다.

80%의 준수율은 보고서를 공시하는 기업 대비 높은 수준이다.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집계한 상장기업의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중 2조원 이상의 기존 의무 공시기업의 평균 준수율은 66.7%였다.

오너 기업으로서 이정도의 준수율을 보이는 기업은 많지 않다. 현대차는 준수 배경도 비교적 상세하게 서술하고, 각 항목별 세부원칙도 세워두고 있다.

특히 주주 부문의 준수율이 높다. 4가지 항목을 모두 이행하고 있다. 주주총회 약 한달 전 소집공고를 냈고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고 있다. 주주총회 집중일 외 개최 항목의 경우 2020년 이후 올해까지 모두 집중일을 피해 개최했다. 배당정책 고지도 현대차그룹이 그룹 차원에서 활발히 이행하고 있는 지표 중 하나다.

반면 매년 미준수로 남겨두는 항목도 있다.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집중투표제 채택,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의 설치 등이다. 현대차의 이사회 의장은 정 회장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도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에 선임돼 있다.

대표이사가 곧 이사회 의장이라고 못박아두지는 않았지만 정 회장이 이사회 의장에 선임된 배경을 별도로 명시해둔 만큼 변화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현대차는 정 회장의 선임 이유로 효율적이고 신속한 대응과 책임경영이 가능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정 회장의 경영권을 방어하는 미준수 항목은 또 있다. 집중투표제 채택이다. 이 항목은 현대차뿐 아니라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들도 집중투표제를 채택하지 않고 있다.

집중투표제를 시행하면 주주들은 보유 주당 1표를 갖는 게 아니라 선임된 의사 수 만큼 의결권을 더 받을 수 있게 되고, 이렇게 부여받은 표를 다시 한 명에게 집중투표하는 것도 가능하다. 주주의 권리가 그만큼 늘어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주주 결집으로 기업 의사와 무관하게 이사진이 선임·변경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리스크가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06년 영국계 헤지펀드인 칼 아이칸이 집중투표제를 이용해 KT&G 이사를 선임했던 사례가 유명하다. 경영진 교체 요구 등을 통해 1500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기고 떠나 기업으로서는 좋지 못한 사례로 꼽힌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도 2018년 엘리엇으로부터 집중투표제 도입을 요구 받기도 했다.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 미설치도 경영권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경영진으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인 감사업무 전담부서를 설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현대차 이사회 내 설치된 감사위원회는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소속 사외이사 5인 중 3인은 금융, 법학 전문가다.

핵심지표 미준수를 곧 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미비했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한국거래소는 "핵심원칙을 구현하기 위해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사항을 실시하는 것과 실시하지 않고 이유를 설명하는 것 중에 어느 쪽이 더 좋다고 일률적으로 정할 수는 없다"고 부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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