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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종합상사 포트폴리오 분석]LX인터, 일본과 같은 듯 다른 '신사업 전략'③이차전지 광산 개발 공통점...친환경 부문서 투자 방향 차이

정명섭 기자공개 2023-07-20 07:31:04

[편집자주]

일본 종합상사가 재조명받고 있다. 주가 흐름과 실적을 보면 상사업의 위기라는 말이 무색하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투자자로 손꼽히는 워런 버핏이 극찬할 정도다. 한국의 종합상사 사업모델은 1945년 전후로 일본에서 건너왔다. 업력 차이는 약 20년이다. 일본 종합상사의 '지금'은 국내 종합상사의 '미래'일 수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더벨은 일본 종합상사의 핵심 경쟁력을 살펴보고 국내 기업들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7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X인터내셔널은 일본 종합상사들이 추구하는 '사업구조 전환'과 방향성을 같이하는 대표적인 회사다. 사업 다각화로 안정적인 이익 성장세를 구축하는 목표도 동일하다. 연결고리는 광물 소재 사업과 친환경 사업 확대.

LX인터내셔널은 니켈 매장량 1위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광산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니켈은 이차전지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광물이어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친환경 부문에선 수소 밸류체인 구축을 추진하는 일본 기업과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합작사 설립, 인수합병(M&A) 등으로 친환경 소재 제조 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신재생 에너지 발전 사업도 확대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인도네시아 광산 개발 프로젝트 참여...이차전지 '하이니켈' 경쟁에 착안

LX인터내셔널은 2021년 LG그룹과 계열 분리 이후 신사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이 중 가장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는 분야 중 하나는 광물 자원이다.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따라 기존 석탄 사업의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대신 선택한 미래 먹거리다.

광물 자원 분야는 일본 5대 종합상사가 모두 낙점한 신사업이다. 실제로 미쓰비시상사는 2024년까지의 투자계획에서 재생 에너지와 이차전지용 광물 사업을 강조했다. 미쓰이물산 또한 이차전지 원재료 중에서 리튬과 니켈을 핵심 투자 분야로 내세웠다. 광산 개발
직접 참여해 자원을 확보하면 일반적인 트레이딩 사업보다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LX인터내셔널의 경우 니켈에 주목했다. 니켈은 이차전지 양극재에 들어가는 원재료로 리튬과 코발트, 망간과 핵심 원재료로 손꼽힌다. 니켈은 이차전지의 에너지 밀도와 연관이 있다. 함량이 높을수록 용량과 출력 등이 향상된다. 이에 이차전지 업계에서는 니켈 함량을 90% 이상으로 높인 '하이니켈' 이차전지 개발 경쟁이 한창이다. 니켈 수요가 날로 커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니켈은 3년 전인 2020년 7월에 톤당 1만3281달러였으나 현재 2만1305달러까지 약 60.4% 올랐다.

LX인터내셔널은 니켈 매장량 세계 1위 국가인 인도네시아를 공략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니켈 매장량은 2100만톤이다. 전 세계 매장량의 22% 수준이다. LX인터내셔널은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현지 니켈 광산 개발 사업권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 국영 광산기업 안탐과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다. LX인터내셔널은 컨소시엄과 별개로 복수의 광산 투자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미국지질조사국>

LX인터내셔널은 현지에 니켈 광산을 건설한 후 이를 미국이나 한국에 양극재 공장을 둔 법인으로 수출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생산된 양극재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LX인터내셔널은 리튬 투자에도 나설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중 광물 투자가 구체화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친환경 사업은 다른 노선...M&A로 친환경 소재 제조·발전 부문 키워

LX인터내셔널과 일본 종합상사간의 또 다른 교집합은 친환경 사업이다. 다만 세부적인 사업 아이템에선 차이가 난다. 일본 5대 종합상사는 모두 수소 제조부터 수송, 이용까지 모든 프로젝트에 참여해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해외에서 생산된 수소를 일본으로 들여오는 것이 핵심이다.

이외에도 탄소포집, 활용, 저장 기술을 의미하는 CCUS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일례로 미쓰비시상사는 이산화탄소에서 콘크리트 원료인 골재를 성형하는 기술을 보유한 회사와 협력해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다.

LX인터내셔널의 친환경 신사업은 사업은 발전과 소재 등 두 가지 부문으로 구분할 수 있다. 소재 투자의 첫 신호탄은 2021년 PBAT 생산법인인 '에코밴스' 출자다. 당시 LX인터내셔널은 SKC, 대상과 각각 360억원, 1040억원, 400억원을 투입해 에코밴스를 합작 설립했다. 이후 네 차례 유상증가가 진행되면서 LX인터내셔널 지분은 약 12%에서 20%까지 늘었다.

PBAT란 6개월 안에 자연 생분해되는 친환경 플라스틱이다. 비닐봉지, 위생장갑, 빨대, 농업용 필름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에코밴스는 올해 하반기에 본격적인 생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LX인터내셔널이 친환경 소재 부문에서 단행한 가장 큰 베팅은 올해 초 마무리된 한국유리공업 인수다. LX인터내셔널은 이 회사 지분 100%를 5925억원에 사들였다. 한국유리공업은 빌딩이나 주택 창문에 쓰이는 판유리와 코팅유리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회사다. KCC, LX하우시스와 유리 부문 3강 회사로 손꼽힌다.

LX인터내셔널은 한국유리공업 인수로 친환경 유리 사업에도 진출하면서도 수익성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한국유리공업은 2019년 적자를 기록한 이후 실적이 성장하고 있다. 2020년 26억원이었던 한국유리공업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1년 558억원까지 증가했다. 한국유리공업 실적은 오는 하반기부터 연결 편입된다.

친환경 발전 부문에선 지난해 10월 포승그린파워 지분 63.34%를 947억원에 인수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이 회사는 경기도 평택 소재 포승지구에 있는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다. 바이오 고형연료나 미이용 우드칩 같은 바이오매스를 연료로 전력을 생산한다. 해외에선 인도네시아 수력 발전 자산을 추가로 확보해 신재생 발전 사업을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LX인터내셔널은 같은 전략에 따라 현재 전주페이퍼와 전주원파워 매각 예비 입찰에 참여한 상태다. 전주원파워는 바이오매스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는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이다. 전주에너지와 한빛그린환경, 전주파워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신재생 발전은 니켈과 더불어 전략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회사 중장기 전략 방향은 미래 에너지 분야로 향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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