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7월 27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하반기 기업 구조조정 시장에서 '뜨거운 감자'는 단연 HMM 딜이다. 영구채 1조원 주식 전환 결정에도 여러 기업집단에서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5조원 넘는 매각가에 완주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KDB산업은행(산은)의 '신속 매각' 방침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단 예측이 나온다.본격적인 매각 과정은 영구채 처리 문제에서부터 시작됐다. 산은은 배임 논란을 털기 위해 1조원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기로 결정, 공식적으로 매각 공고를 올렸다.
매각 공고가 나오자마자 다수 기업집단에서 투자설명서(IM)를 받아가며 원매자가 늘어났다. 이미 우오현 회장의 SM그룹은 작년부터 인수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해왔다. 여기에 하림그룹은 팬오션 인수 파트너인 사모펀드 JKL과 손을 잡았다. 동원그룹도, LX그룹도 IM을 받아갔다고 전해지며 원매자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원매자가 많은 게 좋은 걸까요."
HMM 딜에 정통한 시장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강석훈 산은 회장이 강조한 신속 매각을 이루기 위해선 진성 원매자의 딜 완주가 필요하다. 다만 1조원 영구채 주식 전환으로 매각가가 그만큼 뛰어서 몸값이 5조원을 호가한다. 게다가 해운업 피크 아웃을 맞아 HMM 자체 매력도도 작년보다 떨어진 상태다.
물론 중견기업이라도 실탄이 부족하다면 재무적투자자(FI)와 손잡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산은이 바라는 바가 아니다. 산은은 국책은행으로서 HMM을 안정적인 경영과 활발한 민간 투자가 보장된 최대주주를 찾아줘야 할 책임이 있다. 반면 엑시트가 숙명인 PEF는 최소 5년 후엔 들고 있는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결국 5조원을 온전히 갖춘 단독 인수가 최선이다.
산은의 조건에 맞는 원매자는 국내에 몇 곳 없다. 포스코그룹이나 현대차그룹이 HMM 딜에서 꾸준히 언급되는 이유기도 하다. 그러나 이들이 HMM IM을 수령했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현실적으로 이들은 5조원을 인수합병(M&A)에 쓸지, 미래 성장동력 투자에 쓸지 손익 계산 중일 수밖에 없다.
HMM 딜을 중개하는 산은이 깊은 고심에 빠져 있다. 영구채 해법 찾기, 진성 원매자 가려내기 등 고차방정식을 풀어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산은은 이미 구조조정 고차방정식을 해결한 경험이 있다. 가장 난이도가 높았던 쌍용자동차 매각을 위해 구조조정팀이 PEF를 포함해 곳곳을 접촉하는 등 공들였다고 한다.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매각하기 위해 강 회장이 직접 발로 뛰었다는 얘기가 무용담처럼 전해진다. 다시 한 번 우량 원매자를 찾아 HMM 딜을 성사시키기 위해 산은이 발로 뛰어야 할 때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김서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저축은행 예보한도 상향 여파]예보료율 인상 따른 비용 부담 확대 '우려'
- 상호금융권, 대부업 자회사 출자 '러시'
- [여전사경영분석]한투캐피탈, 신규 영업 확대에 분기 '흑자 전환'
- [저축은행 예보한도 상향 여파]예보한도 '1억' 눈앞…관건은 예보료율
- 산은캐피탈, 신임 부사장에 안영규 전 부행장
- 유재훈 예보 사장 "마지막 임기 중대 과업 완수할 것"
- 한화생명에 안긴 한화저축, 리스크 관리 고삐쥘까
- ST인터내셔널에 안긴 웰컴캐피탈, 이사진 '새판짜기'
- 하나캐피탈, 인니 리테일 영업 확대 '드라이브'
- [2024 이사회 평가]넥센타이어, 높은 참여도에도…평가체계 '미흡'